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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규직 전환’ 책임 회피한 정부에 울분 터뜨린 한국잡월드 비정규직
한국잡월드 자회사 저지! 직접고용 쟁취! 문재인정부 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린 28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국잡월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이 전환이 아닌 본사 직접고용 방식을 요구하며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
한국잡월드 자회사 저지! 직접고용 쟁취! 문재인정부 규탄! 민주노총 결의대회가 열린 28일 오후 서울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한국잡월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자회사 방식의 정규직이 전환이 아닌 본사 직접고용 방식을 요구하며 청와대 사랑채 인근에서 단식투쟁을 하고 있다.ⓒ뉴시스

고용노동부 산하 공공기관 ‘한국잡월드’(이하, 잡월드)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자회사 전환 채용을 거부하고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회사 앞 천막농성을 시작한 지 134일째, 전면파업에 돌입한 지 41일째, 청와대 앞 무기한 단식농성에 들어간 지 8일째가 되는 날, 이를 지지하는 노동자들이 청와대 사랑채 앞에 함께 모여 문제 해결을 촉구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은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한국잡월드 자회사 저지! 직접고용 쟁취! 문재인 정부 규탄!’ 결의대회를 열고 “비정규직 간접고용인 자회사 전환을 중단하고, 직접고용을 실시하라”고 재차 강조했다.

잡월드의 ‘직업체험 강사’들은 기관의 핵심인력, 필수인력이다. 아이들에게 직업이 무엇인지 알려주고, 다양한 장래를 고민하도록 돕는 것이 강사들의 일이다. 이들의 노동은 잡월드의 설립 목적과 가장 맞닿아 있다. 잡월드 노동자 390명 중 275명이 강사 직군에 해당한다는 사실은 이 기관에서 그들의 업무가 얼마나 비중 있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준다.

이날 민주노총 김명환 위원장은 “(직원) 압도적 다수가 비정규직으로 고용 불안에 시달리고 차별을 받고 있다면, 그것이 제대로 된 정부 기관인가”라며 “우리는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시대 (공약에) 박수쳤지만, 이제 곡기를 끊고 절규하고 있다. 박수와 환호가 분노와 규탄으로 변해가는데 정부는 무얼 하고 있는가”라고 통탄했다.

19일은 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분회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잡월드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한 지 125일째, 전면파업을 한 지 32일째 되는 날이다. 이사장실 앞에서 노숙농성을 한 지는 13일째다.
19일은 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분회가 ‘비정규직 노동자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잡월드 앞에서 천막농성을 시작한 지 125일째, 전면파업을 한 지 32일째 되는 날이다. 이사장실 앞에서 노숙농성을 한 지는 13일째다.ⓒ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분회

잡월드는 설립 당시부터 지금까지 강사직을 비정규직으로만 고용해왔다. 현 정부가 내놓은 ‘공공부문 비정규직 정규직화’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상시지속 및 생명안전 업무를 하는 강사직 노동자들은 직접고용돼야 하지만, 잡월드 측은 ‘자회사 전환 채용’ 방안만을 고집하며 노동자들을 간접고용 형태에 묶어두려 하고 있다.

잡월드 비정규직의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고용노동부(이하, 노동부) 경기지청 앞에서 16일째 단식농성을 하고 있는 양경수 경기본부장은 “다들 왜 단식을 하느냐 저에게 묻는데, 저는 ‘반복하고 싶지 않아서’ 단식을 한다”라고 말했다.

양 본부장은 “비정규직으로 살며 차별받고 착취당하고 고통받은 20년의 삶을 더 이상 반복하고 싶지 않다. 자회사는 정규직으로 포장된 간접고용일 뿐이다. 또다시 우리 노동자를 착취하고, 차별하는 것을 용납할 수 없다”고 밝혔다.

공공운수노조와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 조합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한국 잡월드 자회사 전환 저지·비정규직 철폐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
공공운수노조와 민주노총 경기지역본부 조합원들이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더불어민주당사 앞에서 한국 잡월드 자회사 전환 저지·비정규직 철폐 결의대회를 갖고 있다.ⓒ김슬찬 기자

한여름 회사 앞에서 투쟁을 시작한 잡월드 노동자들은, 이제 찬 바람이 매섭게 부는 한겨울 청와대 앞 도로변에서 지난한 싸움을 이어가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변희영 부위원장은 “잡월드 노동자들이 곡기를 끊고 청와대 앞에서 단식 농성을 하고 있지만, 정부와 노동부 누구 하나 해명조차 하지 않는다. 우리는 갑자기 청와대에 온 것이 아니다”라며 “당사자를 배제한 공정하지 않은 노·사·전 협의회로 일방적인 자회사 방안이 결정됐다. 결국 여기까지 왔는데, 왜 누구 하나 답을 주지 않는 것인가”라며 답답함을 호소했다.

잡월드는 지난 8일까지 비정규직 노동자들을 상대로 ‘자회사 전환채용’ 서류접수를 강행했다. 강사직 노동자 140명은 이에 응하지 않았다. 그러자 잡월드는 140명 결원에 대해 다음 달 1일부터 공개 채용을 하겠다는 입장이다. 자회사를 선택하지 않은 140명의 비정규직 노동자는 12월 31일 계약만료가 되면 일자리를 잃을 위기에 처해있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한국잡월드 자회사 저지! 직접고용 쟁취! 문재인 정부 규탄!’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직접고용 지원서 제출을 위해 청와대로 가던 중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
28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사랑채 앞에서 ‘한국잡월드 자회사 저지! 직접고용 쟁취! 문재인 정부 규탄!’ 결의대회를 마친 참가자들이 직접고용 지원서 제출을 위해 청와대로 가던 중 경찰과 대치하고 있다.ⓒ민중의소리

청와대 앞 단식농성 중인 잡월드 조합원들은 매일 오전 11시 청와대를 찾아 ‘비정규직 제로화’를 약속한 문재인 대통령에게 ‘한국잡월드 직접고용 지원서’가 든 봉투를 전달하려 하고 있다. 매번 경찰에 가로막혀 지원서 전달이 무산됐지만, 노동자들은 굴하지 않고 오늘도 지원서 전달에 나섰다.

공공운수노조 한국잡월드분회 박영희 분회장은 “우리가 든 지원서는 단지 종잇조각이 아니다. 우리의 생명과도 같은 것이다”라며 “우리는 지난 7년간 상시·지속·필수·유지 업무를 해왔는데 왜 자회사로 가야 하나”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가 해고되고 생명줄과 같은 이 봉투가 쓰레기통으로 간다면 그것은 부당함이고, 불공정이다. 파행적인 노동부 산하기관 한국잡월드를 정상화할 것을 정부에 촉구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결의대회가 끝난 뒤, 잡월드 직접고용 지원서를 청와대에 제출하려는 집회 참가자들과 경찰 간의 대치가 있었다. 상황은 약 1시간 동안 이어졌고, 조합원들은 결국 이날도 지원서를 전달하지 못한 채 대회를 마무리해야 했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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