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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1대 미국 대통령 역임한 ‘아버지 부시’ 별세
지난 6월 저혈압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부인의 자서전을 읽고 있는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모습
지난 6월 저혈압으로 병원에 입원했을 당시 부인의 자서전을 읽고 있는 조지 H.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모습ⓒ뉴시스/AP

제41대 미국 대통령을 역임한 조지 H. W. 부시George Herbert Walker Bush) 전 대통령이 향년 94세로 별세했다고 30일(현지 시간) 미국 주요 언론들이 속보로 보도했다.

조지 H. W. 부시 전 대통령은 제43대 미국 대통령을 역임한 아들인 조지 W. 부시(George Walker Bush) 대통령과 구분하기 위해 ‘아버지 부시’로 불렸다. 그는 지난 4월, 부인 바바라 여사가 92세를 일기로 별세한 뒤 저혈압으로 등 건강이 악화해 입·퇴원을 반복하며 치료를 받아왔다.

아들 조지 W.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밤 가족 대변인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젭과 닐, 마빈, 도로와 나는 사랑하는 아버지가 놀라운 94년을 보낸 뒤 돌아가셨음을 슬픈 마음으로 발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조지 H. W. 부시는 아들딸이 생각할 수 있는 최고의 아버지이자 최고의 인물이었다”고 강조했다.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은 이날 밤 10시께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고 부시 가족 대변인은 전했다.

고인이 된 조지 H. W. 부시 대통령은 미국 예일대 출신으로, 1966년 텍사스주에서 하원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이후 유엔 주재 미국대사, 미 중앙정보국(CIA) 국장, 부통령 등을 지냈다. 1988년 대선에서 승리해 1989년부터 1993년까지 미국 제41대 대통령을 역임했다.

그는 1924년 6월 12일 매사추세츠주에서 태어났다. 1941년 일본의 진주만 공습이 일어나자 해군에 자원입대해 최연소 해군 조종사로 복무했다. 당시 일본 오키나와 상공에서 일본군 대공포에 격추당했다 구조된 적도 있다.

전역 후엔 예일대 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유전시추장비 판매회사를 설립해 막강한 재력을 일궜다. 이후 이를 바탕으로 정계에 뛰어들었다. 하지만 CIA 국장으로 재임할 당시 칠레의 살바도르 아옌데 대통령 축출, 피델 카스트로 쿠바 대통령 독살 음모 등을 기획했다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재임 기간 이른바 ‘동서 냉전 체제 해체’의 신호탄을 쏘아 올린 인물로 평가된다. 그는 1989년 12월 지중해 몰타에서 옛 소련의 미하일 고르바초프 공산당 서기장과 미소 정상회담을 통해 ‘동서 협력시대’를 언급하며 탈냉전 시대의 서막을 알렸다.

이듬해 10월에는 동·서독이 통일됐고, 부시 전 대통령은 “냉전 종식은 모든 인류의 승리”라며 “유럽은 완전히 자유로워졌고, 미국의 리더십은 이를 가능케 하는 데 중요한 노릇을 했다”고 강조했다.

당시 노태우 정부도 이를 기반으로 1990년엔 옛 소련(러시아)과 1992년에는 중국과 잇따라 수교하는 등 이른바 ‘북방외교’를 추진했다. 또 1991년 9월에는 남·북한 유엔 동시 가입이 이뤄졌다.

부시 전 대통령은 1990년 8월, 이라크의 쿠웨이트 점령 때 걸프전을 주도한 인물이기도 하다. 당시 이라크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쿠웨이트를 점령하자 이듬해 1월 공격에 나서 한 달 만에 이라크를 쿠웨이트에서 축출하는 데 성공했다. 이후 아들인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도 이라크전을 주도한 바 있다.

이라크전 승리 이후, 한 때 지지율이 90%에 육박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후 경기 침체와 만성적인 재정 적자 등 국내 경제 요인으로 민심을 잃으면서, 1992년 대선에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에게 패해 재선에 실패했다.

부시 전 대통령의 집안은 존 F. 케네디 전 대통령의 집안 못지않은 정치 명문가로 불린다. 부인인 바바라 여사는 남편과 아들을 대통령으로 키워낸 ‘국민 할머니’로 미국인의 존경과 사랑을 받았고 차남인 젭 부시도 플로리다 주지사를 역임했다.

부시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주로 봉사활동에 전념했다. 도서관 건립과 장학 사업, 백혈병 아동 돕기에 나섰다. 2013년에는 백혈병에 걸린 2살 아기 패트릭을 응원하기 위해 자신의 머리카락을 자른 사연으로 유명하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도 이날 긴급 성명을 통해 부시 전 대통령의 별세를 애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의 흔들림 없는 지도력이 우리 국가와 세계를 냉전(Cold War)에서 평화적으로 승리하게끔 이끌었다”면서 유가족에게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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