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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우디 언론인 카슈끄지의 죽음, 그러나 ‘비즈니스’는 계속된다
사우디의 빈살만 왕세자(가운데)가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회의 기념 촬영을 위해 들어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을 바라보고 있다. 왼쪽에서 두번째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고 푸틴의 오른쪽은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한 르완다의 카가메 대통령이다. 빈살만의 앞에는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서 있다. 2018.11.30
사우디의 빈살만 왕세자(가운데)가 아르헨티나에서 열린 G20회의 기념 촬영을 위해 들어오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오른쪽)을 바라보고 있다. 왼쪽에서 두번째는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고 푸틴의 오른쪽은 초청국 자격으로 참석한 르완다의 카가메 대통령이다. 빈살만의 앞에는 테메르 브라질 대통령이 서 있다. 2018.11.30ⓒAP/뉴시스

왕실을 비판했다는 이유로 당국에 의해 살해당한 자말 카슈끄지라는 언론인이 있다. 하지만 수 주간 비판을 받아온 사우디아라비아의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는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세계를 돌며 홍보 활동을 계속 하고 있다.

왕세자는 그의 방문에 항의하는 튀니지의 시위대와 맞닥뜨리고 (소문으로는) 모로코 왕이 만남을 거부했음에도 불구하고 중동과 북아프리카 순방을 마쳤고 G20 정상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아르헨티나에 도착했다.

해마다 열리는 이 정상회의에는 세계의 20개 주요 경제국의 수반들이 모인다. 그중 다수는 사우디에 무기를 팔고 사우디의 원유에 의존하고 있다. 몇몇 국가는 카슈끄지의 피살과 관련해 사우디를 비난했고 또 다른 국가들은 카슈끄지의 피살과 예멘의 내전 때문에 사우디를 제재해야 한다는 뜻을 내비치기도 했다.

하지만 대다수 국가들은 카슈끄지의 죽음을 이대로 덮어버리고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사우디와의 관계를 유지한다. G20의 주요 참가국들과 사우디의 관계는 과연 변화했을까?

남아프리카공화국

남아공은 제3세계 여러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리야드에서 파견한 사우디인들에 의해 피살된 카슈끄지의 죽음에 대해 사우디를 비난하지 않았다. 미 정보국(CIA)이 그 배후에 빈 살만 왕세자가 있었음이 거의 확실하다고 결론을 내렸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남아공은 금년 초 시릴 라마포사 대통령이 사우디를 방문한 이후 사우디로부터 수십 억 달러 상당의 투자를 확보했다.

사우디의 남아공 무기 구매가 곧 중단될 것이라는 징후도 없다. (남아공 내에서 사우디가 남아공에서 수출한 무기를 예멘 폭격에 이용하고 있다는 우려 때문에 최근 비판이 일어나기는 했다.) 남아공이 사우디에 공급하는 무기에는 탄약과 장갑차량, 감시 및 군사 기술이 있다.

러시아

러시아는 최근 몇 년간 사우디와의 관계를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해 왔다. 카슈끄지의 피살 이후 러시아는 사우디와 서방세력의 관계 악화를 이용하려고 한다.

러시아는 사우디를 비난하지 않았고, 카슈끄지의 피살 사건 이후 며칠 만에 리야드에서 열린 대대적인 투자 컨퍼런스(“사막의 다보스”)에 억만장자 집권층 인사들을 파견하기도 했다. (다른 국가들은 참가단의 규모를 축소하거나 이 컨퍼런스를 아예 보이콧했다.)

일본

일본은 카슈끄지의 살해에 대해 그 어떤 발표도 하지 않고 단지 침묵을 지키고 있다.

사우디는 일본의 회사인 소프트뱅크의 핵심 후원자 중 하나이며, 우버와 같은 주요 미국 기술 대기업에 투자한 세계 최대의 기술 기금인 소프트뱅크의 비전펀드에 대대적으로 투자했다.

중국

중국 외교부는 카슈끄지의 살해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임을 “알고 있다”고는 말했으나 대체적으로 이 일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중국은 오히려 사우디와의 관계 강화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2017년, 중국은 사우디에게 2천만 달러 상당의 무기를 공급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미국이 사우디에 금수조치를 취한다고 가정했을 때 중국산 무기가 미국산 무기의 공백을 메우지는 못할 것이라 보고 있다.

인도네시아

카슈끄지의 피살을 비난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인도네시아는 사우디 당국이 자국 출신 가사노동자 투티 투르실라와티에 대한 사형을 집행되자 이에 항의한 바 있다. 투티는 성폭행을 피하려다 고용주를 살해했고 이로 인해 사형을 언도받았다. 이 일은 인도네시아 정부 내부에 광범위한 비판을 불러 일으켰고, 사우디에 있는 노동자들의 권리에 대한 논란을 촉발시켰다.

그 이후 인도네시아는 최근에서야 사우디에 노동자들을 다시 파견하기 시작했고, 인도네시아-사우디 관계는 여전히 냉랭하다.

브라질

세계가 카슈끄지의 피살에 집중하는 동안 브라질의 대선이 치러졌다. 치열한 선거 운동 끝에 극우파 자이루 보이소나루(63)이 지난 달에 당선됐다. 하지만 그 이후 그는 사우디나 카슈끄지의 피살에 대한 어떤 언급도 하지 않았다.

독일

카슈끄지의 피살에 대해 가장 강경한 반응을 보인 나라가 독일이다. 이번 달 초, 독일은 사우디에 대한 무기 판매를 전면 금지하고 카슈끄지 살해 용의자 18명에 대한 입국 금지 조치를 발표했다.

G20회의장 바깥에서 한 활동가가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비난하는 피켓을 들고 서 있다. 피켓에는 스페인어로 살인자라는 단어가 표기됐다. 2018.11.30
G20회의장 바깥에서 한 활동가가 빈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비난하는 피켓을 들고 서 있다. 피켓에는 스페인어로 살인자라는 단어가 표기됐다. 2018.11.30ⓒAP/뉴시스

인도

나렌드라 모디 정권은 이번 스캔들에 대해 입을 다물고 있다. 이는 인도가 사우디의 ‘비전 2030’ 프로젝트들 중 일부를 따내려고 하기 때문일 수 있다. 사우디는 이 미래 경제 계획의 일환으로 인도에 5000억 달러 정도 투자할 계획이다.

인도는 수입의 20%를 사우디로부터 한다. 또, 사우디가 인도의 원유 최대 수입국이기도 하고 걸프만 국가들은 인도의 주요 송금원인 인도 노동자들을 어떤 국가보다 많이 고용하고 있다.

프랑스

프랑스는 “심각한 범죄”라며 카슈끄지의 피살을 비난했다. 하지만 프랑스도 독일의 뒤를 따라 사우디에 대한 무기 판매 금지 조치를 내릴지에 대해서는 침묵하고 있다. 126억 달러 상당의 무기를 사우디에 공급한 프랑스는 사우디에게는 제3의 무기 공급국이다.

카슈끄지의 피살 녹음테이프를 터키로부터 건네받았음에도 불구하고 사우디와의 무기 계약을 파기하지 않는 것을 보면, 프랑스는 아무 일 없었다는 듯 예전과 마찬가지로 사우디를 대할지도 모르겠다. 실제로 장-이브 르 드리앙 국무장관은 프랑스가 녹음테이프를 받은 것을 부인하며 터키가 장난을 치고 있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멕시코

좌파 대통령이 새로 취임하는 멕시코는 이번 피살에 대해 어떤 발언도 하지 않았다. 사우디는 멕시코의 최대 아랍 교역국으로 많은 양의 쇠파이프를 멕시코로부터 수입하고 있다.

오스트레일리아

호주는 카슈끄지의 죽음에 대해 “깊게 우려”한다면서도 사우디의 자체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더 이상의 언급을 하지 않겠다고 했다.

카슈끄지의 암살 이후 야당인 녹색당 의원들이 호주 정부에게 “사막의 다보스” 투자 컨퍼런스를 보이콧하라고 촉구했으나 정부는 듣지 않았다. 호주는 그간 사우디와의 경제적 관계를 강화하려고 노력해 왔고 무기 계약도 맺었다.

캐나다

올해 초 크리스티나 프리랜드 캐나다 외무장관은 사우디 당국이 토론이 가능한 블로그를 만들었다는 이유로 라이프 바다위라는 활동가의 가족을 구속한 것을 비판했다. 그러자 사우디는 양국간의 학문적 교류와 비행기 편을 끊으며 반발한 바 있다.

이번 사건과 관련해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카슈끄지의 피살 당시 녹음을 들었다고 했지만, 캐나다의 가장 큰 무기 계약을 취소할 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캐나다는 사우디로부터의 원유 수입도 중단하지 않았다.

영국

이달 초 영국은 유엔에서 예멘에서의 적대 행위를 중단하라는 결의안의 채택을 추진했다. 이 소식을 들은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는 노발대발했다고 한다.

크게 관심을 받았던 이달 초의 사우디 방문에서 제레미 헌트 영국 외무 장관이 이 결의안의 초안을 왕세자에게 보여줬다는 보도가 곳곳에서 나왔다. 프랑스와 독일과 함께 이번 사건을 규탄하는 공동성명을 냈던 영국을 대표해 헌트 장관은 그 자리에서 카슈끄지의 살해에 대한 우려도 표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예멘 전쟁과 카슈끄지의 피살을 비난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영국은 영국 무기의 제2 구매자인 사우디와의 무기 무역을 중단할 뜻은 전혀 내비치지 않고 있다.

미국

빈 살만 왕세자에게 가장 환대를 받을 국가 수반은 미국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일 것이다.

지지난주, 트럼프는 사우디 왕세자가 카슈끄지의 피살과 연관이 있든 없든 미국 정권은 그를 지지할 것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그는 “우리의 정보 당국이 모든 정보를 분석 중이기는 하나 왕세자가 이번의 비극적 사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있었을 지는 모른다. 그랬을 수도 있고 안 그랬을 수도 있다!”고 썼다. 그는 또 “그렇긴 해도, 우리는 카슈끄지의 살해에 관한 모든 사실을 다 알 수 없을지도 모른다. 어찌 됐든, 미국은 사우디와의 관계를 유지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게다가 빈 살만 왕세자가 카슈끄지의 살해를 명령했다고 CIA가 결론을 내렸고 고위 공화당 상원의원들이 이 분석에 동의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트럼프는 CIA가 이런 결론을 내렸다는 사실도 부인하고 있다.

한편 미국은 왕세자의 오른팔인 사오드 알카타니를 포함한 18명의 사우디 용의자들의 입국을 불허했고 그들에게 제재를 가했다.

터키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를 가장 냉대할 국가 수반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일 것이다. 그들이 만나기라도 한다면 말이다. 이 두 사람은 터키가 카슈끄지가 이스탄불에 있는 사우디 총영사관에서 살해됐다는 소식을 발표한 이후 한번도 만나지 않았다.

그 이후 터키는 이번 사건에 대한 각종 정보를 언론에 흘렸고 미국과 영국, 캐나다, 프랑스 그리고 독일 등 상당수의 서방 국가에 카슈끄지의 피살 녹음테이프를 제공했다.

터키는 또한 사우디 당국으로부터 독립적인 국제적 조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사우디의 최고위급이 카슈끄지의 살해에 연루됐다고 말한 바 있다.

아르헨티나

아르헨티나 또한 카슈끄지 사태에 대한 언급을 피하고 있다. 하지만 휴먼라이츠워치가 소송을 제기해, 아르헨티나 검찰이 빈 살만 사우디 왕세자의 전쟁범죄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아르헨티나는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전쟁 범죄와 고문에 대해 재판에 회부할 권한을 인정하는 몇 안 되는 나라 중 하나다. 그러나 이번 조사가 형사 조사나 기소로 이어질 전망은 매우 낮다. 양국은 외교적 갈등을 겪은 바가 없다.

이탈리아

이탈리아의 부총리이자 내무장관인 마테오 살비니는 지난 3월 취임 직후부터 빈 살만 왕세자를 크게 칭찬하며 사우디와 더 긴밀한 관계를 맺고 싶다고 말해 왔다. 지난 7월에 사우디 대사와 만난 살비니는 사우디가 “양국 관계와 중동 지역에 안정성과 신뢰를 제공하는 국가”라 하기도 했다.

사우디의 제3무기 수입국인 이탈리아는 카슈끄지의 피살이나 예멘 전쟁에 대해 어떤 언급도 한 바 없다.

대한민국

한국은 카슈끄지의 살해에 대해 침묵을 지키고 있다. 한국과 한국의 최대 원유 수입국인 사우디는 오랜 기간 가까운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기사출처:Business as usual? How G20 countries have reacted to Riyadh after Khashoggi

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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