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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자연 사건 목격자, “가해자 분명히 존재한다” 법정 증언
미투 운동과 함께 하는 시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선일보사 앞에서 ‘장자연 리스트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배우 고 장자연씨는 2009년 연예 기획사, 대기업, 금융업, 언론계 종사자 등 총 33명에게 100차례에 가까운 성 접대를 강요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접대 의혹으로 수사 선상에 올랐지만 검찰은 이들 모두 혐의가 없다고 판단, 아무도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다.
미투 운동과 함께 하는 시민행동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조선일보사 앞에서 ‘장자연 리스트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배우 고 장자연씨는 2009년 연예 기획사, 대기업, 금융업, 언론계 종사자 등 총 33명에게 100차례에 가까운 성 접대를 강요받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접대 의혹으로 수사 선상에 올랐지만 검찰은 이들 모두 혐의가 없다고 판단, 아무도 재판에 넘겨지지 않았다.ⓒ임화영 기자

고 장자연씨를 강제 추행한 혐의로 기소된 전 조선일보 기자의 재판에, 당시 상황을 목격한 동료 배우 윤씨가 나와 “가해자는 분명히 존재한다”고 말했다.

장씨와 같은 소속사였던 윤씨는 지난 3일 서울중앙지법 형사20단독(부장판사 권희) 심리로 열린 전 조선일보 기자 조씨의 강제 추행 혐의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당시 상황을 증언했다.

조씨는 2008년 8월 5일 서울 강남구 모 가라오케에서 열린 장씨의 연예기획사 대표(김종승) 생일 축하 자리에 참석해, 테이블 위에서 춤추는 장씨의 손목을 잡아당겨 자신의 무릎 위에 앉힌 다음 손으로 가슴과 허벅지를 만지는 방법으로 추행했다는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이날 비공개로 진행된 공판이 끝난 후 윤씨는 변호인단인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여성인권위원회를 통해 자신의 견해를 밝혔다. 그는 “그 일이 있은 지 9년의 세월이 흘렀다. 저는 이 사건이 재수사가 되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꿈을 꾸는 것 같다”며 “저는 진실을 증언하려 여기까지 왔고, 소설이 아닌 사실을 말하려 할 뿐이다”라고 소회를 전했다.

이어 윤씨는 “장자연씨의 죽음 이후 저는 경찰과 검찰에 나가 13번이나 진술을 했다”며 “그 고통스러운 시간을 한 번도 거부한 적이 없었다. 그게 장자연씨를 위해 제가 당연히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했고, 제가 아니면 진실을 증언할 수 있는 사람이 없다는 사명감이 있었다”고 재판에 나선 이유를 밝혔다.

윤씨는 “오늘의 재판 증언은 스스로 내린 결정”이라며 “사람들은 어떻게 그날 일을 소상히 기억하는지 묻는다. 제일 처음 경험한 것은 쉽게 잊히지 않는다. 저 역시 마찬가지”라고 알렸다. 이어 그는 자신을 “‘술접대’라는 단어가 무엇을 의미하는지도 모른 채 소속사 대표의 요구를 거절할 수 없었던, 또 꿈이 좌절될까 두려워하던 연기 초년생”이라고 표현했다.

윤씨는 “조씨를 본 것도 처음이고, 장씨가 추행을 당하는 것도 처음이었다”라며 “기억 속에는 그날의 모든 일들이 지금도 선명하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그 일 이후 연예계에서 퇴출 아닌 퇴출을 당했고 힘든 세월을 겪어내며 한국을 떠나 외국에서 숨어 살아야 했다”며 “(하지만 피고인인) 그는 조금의 죄의식도 없어 보였고 지금도 제 기억이 잘못됐다고 말한다”고 호소했다.

윤씨는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가해자는 분명히 존재한다”며 “이젠 그들이 반성하고 처벌을 받아야 할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저를 따라다니는 ‘장자연 사건의 목격자’라는 주홍글씨를 지우고 싶다”며 “진실이 밝혀지는 과정 역시 함께 해주시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현재 조씨의 강제추행 행위를 인정하는 사람은 당시 파티에 동석한 전 장씨 소속사 동료 윤모씨가 유일하다. 2009년 수사 당시 경기도 성남 분당경찰서는 윤씨의 진술을 바탕으로 조씨를 기소의견으로 송치했지만, 수원지검 성남지청은 윤씨 진술의 신빙성이 떨어진다며 불기소 처분했다.

한편 올해 5월 법무부 검찰과거사위원회는 조씨를 불기소했을 당시 수사가 미진했다며 재수사를 권고했고, 이후 검찰은 재수사 끝에 조씨를 재판에 넘겼다.

강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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