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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쌀 목표가격 폐지, 민주당은 농정을 포기하겠다는 건가

밥 한 공기에 쌀값 300원을 보장해달라는 농민들은 오늘도 국회 앞 노숙농성을 이어가고 있다. 국회에서 5년 마다 결정하기로 한 쌀 목표가격에 농민들의 자존감과 생존권을 담아내고자 하는 것이다. 5년 전인 2013년에는 새누리당을 대상으로 싸웠다면 2018년에는 민주당을 향해 싸우고 있다는 것만 바뀌었을 뿐이다. 농민의 입장에선 촛불혁명과 정권교체의 의미가 무엇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

더구나 이번에 민주당이 제시한 쌀 목표가격은 5년전 야당일 때 주장한 그것보다 훨씬 낮다. 나아가 민주당은 쌀 목표가격 제도를 2년만 유지하고, 2020년부터 폐지하겠다는 법안을 동시에 내놓았다. 300원을 보장하라는 농민들의 주장을 진지하게 경청하기는커녕 앞으로는 아예 쌀값 문제에서 손을 떼겠다는 것이다.

쌀 목표가격 제도는 2005년 노무현 정부가 추곡수매제를 폐지하면서 대안으로 내놓은 것이다. 이제 문재인 정부가 쌀 목표가격 제도를 없애면 그야말로 쌀 값은 시장에 맡겨지게 된다. 식량주권과 농민 생존권 문제에는 아무런 대안이 없는 상황이다. 발전된 제도로 현행 제도를 대체한다면 모르겠지만 아무런 대안 없이 목표가격제를 없앤다면 이는 농민을 아예 투명인간 취급하는 것이나 다름이 없다.

정부와 여당의 설명은 쌀 목표가격을 폐지하고 대신 직불금 예산을 더 공평하게 돌려주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농업직불금은 재배 면적에 따라 차등 지급되기 때문에 큰 규모로 농사를 짓는 대농에게 치중되기 마련이다. ‘면적’ 이라는 잣대를 바꾸지 않는다면 직불금을 늘릴수록 농민 내의 격차는 더 커지게 된다.

농지나 자본금 등 ‘규모 중심’의 농업정책은 부의 양극화로 이어진다. 농정의 중심을 농민에게 두는 ‘사람중심’, ‘농민중심’의 전환이 필요한 때다. ‘농민수당’의 문제의식이 그것이다. 이런 정책 전환이 이루어지려면 농민들과 소통해야 한다. 현장에서 어떤 문제가 있는지 듣고, 이를 적극적으로 받아들여야 한다는 이야기다. 탁상에서 이루어지는 개혁은 결국 역주행으로 끝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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