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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자 파업에 대비한 자본가들의 ‘호신술’...국립극단 무대로
연극 ‘호신술’
연극 ‘호신술’ⓒ국립극단

그간 연극무대에선 소재적으로나 주제적으로 ‘자본’을 등장시켜 우리시대의 자본가와 자본주의를 풍자하고 비판하는 작품이 종종 존재해 왔다. 무대엔 자본에 피해를 본 노동자 계급이 등장하거나, 자본가와 노동자의 대립을 보여주기도 했다. 극단 그린피그 윤한솔 연출가의 연극 ‘호신술’은 조금 달랐다.

‘호신술’은 노동자들을 내세운 게 아니라 자본주의를 대표하는 공장주 가족을 내세웠다. 여기서 더 흥미로웠던 점은 자본가들을 바라보는 윤한솔 연출가의 시선이었다. 윤한솔 연출가는 공장주 가족들을 욕심으로 살찌운 뚱뚱한 캐릭터로 그려냈다. 욕망과 이기를 먹고 거대해진 몸집과 제대로 움직이지 못하는 움직임은 자본가라는 거대한 상징을 표현해 냈다.

70분 상연인 이 연극은 매우 짧고 단순한 줄거리를 가지고 있다. 공장주 가족들이 노동자들의 파업에 대비해 호신술을 배운다는 내용이다. 여기에 연극적 장치를 이용해 무협 코미디를 어설프게 구현해 내는 공장주 가족의 모습은 웃기고 슬프다. 노동자와 자본가의 갈등 구도를 적극적으로 내세우지 않으면서도 자본가의 모습을 진하고 유쾌하게 풍자해 내고 있다.

작품은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작품은 1930년대 자본가의 세계관과 2018년 현재 사이에 다리를 놔준다. 공장주 가족들이 “어떻게 없는 놈일수록 똑같이 노나먹자는 수작만 한담?”이라는 말은 현재도 관통한다. 여전히 열정페이를 강요하고 52시간 근무제가 지켜지지 않는 노동 환경이 이를 반증한다.

5일부터 백성희장민호 극장 무대에 오르는 ‘호신술’은 노동문학의 대표 작가인 송영이 썼다. 국립극단이 ‘근현대 희곡의 재발견’ 시리즈 열 번째 작품으로 선보이는 작품이다. 공연은 24일까지 볼 수 있다. 송영 작. 윤한솔 연출. 신재환, 최지연, 박경주, 이영석, 박가령, 김청순, 김은석, 이원희, 유성진, 박하늘, 최지현 출연.

연극 ‘호신술’
연극 ‘호신술’ⓒ국립극단

김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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