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박근혜 석방 결의안’ 낸다고 자유한국당이 다시 뭉칠 수 있을까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 자료사진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 자료사진ⓒ정의철 기자

새 지도부 선출을 앞두고 계파간 결합을 시도하고 있는 자유한국당 내 일부 의원들이 이번에는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석방 촉구 결의안'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며 자유한국당을 탈당했다가 되돌아온 이른바 '복당파(비박계 중심)'와 탄핵에 반대했던 '잔류파(친박계 중심)'의 해묵은 갈등을 해소할 '중재안'의 성격을 지니고 있다.

대선과 지방선거 참패 이후 몰락한 보수정당의 재건을 위해서는 일단 '결집'이 절실하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비상대책위원회가 추진 중인 '인적청산'의 칼날을 당장 피하기 위한 시도로도 풀이된다.

하지만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고 세력간 견제가 계속 이어지고 있는 만큼, 당 차원에서 이러한 결의안을 만들어내기는 결코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일부 "석방 촉구 결의안? 박근혜 탄핵에 먼저 사과하라" 발끈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불구속재판 촉구 결의안' 얘기는 지난달 29일 비박계 김무성·권성동 의원과 친박계 홍문종·윤상현 의원의 만남 후 흘러나왔다. 이들은 결의안을 비롯해 계파 갈등 극복 방안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복당파' 수장 격인 자유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5일 국회에서 열린 '열린토론, 미래' 행사 참석 뒤 기자들과 만나 지난달 29일 모임에 대해 "우리의 잘못으로 문재인 정권이 탄생했고, 현재 여러 문제를 야기하고 있기 때문에 우리가 과거의 잘못을 총론적으로 인정하고 화해해 단결된 힘으로 문재인 정권을 막아내자고 합의했다"라고 밝혔다.

김무성 의원은 양측의 화해 내용을 담은 '합의문'을 준비해 친박계 측과 다시 만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는 "(당시 자리에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석방을 요구할 의사가 없냐는 제안이 나왔고, (그래서) 내가 얼마든지 앞장서겠다는 정도의 이야기를 했는데, 언론에는 석방 촉구 결의안에 합의했다는 식으로 잘못 보도됐다"고 밝혔다. 관련 얘기는 분명히 나왔지만 아직 그대로 추진할지에 대해서는 합의를 보지 못했다는 것이다.

권성동 의원은 같은 행사에 참석한 두 기자들과 만나 "탄핵에 찬성한 사람은 찬성한 대로 이유가 있었고, 반대한 사람은 반대한 이유가 있었다. 탄핵을 찬성한 건 보수를 살리기 위한 몸부림이었다"라며 "우리 당이 먼저 화합이 돼야 외부에 있는 보수 세력과 하나가 될 수 있다"라고 강조했다.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이 5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학용 의원이 5일 국회 정론관에서 당내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를 선언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김무성 의원의 측근으로 꼽히는 김학용 의원 역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도주나 증거 인멸의 우려가 없고 상당히 오래 감옥에서 고생했기 때문에 불구속 재판을 받게 하는 것이 공정한 방어권을 위해서도 필요하다"라며 결의안에 찬성 입장을 밝혔다. 그는 이날 원내대표 선거에 출마했다.

친박계 핵심으로 꼽히던 윤상현 의원은 당시 모임에서 이와 같은 입장에 공감을 한 뒤, 오는 6일 국회에서 두 전직 대통령의 불구속 재판을 촉구하는 내용의 토론회 개최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전 대통령 탄핵 후 공개적인 행보를 자제하던 윤상현 의원은 최근들어 이른바 '반문연대(반문재인 연대)'를 주장하는 등 정치적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 자료사진.
자유한국당 서청원 의원 자료사진.ⓒ정의철 기자

하지만 박 전 대통령 탄핵을 두고 친박계와 비박계 인식차가 여전히 큰 만큼 향후 관련 논의가 탄력을 얻을지는 불투명하다. 특히 친박계 일각에선 비박계의 탄핵에 대한 사과가 전제돼야 한다는 입장을 강경하게 내비치고 있다.

친박계 좌장이었던 무소속 서청원 의원도 전날 페이스북 글을 통해 "자기 당에서 배출한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고 당에 침을 뱉고 탈당했던 사람들이 한 마디 사과와 반성도 없이 이제 와서 석방 결의안을 내겠다고 운운하는 건 후안무치한 일"이라고 맹비난했다.

지난달 모임에서도 홍문종 의원이 김무성 의원을 향해 탄핵에 찬성하고 보수를 분열시킨 데 대해 사과를 요구했다는 후문이다.

이에 맞서는 듯, '비박계 맏형'으로 불리는 이재오 자유한국당 상임고문은 6일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정권이 탄핵받아 무너졌는데도 반성 한번 없는 사람들에게 정의란 찾아볼 수 없다"라며 "당 개혁과 통합의 출발점은 정의를 바로 세우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일부 친박계를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김무성 의원도 '탄핵에 사과할 의사가 있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당시 탄핵에서) 우리 당 의원 62명이 찬성했고 51명이 반대했고 7명이 기권했다"라며 "그런 역사적 사실에 대해 공방을 벌이는 것은 아무 도움이 안 된다"라고 선을 그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왼쪽)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예산안 처리 문제를 두고 대화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왼쪽)와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5일 국회에서 예산안 처리 문제를 두고 대화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여전히 민심과 동떨어진 행보, 보수재건 가능성에 '물음표'

설령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 석방 촉구 결의안을 도출해내고 당내 오래된 갈등을 수습한다고 하더라도, 보수재편을 통해 민심을 다시 얻어내는 데에는 상당한 어려움을 또 겪을 것으로 보인다.

최근 자유한국당 안에서는 바닥으로 떨어졌던 지지율이 상승세를 보이면서 고무된 기류가 흐르고 있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 복당과 향후 비상대책위원회의 인적청산으로 침체됐던 분위기가 쇄신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감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정작 자유한국당의 행보는 민심과 계속 엇박자를 내고 있어 여전히 지지기반을 다지기 어려운 상황이다. 자유한국당은 연일 정부·여당을 비판하고, 원내에서도 협상 과정에서도 영향력을 행사하며 야당으로서의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지만, 되레 '촛불 개혁 발목잡기'라는 비판 여론에 동시에 직면한 형국이다. 이른바 '반문연대'라는 명분에 힘이 실리지 못하고 있는 이유다.

이로 인해 보수진영 내부에서도 아직은 자유한국당과 선을 긋는 모습이 이어지고 있다. 바른미래당 창당에 앞장섰던 유승민 의원은 지난달 29일 연세대에서 열린 '경제성장의 리더십' 강연에서 자유한국당과의 통합과 관련된 질문에 "보수가 국민에게 완전히 외면받는 상황에서 제가 자유한국당에 가고 안 가고는 중요하지 않다"라고 선을 그었다. 또한 유 의원은 우회적으로 자유한국당 입장 제안을 받았지만, 전혀 답변을 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최지현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