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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제주도민 뜻 거스르고 중국 부동산자본의 편 들어준 영리병원 허가

5일 원희룡 지사는 제주도에 ‘녹지국제병원’이라는 국내 1호 영리병원을 설립하겠다고 밝혔다. 녹지국제병원은 중국 부동산자본인 ‘녹지그룹’이 2012년부터 추진해 온 사업이다.

앞서 제주도민들은 ‘제주도 녹지국제병원 숙의공론화조사위원회(이하 공론화위원회)’를 만들어 이 문제를 논의해왔다. 공론화위원회는 지난 10월 최종적으로 ‘영리병원 설립 반대’ 의견을 내린 바 있다. 원 지사는 도민의 뜻을 따르겠다더니, 공론화위원회의 입장과 정면 배치되는 비민주적 결정을 내렸다. 불과 38.9%만이 찬성하고 58.9% 주민들이 반대한 압도적 여론을 무시한 것이다.

영리병원 설립을 추진하는 측은 병원 설립으로 이익을 얻는 자들, 즉 병원 자본과 부동산 업체들이다. 이들은 제주도에 영리병원을 설립한다고 하여 제주도민들의 병원 이용이나 다른 보건의료체계에 영향을 줄 리가 없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네트워크산업’으로서 보건의료산업의 특성을 간과한 주장이다.

제주도에 ‘1호 영리병원’이 설립되어 수익을 올린다면, 제주도의 다른 지역에도 ‘2호, 3호 영리병원’이 들어서게 될 것이다. 잇따라 전국의 다른 경제자유구역에서도 영리병원 설립 시도가 이어질 것이다. 우리나라에 경제자유구역은 거의 모든 도마다 한 개씩 있다. 전국의 주요 거점마다 영리병원이 생긴다면 그로 인한 영향은 제주도를 넘어 전국적으로 확산될 것이다.

또한 녹지국제병원과 같은 영리병원이 하나 들어서면 지역의료비를 덩달아 올리는 ‘뱀파이어 효과’가 문제가 된다. 우리나라의 모든 병의원은 ‘건강보험 당연지정제’를 통하여 건강보험의 수가 체계에 들어와 있다. 또한 명목상으로나마 ‘비영리법인’으로 규정되어 지나친 수익창출 행위를 규제받아왔다. 그런데 건강보험체계를 벗어난 영리병원이 등장하여 고급진료를 하게 된다면, 그로 인한 의료비 상승은 결국 다른 병원에도 영향을 주게 될 것이다.

제주도 땅을 외국인이 거래할 수 있게 하여 부동산투기를 일으키더니, 이제는 제주도민의 의사를 거슬러 중국 부동산자본이 만드는 영리병원 1호를 허가하려 한다. 원희룡 지사와 보건복지부는 대체 누구의 이익을 우선에 두고 있단 말인가? 우리 국민들에게 필요한 의료서비스는 외국관광객이나 부유층을 위한 고급진료가 아니라, 평범한 사람들이 진료비 걱정 없이 치료받을 수 있는 보장성과 공공성의 확대다. 원 지사와 보건복지부는 ‘녹지국제병원’설립 허가를 당장 취소해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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