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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업가 국보법 기소’ 헛물만 켠 증인신문…검찰, 막연한 ‘반북 정서’만 확인
8일 오전 10시 30분 남북경협사업가 김호씨 등 국보법 증거 조작사건 시민사회 석방대책 위원회와 김호 국보법 증거날조 사건 변호인단 주최로 ‘공판준비기일에 즈음한 석방대책위 기자회견’이 열렸다. 해당 기자회견에는 김씨 가족과 친지 등도 참석해 이들의 석방을 촉구했다.
8일 오전 10시 30분 남북경협사업가 김호씨 등 국보법 증거 조작사건 시민사회 석방대책 위원회와 김호 국보법 증거날조 사건 변호인단 주최로 ‘공판준비기일에 즈음한 석방대책위 기자회견’이 열렸다. 해당 기자회견에는 김씨 가족과 친지 등도 참석해 이들의 석방을 촉구했다.ⓒ민중의소리

북한의 안면인식기술을 중국을 통해 들여와 판매한 IT 사업가를 국가보안법 위반으로 재판에 넘긴 검찰이 증인들을 상대로 막연한 반북 정서만 확인했을 뿐 혐의와 관련한 별다른 정황은 확인하지 못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부(부장판사 조의연) 심리로 5일 열린 사업가 김호씨와 이모씨의 국보법 위반(자진지원·금품수수) 등 혐의 재판에서 검찰 측이 신청한 증인으로 김씨와 함께 사업을 진행했던 동료 직원과 거래처 직원 등이 증언대에 섰다.

검찰은 애초 이들에게 김씨가 사업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북한 측이 개발한 프로그램을 들여와 국내에 판매한 일이 ‘사이버 테러’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입증하려 했다.

이 때문에 당시 북 측에서 받은 파일들이 악성코드가 있었는지, 악성코드를 통해 중요 파일들이 외부로 유출될 가능성이 있었는지 등을 집요하게 질문했다.

이를 위해 검찰 측은 김씨의 회사와 거래한 S1 직원이었던 전모씨를 증인으로 신청했다. 전씨는 김씨가 김포공항에 CCTV 영상에 마스킹(모자이크 처리)를 해주는 프로그램을 설치하는 프로젝트를 진행하던 당시 해당 프로그램을 직접 설치한 직원이다.

검찰은 전씨에게 해당 프로그램을 설치 및 실행할 때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 자세히 질문했으나, 전씨는 오래 전 일이라 확답은 못하겠지만 ‘일반적인 과정’이었다는 취지로 대답했다.

그러자 검찰은 “당시 설치한 프로그램 툴이 북한에서 개발했다는 것을 알았느냐”, “북한에서 개발한 것을 알았더라도 설치를 했을 것이냐”는 등의 질문을 던졌고, 전씨는 “몰랐다. 알았다면 설치를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답했다.

전씨는 “법에 저촉되지 않더라도 체감 상 북한의 것이라면 죄를 짓는 분위기다. 전혀 사용을 고려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검찰은 전씨에게 북한에 대한 막연한 공포심만을 확인했을 뿐, 김씨의 사업이 실질적으로 ‘사이버 테러’ 위험성이 있었다는 공소사실을 입증하진 못했다.

김씨 측의 변호인은 “당시 해당 프로그램이 설치된 PC는 폐쇄망 내에서만 운영되는 것으로 외부와 단절이 돼있다. 타인이 원격 지원하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 맞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전씨는 “그렇다. 원칙적으로 불가능하다”면서 내부 정보가 유출될 가능성이 낮다고 증언했다.

이어진 증인신문에서도 검찰 측 질문에서 비슷한 양상이 나타났다.

신모씨는 CCTV 관련 IT회사 대표로 김씨 회사 측의 안면인식기술 마스킹 프로그램을 납품받았다.

검찰은 신씨에게 “북한 개발팀이 개발한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느냐”고 질문했고, 신씨는 “몰랐다. 검찰 조사를 받을 때 알았다”고 말했다.

이어 “당시 북한에서 개발했다는 것을 알았다면 납품했겠느냐”는 질문에 “없을 것 같다”면서 “미숙한 부분이 있을 수 있었을 것 같다”고 답했다.

그러면서도 김씨 측 변호인이 “마스킹 시스템 중 김씨 회사 HB이노베이션을 선택한 이유가 뭐냐”고 묻자, “소개받을 때 모자이크 기술을 갖고 있다고 해서 (선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악성코드가 있다는 것을 확인했느냐”, “설치된 파일에 악성코드가 있었느냐”, “해당 소프트웨어로 해킹이나 정보유출 등의 피해를 봤느냐”는 등의 변호인의 질문에 “아니”라고 답했다.

또한 신씨는 김씨 회사에 지불한 금액 880만원으로, 시중 수 천 만원을 호가하는 비슷한 프로그램을 납품받는 것보다 훨씬 이득이었다고 증언했다.

검찰은 또 김씨의 회사 연구소장으로 있던 민모씨를 증인으로 불렀다. 민씨는 이 회사에 근무하게 된 경위에 대해 “안면인식기술에 대해 실력이 좋다고 소개를 받았고, 기술이 괜찮아 일하게 됐다”고 밝혔다.

검찰은 민씨에게 “(프로그램을 설치하면서) 백신프로그램의 바이러스 경고를 받은 적이 있느냐”고 물었고, 민씨는 “그렇다”고 답했다.

그러나 민씨는 “경고를 받아도 무시하고 깔면 실행 된다”며 이같이 조치했다고 밝혔다.

이어 김씨 측 변호사가 “업체 등록이 안된 코드들을 백신프로그램에서 악성코드나 바이러스로 인식하기도 하지 않느냐”고 묻자 “그렇다”고 답했다.

또 개발 단계에서 쓰이는 ‘소스코드’를 보고 악성코드인지 판결이 가능한지 여부에 대해서도 “없다”면서 “멍청하게 소스코드에 악성코드를 심어놓지 않는다”고 말했다.

프로그램 개발 단계에서부터 내부에 악성코드를 심거나, 외부 네트워크를 통해 바이러스를 전파했을 것이라는 게 검찰 측의 의심이다. 이에 대해 민씨는 그렇게 할 경우 무료 백신프로그램으로도 다 걸러지기 때문에 그럴 이유가 없다는 취지로 답했다.

검찰 측은 “악성코드를 소스코드에 심어놓는 것은 불가하다는 것이냐. 왜 심겠느냐는 취지이지 심을 수는 있지 않느냐”고 묻자, “어떤 바보가 그러겠느냐”라면서 “심으면 프로그램 자체가 문제가 된다”고 답했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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