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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노조기] 111일간의 복직 투쟁, 우리는 승리했다

금천에 위치한 요양병원에서 20~30대 청년 치료사들이 2015년 4월 열악한 근무 환경 등을 개선하고자 노조를 만들었다. 이들은 당시 ‘월차 사용’, ‘휴게공간 마련’ 등 노동자로서 당연한 요구를 했다. 병원은 피켓을 든 노조 집행부들에게 9천만 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하고, 조합원들을 징계하는 등 탄압으로 일관했다. 지난 8월에는 정규직으로 입사한 우시은 작업치료사에게 ‘계약 만료’라며 해고를 통보해 논란이 있었고, 우씨는 동료 조합원들과 끈질긴 투쟁 끝에 4개월 여만에 부당노동행위가 인정돼 5일 복직했다. - 편집자주

2018년 8월 13일 갑작스럽게 계약 만료 통보 문서를 받고 매우 당황스럽고 어찌할 바를 몰랐지만 나보다 더 화를 내는 동료들과 환자들, 보호자들을 보고 담담히 마지막 날까지 열심히 일을 했다. 정규직이라고 알고 이직까지 했는데 이런 경우가 있나 싶은 생각에 인력도 부족한 당시에 아르바이트를 구하면서까지 직원을 내쫓는 병원이 너무한다고 생각을 했다.

처음에는 모든 순간이 억울했다. 어떻게 하면 좋을까를 생각하면서도 단 한 번도 그만두어야겠다는 생각은 하지 않았다. 나와 함께하는 조합원들이 있고 노무사님들, 작업치료사 협회와 동료 작업·물리치료사 등 많은 사람들이 나를 응원해주면서 더욱 담담해지고 옳고 그름이 명확해졌다. 특히 병원 앞을 지나치다가도 만나는 환자들에게 빨리 복직하라는 그 말이 내가 지치지 않았던 이유였다. 피켓도 들고 기자회견도 하고 많은 사람들 앞에 나서서 발언도 하면서 나 혼자 싸우는 게 아니라 주변에 사람들이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

우시은 작업치료사(왼쪽에서 두번째)가 복직한 5일, 동료 조합원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
우시은 작업치료사(왼쪽에서 두번째)가 복직한 5일, 동료 조합원들과 기념 사진을 찍었다.ⓒ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금천수요양병원지부 제공

12월 3일 지방노동위원회에서 부당노동행위 및 부당해고가 인정됐다는 노무사님들의 이야기를 듣는 순간 눈물이 울컥했고 우리는 함께 기뻐했다. 그 날은 밤늦게까지 축하 메시지를 받았다.

그리고 111일간의 복직투쟁으로 나는 지금 복직을 했다. 간만의 출근에 환자들과 보호자들은 다들 손을 잡고 축하를 해줬고, 우리 조합원 동료들은 꽃다발을 건네줬으며 협회장님은 축하 화분을 보내주셨다. 뒤에서 곱지 않는 시선이 있을 수 있고 내가 하는 일을 하나하나 지켜볼 수 있지만 난 그 시선보다 나를 응원해주는 시선에 집중하려고 한다.

출근 날 가장 많이 들어본 말이 “다시 돌아오니 어떠한지”였는데, 이 전보다 기운이 가득하고 내가 원래 있어야 할 곳이었고 환자, 보호자들과 함께 있으니 마음이 따뜻했다는 것이 대답이 될 수 있을지 모르겠다.

노동조합 조합원이기에 해고됐을 이유밖에 찾지 못하고, 이 외에는 어떤 근거로 해고했는지 지금도 알지 못하지만 111일 복직 투쟁하는 동안 주변에 사람이 있다는 걸 깨달았다. 나 혼자가 아니라 우리가 함께 싸웠으며 응원해준 사람들 때문에 다시 내 자리로 돌아왔으니 나는 감사한 마음으로 다시 우리 동료들과 함께 내가 하던 노조 활동과 환자 치료에 집중할 것이다. 부디 이제는 진정으로 환자를 위한 병원이 되길 바랄 뿐이다.

우시은 작업치료사가 눈을 맞으며 복직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병원 앞에서 하고 있다.
우시은 작업치료사가 눈을 맞으며 복직을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병원 앞에서 하고 있다.ⓒ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금천수요양병원지부 제공
우시은 작업치료사의 동료 치료사들과, 작업치료사협회,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은 우씨의 복직을 위해 연대 집회를 개최하는 등 함께 싸웠다.
우시은 작업치료사의 동료 치료사들과, 작업치료사협회,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은 우씨의 복직을 위해 연대 집회를 개최하는 등 함께 싸웠다.ⓒ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금천수요양병원지부 제공
우시은 작업치료사의 동료 치료사들과, 작업치료사협회,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은 우씨의 복직을 위해 연대 집회를 개최하는 등 함께 싸웠다.
우시은 작업치료사의 동료 치료사들과, 작업치료사협회, 지역 시민사회단체 등은 우씨의 복직을 위해 연대 집회를 개최하는 등 함께 싸웠다.ⓒ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금천수요양병원지부 제공
우시은 작업치료사가 복직을 하던 5일, 금천수요양병원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
우시은 작업치료사가 복직을 하던 5일, 금천수요양병원 앞에서 기념 사진을 찍고 있다.ⓒ민주노총 보건의료노조 금천수요양병원지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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