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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민주당은 또 선거제도 개혁을 외면하나

더불어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은 예산안 처리에 합의했다. 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예산안 처리만 합의했다. 함께 논의되던 선거제도 개혁은 이번 합의에서 빠졌기 때문이다. 7일 국회 본회의에서 양당이 예산안을 통과시키고 나면 선거제도 개혁은 또다시 기약이 없어지게 된다.

민주당과 한국당 양당이 합의에 이른 예산안에 비하면 선거제도에 대한 표면적인 견해 차이는 오히려 보잘 것 없다. 일단 현행 선거제도가 민의를 왜곡하는 제도라는 점에는 어느 정당도 이견이 없다. 그래서 실제 정당득표에 가깝게 의석수가 배분되어야 한다는 비례성 강화 원칙에도 충분한 공감대가 이미 형성되어 있다. 이런 방향에서 큰 차이가 없는 법안이 4개나 국회에 상정되어 있기도 하다. 그런데도 진척이 없다.

표면적인 차이가 별 게 아니라면 그 이면에 이유가 있으리라 짐작하는 것이 상식적이다. 지금 국회 본회의장 앞에서는 바른미래당과 민주평화당, 정의당 의원들이 농성을 하고 있다. 이들 야3당은 민주당과 한국당이 “기득권 정당의 길을 가려고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현행 선거제도는 불합리하다. 문제는 현재 의석이 많은 거대 정당에게 유리하도록 불합리하다는 점이다. 현재 국회는 민주당과 한국당이 지난 총선에서 받은 정당 득표율을 크게 상회하는 의석으로 배분되어 있다. 이대로라면 다음 번 총선에서도 비슷한 비율로 민의가 왜곡될 가능성이 크다.

여당인 민주당의 책임이 가장 크다. 선거제도 개혁은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두 번의 대통령선거에서 국민과 약속했던 일이다. 지난 총선에서 민주당의 공약이기도 했다. 정부 개헌안에서도 ‘국회의 의석은 투표자의 의사에 비례해 배분돼야 한다’고 써놓기까지 했다. 의지 표명도 여러 번 했고 다른 야당들과 함께 추진할 능력도 가지고 있다. 집권 2년이 지나도록 안하고 있는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지금 국회에서 논의되고 있는 방안의 차이는 기껏해야 의원 정수를 현재와 같이 300명으로 할 것이냐 얼마나 더 늘릴 것이냐 정도이다. 민주당은 의원 정수 확대를 위해서는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기도 하다.

그런데 국민적 공감대를 말하기 이전에 현재 국회가 기득권에 메이지 않는다면 굳이 숫자를 늘리지 않고도 얼마든지 가능한 문제이다. 현재 지역구 253석을 줄이자고 하면 지금 국회의원 배지를 달고 있는 의원들이 반발하기 때문에 비례대표 숫자를 늘리려면 의원 정수 확대가 불가피할 뿐이다.

여당이 기득권의 길을 간다는 의심에서 벗어나려면 우선 정치적인 약속을 하면 된다. 그래야 국민적 논의도 본격화될 수 있다. 국민적 공감은 그 뒤에 충분히 따라올 수 있는 문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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