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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갑의 수요뮤직] 2018년 한국대중음악 올해의 음반들
싱어송라이터 카코포니(Cacophony)
싱어송라이터 카코포니(Cacophony)ⓒ플럭서스뮤직

연말이면 온오프라인 매체에서 ‘올해의 00’을 뽑곤 한다. 올해의 드라마, 올해의 연극, 올해의 영화, 올해의 책 같은 연말 결산 작업은 이제 한 해가 끝났다고 선포하는 사이렌 같다. 아직 더 놀 수 있고, 더 놀고 싶은데 그만 나가라고 내몰면서, 올해 이런 걸 보기는 했니? 라고 정색하고 묻는 깍쟁이 친구 같은 느낌이랄까.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작품들을 하나씩 확인하는 ‘올해의 음반’

그런데 요즘은 보고 즐길 수 있는 컨텐츠가 너무 많다. 드라마도 보고, 뮤지컬도 보고, 스포츠 경기도 보고, 연극도 봐야 한다. 소셜미디어도 보고, 영화도 보고, 유튜브도 봐야 한다. 웹툰도 보고, 책도 보고, 콘서트도 보고, 여행도 다녀야 한다. 게임도 하고, 넷플릭스도 챙겨야 하고, 틈틈이 맛집도 다녀야 한다. 하루가 48시간이고, 몸이 두 개라 해도 부족할 판이다.

그런데도 ‘올해의 음반’을 꼽아보는 건 이제 누군가 뽑아준 ‘올해의 00’을 챙기는 일에 익숙해졌기 때문이다. 보고 들어야 할 작품들이 너무 많은 세상에서 일일이 챙겨보기는 불가능하다. 자신의 취향만 고집해서는 힙하지 못한 세상에서는 전문가라는 이들이 뽑아주는 리스트로 충전해야만 트렌드를 놓치지 않는다. 그 과정을 통해 한 해 동안 바쁘거나 몰라서 미처 확인하지 못했던 작품들을 하나씩 확인해야만 지난해가 끝난다. 그 시간은 올해의 트렌드가 어떠했는지 확인하고, 아는 체 할 준비하는 시간만이 아니다. 자신의 취향을 확인하고, 자신의 취향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확인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세상이 변할 때 자신도 함께 변한다. 음악을 들을 때 우리는 음악 속에서 달라진 시대를 발견하고, 어제와 다른 자신을 확인한다.

행여 세상에 음악이라곤 온통 아이돌 음악뿐이라고 생각하지 마시길. 날마다 쏟아지는 음악은 그 어떤 식당의 메뉴보다 많고 다양하다. 다만 스스로 찾아가는 방법을 아직 모를 뿐이다. 여전히 대중음악의견가로 살아가는 나는 지난 2018년 날마다 음악을 들으며 들은 음악을 기록하고 별점을 메겼다. 별점의 기준은 음악을 들을 때 부는 바람의 세기. 음악이 흐르면 바람이 이는 마음은 스스로 깨어 뒤척였다. 뒤척이다 다시 잠들거나 걸었던 길을 서성였다. 그리운 사람의 이름을 혼자 소곤거리기도 했고, 기억나지 않는 꿈을 더듬기도 했다. 지금 이 곳이 아닌 세계로 사라졌다 꾸역꾸역 돌아올 때도 많았다. 별점으로는 담을 수 없는 이야기들이 무지개처럼 피었다 졌다. 오직 나만 보고 나만 기억하는 무지개였다. 그 무지개에 설레었던 기록을 되짚어본다.

2인조 밴드 단식광대
2인조 밴드 단식광대ⓒ단식광대

‘풍요속의 빈곤’...2018년 한국 대중음악계의 숙제

9 [고고학자], 1972 [따듯한 바람], 강아솔 [사랑의 시절], 갤럭시 익스프레스 [Electric Jungle], 검은 밤 [검은 밤], 공중도둑 [무너지기], 그림자 [그림자], 김사월 [로맨스], 김페리 [다면체 신도시], 김해원 [바다와 나의 변화 Sea And Myself], 나원주 [I Am], 니어 이스트 쿼텟 [Near East Quartet], 다크 미러 오브 트레저디 [The Lord Ov Shadows], 마일드 비츠 [Secondhand Smoking], 모즈다이브 [Four Wet Hands], 뱃사공 [탕아], 세이수미 [Where We Were Toghther], 술탄 오브 더 디스코 [Aliens], 아슬 [Asobi], 아시안체어샷 [Ignite], 애리 [Seeds], 엡마 [Shapes, Textures, Rhythms and Moods], 예서 [Damn Rules], 오마르와 동방전력 [Walking Miles], 이봉울 [My Singing Fingers], 이선지 [Song of April], 장필순 [soony eight:소길 花], 전송이 퀸텟 [Straight], 정수민 [Neoliberalism], Jungsu Choi Tiny Orkester [Tschuss Jazz Era], 카더가든 [Apartment], 카코포니 [和(화)], 키스누 [Last of Everything We Were], 킨키스코프 [5 Stages of Loss], 크라잉넛 [리모델링], 크랙 빗 [Ordinary], 프라이머리 [Do Worry Be Happy], 향니 [2], 허클베리 핀 [오로라 피플], 황푸하 [자화상]가 특히 좋았다 한다.

그리고 공중그늘 [공중그늘], 구원찬 [방향], 김간지x하헌진 [KxH/Live!], 김소라 [비가 올 징조], 김오키 [새턴메디테이션], 나얼 [Sound Doctrine], 남유선 [Strange, But Beautiful], 노이지 [Triangle], 단식광대 [EP 1], 데이 오브 모닝 [This Too Will Pass], 데카당 [데카당], 딥 샤워 [Colors], 레이브릭스 [People People:We’re All Diamonds], 마리아킴&허성 [I Want To Be Happy], 멤낙 [Command Hallucination], 박지하 [Philos], 버둥 [조용한 폭력 속에서], 방탄소년단 [Love Yourself 結 ‘Answer’], 서수진 [Strange Liberation], 선미 [Warning], 송영주 [Late Fall], 아도이 [Love], 오르내림 [staff OLNY], 우울 한날 [섬#2], 운진앤선지 [Lullabies], 유하 [젊은이], 웨터 [We’ve Lost, What Now?], 이문세 [Between Us], 저스디스&팔로알토 [4 the Youth], 정진우 [Rotate], 제이클래프 [Flaw, Flaw], 죠지 [Cassette], 키드밀리 [AI, The Playlist], 키라라 [Sarah], Two Tone Shape [Shapes], 팜비치웨이스티드 유스 클럽 [Alas!], 플러그드클래식 [Sabai], 항가울로 [안산 노이즈], 호림 [Metrocity], 히피는 집시였다 [언어] 음반도 좋았다 한다.

사실 좋았다고 써둔 국내 음반은 더 많아 이름들만으로도 그득하다. 그 이름을 다 쓰지 않는 이유는 아는 이들은 다 알고 있기 때문이다. 한국의 대중음악 시장에는 좋은 작품들이 충분하다. 장르와 세대가 다양하고, 사운드와 메시지 역시 마찬가지이다. 최소한 다양성의 측면에서는 부족함이 없다. 장르에 대한 천착과 개성에 대한 고민은 음반 안에서는 충만하다. 단지 자신의 음악을 좋아해줄 사람들을 스스로 찾지 못하고, 그들이 음악으로 빨려들어 가도록 만들지 못했을 뿐이다. 좋은 음악이 없다 말하지만 좋은 음악은 이미 많고, 한 두 번 클릭하면 된다. 다만 직접 찾아듣게 만들지 못했을 뿐이다. 풍요속의 빈곤을 느끼는 수많은 이들의 간극이 2018년 한국 대중음악계의 여전한 숙제가 아닐까. IMF와 아이돌 열풍의 그림자는 아직 다 채워지지 않았다. 내가 고른 몇 장의 음반들이 쓸만한 징검다리가 될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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