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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 ‘한다면 한다!’ 대선공약 놀랍게 실천하는 ‘트럼프 배짱’ 배경은?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들고 호응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 사진)
지지자들에게 주먹을 들고 호응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자료 사진)ⓒ뉴시스/AP

“트럼프가 근대 역사에서 가장 정직한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

미국의 한 칼럼니스트가 지난 10월 11일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가짜 뉴스’의 하나로 지목하는 워싱턴포스트(WP)에 쓴 칼럼의 제목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말대로 평소 거의 지면 전체를 반(反)트럼프 기사로 도배하다시피 하는 WP가 당시 이러한 칼럼을 게재한 자체가 놀라울 일로 평가되었다.

하지만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주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지난 대선공약 사항 중 하나였던 시리아 주둔 미군의 전격 철군을 단행하자 다시금 그의 철저한 공약 이행에 관해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반적으로 미국에서도 대선후보의 ‘공약(公約)’이 선거용일 뿐, 당선되고 나면 빈 수레의 ‘공약(空約)이 되는 사례가 많았다. 하지만 최소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어서는 이는 이제 거의 틀린 것으로 판명이 나고 있다.

공약 자체의 맞고 틀림은 논할 문제가 아니다. 파리 기후협약과 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 탈퇴부터 이란 핵협정 파기, 북미자유무역협정(NAFTA)과 한미 자유무역협정의 개정까지 그의 공약 자체가 후보시절부터 찬반 논란이 극명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어쨌든 이러한 공약을 내걸고 일반의 예상을 초월해 득표율에서 1위를 차지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를 누르고 당선됐다. 그 후 보통 찬반이 팽팽한 공약은 슬쩍 뒤로 물릴 만도 하지만, 그는 모두 철저히 이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세상이 놀라울 정도로 공격적으로 이행하고 있는 공약 중에는 불법 이민자를 막기 위한 국경장벽 설치와 해외 주둔 미군의 철군 약속도 있다. 모두들 ‘설마’하는 사이 그는 시리아 철군에 이어 아프가니스탄 미군 감축도 실행하고 있다.

멕시코 국경장벽 예산이 의회에서 통과되지 않자 연방정부의 ‘셧다운(임시 폐쇄)’도 불사하며, 연말은 물론 새해 초에도 백악관에 홀로 남아 ‘막가파식’ 초강경 투쟁을 펼치고 있는 중이다.

이쯤 하면, 계속되는 지지율 하락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이 공공기관의 폐쇄로 일반 국민들이 불편을 감수해야 하는데도 ‘마이 웨이’식 행보를 보이는 것에 고개가 갸우뚱해질 만도 하다. 하지만 그는 전혀 개의치 않는다.

이를 어렵게 말하면, 이른바 ‘미국 우선주의(America First)’이다. 이 역시 트럼프 대선후보의 공약을 대표하는 슬로건으로, 한마디로 미국 자국민 외에는 신경을 쓰지 않겠다는 뜻이다. ‘세계 경찰’ 그만두겠다는 표현이 당연히 여기서 나온다.

보다 쉽게 말하자면, 미국민 중에서도 자신의 주요 지지 계층인 중산층 백인 노동자층에 핵심을 맞추겠다는 것이다. 분배의 양극화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업 감세를 추진하면서 일자리 확보에만 골몰하고 있는 것은 이를 잘 말해준다.

WP에 칼럼을 쓴 칼럼니스트가 트럼프가 때로는 자신의 정책 성과에 관해 과장이나 허풍을 일삼고 있지만, 선거공약 이행에서는 근래 대통령 가운데 단연 압도적이라고 말한 것이 바로 이 대목이다.

지난 대선에서의 ‘학습 효과’로 더욱 강경해진 트럼프의 ‘마이 웨이’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공약 이행 강행에 관해 국민적 비난이 일고 있고, 지지율이 급락하고 있다는 미 주류 언론의 보도도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다. 애초 대선후보 시절부터 자신의 당선을 반대한 주류 언론은 ‘적’에 다름 아니고, ‘가짜 뉴스’라는 인식이 아예 몸에 뱄기 때문이다.

오히려 어차피 대선후보 시절부터 워싱턴의 거대한 기득권 세력과의 싸움을 내걸고 당선된 그가 자기 철학을 고수하는 것은 당연한 것일지도 모른다. 트럼프 대통령이 주류 언론과의 싸움을 즐기는 이유이기도 하다.

오직 2020년에 실시될 대선에서 재선을 목표로 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미 주류 언론이나 비판 세력의 극명한 반대 속에서도 승리를 이뤘다는 ‘학습 효과’가 몸에 밴 사람이다. 쉽게 말해 득표율 1위만 하면 된다는 계산이다.

이런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호불호(好不好)’를 떠나서 집권 후반기를 맞이하는 새해부터 워싱턴 정가가 일대 대혼돈의 시기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에는 거의 일치한다. ‘한다면 한다!’라는 ‘마이 웨이’를 고집하는 그가 포기할 리 만무하기 때문이다.

특히, 새해부터는 의회 하원 다수당 자리를 내준 트럼프 대통령이 오히려 더욱 강경한 자세를 고집해 워싱턴 정가는 바람 잘 날이 없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른바 ‘섹스 스캔들’과 ‘러시아 스캔들’에서 국제문제에 이르기까지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찬반 대립이 더욱 불을 뿜을 것이라는 예측이다.

이러한 트럼프의 전략이 성공할지는 아무도 단언할 수 없다. 결국 2020년에 실시될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최종적으로 그의 ‘마이 웨이’식 전략의 성공 여부를 최종 판가름할 것으로 보인다.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롯데 뉴욕 팰리스 호텔 허버드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8.09.24.
문재인 대통령이 24일 오후(현지시간) 미국 롯데 뉴욕 팰리스 호텔 허버드룸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한미정상회담을 하고 있다. 2018.09.24.ⓒ사진 = 뉴시스

또한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서 본다면, 우리나라와의 최근 논란이 되는 주한미군 주둔비용 인상 문제는 어쩌면 문젯거리도 되지 않을지도 모른다. 그가 후보시절 말한 공약을 공격적으로 철저히 이행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미국 측이 주한미군 주둔비 협약 기간을 기존 5년이 아니라, 1년으로 하자고 했다는 보도는 매우 의미심장한 것이다. 어쩌면 트럼프 대통령이 “내가 원하는 데로 다 인상해 주지 않으면, 그냥 1년짜리 협약만 해라”고 말했을지도 모를 일이다.

다시 말해 이미 그가 후보시절부터 수차례 말해 온 주한미군의 전격 감축이나 철군이 전혀 예상을 못 할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어쩌면 이는 2020년 대선 기간과 맞물려 북한과의 전격적인 최종 합의를 발표하면서 써먹을 수 있는 아주 유효한 카드이기 때문이다.

‘막가파’, ‘이단아’. ‘최고의 악당 대통령’ 등 트럼프 대통령을 둘러싼 온갖 비난에도 불구하고 그의 입장에서 생각해 본다면, ‘최고의 공약 이행자’로서 ‘근대 역사에서 가장 정직한 대통령’이라는 예측이나 바람이 전혀 틀린 것이 아닐 수도 있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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