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김택연의 중국과 한반도] 개혁개방 40년, 덩샤오핑과 시진핑의 중국특색사회주의

40年以来(40년이래)

지난 12월 18일 시진핑 주석은 중국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13,271 글자 분량의 방대한 양의 연설문을 통해 중국의 지난 40년을 평가하고 중화민족의 위대한 부흥이라는 중국몽 실현에 대한 각오를 밝혔다.

중국공산당은 1978년 12월 18일부터 22일까지 5일간 베이징에서 제11기 중앙위원회 제3차 전체회의를 개최했다. 당시 회의의 주요의제는 덩샤오핑이 제안한 ‘전당의 사업 중점을 사회주의 현대화 건설로 전환하자’는 것이었다. 당시 중국공산당 부주석이었던 덩샤오핑은 이를 계기로 당중앙의 권력을 다시 장악하게 되었고, 중국공산당과 국가 사업의 중심을 경제건설로 전환하기 위한 ‘개혁개방(改革开放)’이 시작된 것이다.

2018년 12월 18일, 현재 중국공산당 총서기이자 중화인민공화국 주석인 시진핑은 1978년 12월 18일은 중화민족의 역사상, 중국공산당의 역사상, 중화인민공화국의 역사상 반드시 역사책에 기록되어야 하는 중요한 날이라고 첫 마디를 꺼냈다. 이후 역대 지도자들이 이룩한 업적에 대한 승리적인 평가와 함께 1시간 26분 간의 연설이 진행됐다. 이 연설에서 가장 많이 표현된 단어가 바로 ‘40年以来’이다.

시진핑이 개혁개방 40주년 기념식 연설에서 반복적으로 언급한 ‘40년이래’ 변화된 중국의 모습은 말 그대로 상전벽해의 수준이다. 세계은행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1978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은 1500억 달러에서 작년 12조 2377억 달러로 81배가 증가했다. ‘40년이래’ 중국의 무역액은 대략 200배, 외환보유고는 무려 1만8천배 증가한 3조 1399억 달러 규모로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이 됐다. 개혁개방 40년 동안 중국은 가히 기적적이라 표현할 만한 발전 속도를 보이며 2000년에는 세계 5위 경제대국으로 그리고 2010년에는 30여년 동안 자리를 지켜왔던 일본을 제치고 세계 2위의 경제대국으로 자리 잡게 됐다.

1978년 덩샤오핑의 모습.(가운데)
1978년 덩샤오핑의 모습.(가운데)ⓒ자료사진

덩샤오핑과 시진핑의 샤오캉(小康)사회 건설과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

덩샤오핑과 시진핑은 40여년의 시간차를 두고 같은 목표를 제시했다. 바로 샤오캉 사회 건설과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이다. 그리고 이를 실현하기 위해 중국식 사회주의, 즉 ‘중국특색사회주의’를 주창한다.

‘샤오캉(小康)’이라는 개념은 유교경전인 예기에 나오는 표현이다. 난세의 혼란을 벗어나 백성의 삶이 안정된 상태를 ‘샤오캉’이라고 말한다.

덩샤오핑은 “가난은 사회주의가 아니다”라고 하면서 사회주의 시장경제를 건설하고자 했다. 중국 인민들이 보다 잘 먹고 잘 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어야 한다는 주장이었다. 자본주의에도 계획경제가 있듯이 사회주의에도 시장경제를 도입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다만, 정치체계내에서는 엄격하게 사회주의 체계를 유지해 나가겠다는 입장이었다. 이것이 바로 중국식 사회주의인 중국특색사회주의의 시발점이다.

개혁개방 직후인 1980년 중국의 경제규모는 3천억 달러 규모로 세계 7위 정도였다. 그러나 1인당 GDP는 200달러 규모로 세계 최빈국 수준이었다. 1980년 당시 한국의 1인당 GDP는 1704달러임을 비교하면 엄청난 빈곤의 수준이다.

세계경제은행 자료에 따르면 개혁개방 10년차인 1990년 중국 ‘빈곤인구(하루 1.9달러 미만으로 생활하는 인구)’ 비율은 66.6%였다. 그러나 시진핑 집권 첫해인 2013년 중국의 ‘빈곤인구’ 비율은 1.9%까지 줄었으며, 최근 2015년 자료에 따르면 0.7%에 불과하다. 이제 더 이상 가난을 걱정하며 배고픔을 달래던 세계 최빈국이 아니라고 할 수 있다. 시진핑 주석은 개혁개방 40주년 연설에서 현재 중국은 세계 2위 경제체, 제조업 1위, 화물무역 1위, 상품소비 2위, 외자유입 2위 등 중국 인민들은 부유하고 강해지는 노정에서 결정적인 첫발을 떼고 있다고 했다. 중국은 더 이상 가난하지 않다는 것이다. 다시 말해 덩샤오핑이 제시한 ‘샤오캉’ 사회는 장쩌민과 후진타오를 거쳐 시진핑에 이르러 이미 완성 되었다고 할 수 있다.

1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개혁개방정책 40주년 경축 행사가 열린 가운데 표창받은 수상자들이 행사장 전면에 늘어서 있다.
1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개혁개방정책 40주년 경축 행사가 열린 가운데 표창받은 수상자들이 행사장 전면에 늘어서 있다.ⓒAP/뉴시스

이제는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에 매진

2018년은 시진핑 지도체계 2기가 본격적으로 시작하는 첫 해였다. 물론 중국 정치체계의 특성상 실질적인 시진핑 2기는 2017년 10월 진행된 중국공산당 제19차 전국대표대회에서부터 그 출발점을 찾아야 한다.

시진핑은 작년 10월 집권 2기의 시작인 제19차 당대회에서 2020년까지 샤오캉 사회의 전면실현, 2035년까지 사회주의 현대화의 기본 실현, 그리고 21세기 중반인 건국 100주년에 즈음해서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의 전면 건설을 실현하겠다는 발전 전략을 제시했다.

지난 40년간 중국은 개혁개방을 기치로 전 세계의 생산공장으로 자리해 왔다. 이를 바탕으로 중국의 경제 규모는 매우 빠른 속도로 확대 되어 왔다. 제조업 공장인 중국이 이제 체질개선을 통한 큰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중국은 개혁개방 이후 40년간 제조업을 기반으로 고속성장을 이어왔다. 그러나 이제는 기술혁신과 첨단기술 개발을 통한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아서 모든 산업 분야의 경쟁력을 높여간다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미국이 그렇게 과민 반응을 보이고 있는 ‘중국제조 2025’ 계획이다. 올해 불거진 미중 무역갈등의 근본적인 이유 역시 이와 같은 중국의 체질개선에 대한 미국의 공포감 증대이다.

1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개혁개방정책 40주년 경축 행사가 열렸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행사 중 박수를 치고 있다.
18일 중국 베이징 인민대회당에서 중국 개혁개방정책 40주년 경축 행사가 열렸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행사 중 박수를 치고 있다.ⓒAP/뉴시스

2019년 중국의 행보는 더욱 더 과감해 질 것이다

2019년 중화인민공화국 건국 70주년이 되는 해이다. 내부적으로는 정치, 경제, 사회, 문화, 생태 등 모든 분야에서 더욱 더 전면적인 개혁을 진행해 나가기로 했다. 내수시장의 발전을 위해 감세 정책을 펼치고, 대륙의 불균형적인 발전을 해소하기 위해 서북지역의 개발과 슝안신취를 시작으로 하는 시진핑 시대 경제특구 개발도 본궤도에 진입하게 된다. 또한 인민들의 불만을 해소하고 중국 공산당에 대한 신뢰를 높이기 위한 반부패 투쟁 역시 더욱 더 강도 높게 진행해 나갈 것이다.

동시에 대외적으로는 일대일로 전략의 전면적 실행과 외교안보 정책의 확대를 통해 경제적으로 부강한 경제대국을 넘어 국제사회 전반에서 강력한 발언권과 영향력을 가진 글로벌 강국으로의 도약을 준비해 나갈 것이다. 미국의 압박과 봉쇄가 점점 더 노골적이고 강력해 지겠지만 이미 중국은 미국의 공세에 쉽게 굴복 하거나 무너질 수준을 넘어섰다. 세계 경제에 기여하는 중국의 역할이 이미 거스를 수 없는 수준까지 확장되었다.

중국은 미국의 패권을 인정하며 국제사회에 새로운 규범과 제도를 만들어 나갈 것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충돌을 원하지 않는다. 그렇다고 자국의 핵심이익을 포기하거나 이를 위협하는 충돌을 피하지는 않을 것이다. 때문에 중국은 미국을 인정하고 미국 역시 중국을 인정해 달라는 것이다.

시진핑 주석은 연설을 통해 “중국의 발전은 다른 어떤 나라에게 위협이 되지 않을 것이며, 다른 나라의 이익을 희생시키면서 자신의 발전을 만들지 않고, 어떤 수준까지 발전하더라도 중국은 영원히 패권을 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 하면서 미국과는 다른 국제질서를 추구해 나간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이것은 지난 100여년 간 미국이 규정해 온 기존의 서구식 자본주의 질서에 순응하거나 종속되는 것이 아니라 국제질서 내에 새로운 한 축을 중국이 만들어 가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다. 그것이 바로 덩샤오핑과 시진핑이 주장하는 ‘중국특색사회주의’이며, 사회주의 현대화 강국 건설의 최종 목적지이다. 2050년 국제질서가 어떻게 재편되어 있을지 궁금해진다.

김택연 중국사회과학원 아태글로벌전략연구원 국제정치학 박사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