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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정민갑의 수요뮤직] 한국은 세계로, 세계는 한국으로 흐르는 대중음악 시장
그룹 방탄소년단이 12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웨딩홀에서 열린 2018 KBS 가요대축제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방탄소년단(BTS), 워너원, 트와이스, 레드벨벳, 러블리즈, 여자친구, 갓세븐, 뉴이스트W, 모모랜드 등 화려한 아티스트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그룹 방탄소년단이 12월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웨딩홀에서 열린 2018 KBS 가요대축제에 참석해 레드카펫을 밟고 있다. 이날 행사에는 방탄소년단(BTS), 워너원, 트와이스, 레드벨벳, 러블리즈, 여자친구, 갓세븐, 뉴이스트W, 모모랜드 등 화려한 아티스트들이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김슬찬 기자

2018년 한국 대중음악계의 가장 큰 사건은 방탄소년단의 활약이었다. 지난 해 방탄소년단은 [LOVE YOURSELF 轉 `Tear`] 음반과 [LOVE YOURSELF 結 'Answer'] 음반으로 연거푸 빌보드200 차트 1위를 차지했다. 한국의 뮤지션이 세계 대중음악 시장에서 가장 공신력 있는 차트 1위를 연속 두 번이나 차지한 경우는 전무했다. 방탄소년단은 미국 타임지 커버까지 채우고, 유엔 총회에서 연설하면서 계속 새로운 기록을 돌파했다. 미국 빌보드 연말 결산 톱 아티스트 8위, 톱 아티스트 듀오/그룹 부문 2위, 소셜 50 아티스트 1위,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트위트한 계정과 인물 1위 등 방탄소년단은 오늘의 기록으로 어제의 기록을 갈아치우는 중이다. 한편 영국의 가디언은 빅뱅 지드래곤과 방탄소년단 지민을 ‘베스트 보이밴드 멤버 30명’ 중 11위와 17위로 선정했다. 뉴욕타임즈는 블랙핑크의 ‘뚜두뚜두’를 2018년 최고의 노래 65곡 중 하나로 선정하기도 했다.

그룹 블랙핑크가 12월 2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SBS 가요대전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포토월 행사에는 방탄소년단(BTS), 선미, 비투비, 갓세븐, 엑소, 모모랜드, 세븐틴, 마마무, 스트레이키즈, 트와이스, 위너, 아이콘 등이 참석했다.
그룹 블랙핑크가 12월 25일 서울 구로구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18 SBS 가요대전 레드카펫 행사에 참석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날 포토월 행사에는 방탄소년단(BTS), 선미, 비투비, 갓세븐, 엑소, 모모랜드, 세븐틴, 마마무, 스트레이키즈, 트와이스, 위너, 아이콘 등이 참석했다.ⓒ김슬찬 기자

세계적인 인기 쉽게 꺾이지 않을 ‘케이팝’

케이팝 아이돌 뮤지션들만 해외의 갈채를 받지는 않았다. 올뮤직 연말 결산에서는 밴드 세이 수 미의 음반 [Where We Were Together]를 올해의 음반 중 한 장으로 꼽기도 했다. 곡 중에서 방탄소년단의 ‘Idol’과 세이 수 미의 곡 ‘Old Town’을 언급하는 필자도 있었다. 세이 수 미는 아직 한국의 록 음악 팬들조차 다 알지 못하는 밴드이지만, 해외 유명 매체 연말 결산에서도 계속 세이 수 미를 언급했다는 사실 자체가 의미 있다.

사실 한국의 대중음악인이 해외에서 활동하고 각광을 받은 역사는 이미 오래되었다. 다만 1990년대 이전 계은숙, 김시스터즈, 조용필, 한명숙 등의 인기는 특정 뮤지션 개인의 일점돌파에 가까웠다. 반면 1990년대 이후 한국 대중음악의 인기는 케이팝이라는 대형연예기획사의 아이돌팝 제작 시스템이 만든 결과라는데 큰 차이가 있다. 아이돌팝 중심의 케이팝은 이제 아시아 시장을 넘어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음악 산업의 주역 가운데 하나다. 그에 발맞춰 제작 방식과 활동 방식도 꾸준히 진화했다. 협업과 분업, 현지화, 네트워킹, 고급화 등으로 요약할 수 있는 케이팝 제작 방식은 결국 아시아 시장을 넘어 백인/비백인 음악 시장까지 공략했다.

2000년대 초중반 케이팝이라는 말이 처음 등장했을 때, 케이팝의 인기가 언제까지 그리고 어디까지 이어질 수 있을까 하는 질문을 받곤 했다. 그래봐야 애들이나 좋아하는 음악이고, 뻔하디 뻔하고 비슷비슷한 음악이라 잠깐 반짝하다 말 거라고 생각하는 기성세대가 다수였다. 아마 지금도 그렇게 생각하는 기성세대들이 많겠지만, 이제 케이팝은 그 자신도 확신하지 못했던 성공을 이뤘고 여전히 기세등등하다. 그리고 성공의 경험을 학습한 이들은 제작시스템을 개선해 더욱 발전시킨다. 그것이 산업의 속성이다. 지금 케이팝은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산업의 단계로 올라섰다. 행여라도 ‘애들 음악’이라거나 ‘국위 선양’ 같은 낡은 프레임으로 케이팝을 보고 있다면 이젠 그 생각을 완전히 지워야 한다. 인터넷과 항공기의 자본주의로 완전히 통합된 세계에서 케이팝은 한국인의 언어와 외모, 음악, 춤이라는 차이와 개성을 록, 일렉트로닉, 힙합 등 당대의 보편적 음악 언어와 결합했다. 더 정교하고 더 세련되며 더 진지한 음악과 스타일, 서사를 만들고, 타깃을 명확하게 하며, 파격적인 변화를 더해 확장한 제작/마케팅은 세계 곳곳의 젊은 세대를 맹렬한 추종자로 만들어버렸다. 앞으로 케이팝의 인기는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다.

잠비나이
잠비나이ⓒ잠비나이

일상화된 한국 비주류·인디 대중음악인들의 해외 진출

세이 수 미, 씽씽, 잠비나이 등이 대표하는 한국 비주류/인디 대중음악인들의 해외 진출 역시 일상화되는 단계이다. 물론 방탄소년단을 비롯한 케이팝의 인기에는 못 미친다. 하지만 한국의 비주류/인디 뮤지션이 해외로 나가 공연을 하는 일은 이제 더 이상 업계에서는 놀랍지 않다. 지금 한국 대중음악에 아이돌 음악과 TV에 나오는 뮤지션들만 있는 줄 아는 수많은 이들에게는 잠비나이조차 낯선 이름이겠지만 수많은 비주류/인디 뮤지션들이 계속 해외의 클럽과 페스티벌을 오가고 있다. 이제 한국 뮤지션의 해외 활동은 옵션이 아니라 필수가 되어 가는 추세다. 뮤콘, 서울뮤직위크, 서울뮤직포럼, 에이팜, 잔다리페스타를 비롯한 쇼케이스 페스티벌과 국제 교류 프로그램들이 지속적으로 이어지면서 한국 대중음악은 다른 나라의 대중음악 전문가들에게도 낯설기만 한 지역의 음악이 아니게 되었다.

미국, 일본, 영국 등에 비하면 작은 내수 시장 중심이지만 한국은 음악산업 규모 10위권의 시장이다. 음악팬들은 다들 알고 있듯 이제 한국에서는 해외 뮤지션들의 공연이 거의 매주 열린다. 유명 스타만 오는 게 아니다. 해외의 인디/비주류 뮤지션들이 오고, 한국 인디 뮤지션들과 친분을 쌓은 해외 뮤지션들이 크루처럼 클럽에 와서 공연을 하고 간다. 꾸준한 만남은 호감과 신뢰를 만들고, 공연은 공연으로 이어진다. 오래 전 정부가 부르짖던 ‘한국은 세계로, 세계는 한국으로’가 비로소 현실이 되었다. 서로 서로를 발견하며 또 다른 가능성을 꿈꾸는 중이다.

밴드 세이 수 미
밴드 세이 수 미ⓒ페이스북

이런 상황이라면 뮤지션들 역시 더 적극적으로 움직일 필요가 있다. “에이 뭘 그렇게까지”라고 생각할 일이 아니다. 꾸준하게 이어진 여러 뮤지션들의 도전과 네트워킹은 더 이상 국내 활동만을 염두에 둘 때가 아니라고 말하고 있다. 시장과 팬의 경계를 열어두고 준비해야 할 때다. 물론 음악의 완성도를 높이는 일은 기본이다. 동시에 어디에서건 자신들의 음악을 찾아 들을 수 있게 하고, 들리게 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 최소한 영어 정도로 된 안내 자료와 음악 동영상을 준비하고 소셜미디어를 운영해야 한다. 국내외 네트워킹 프로그램에는 반드시 도전하고 네트워킹의 경험을 계속 쌓아야 한다. 이미 하고 있는 이들에게 배우고 맨땅에 헤딩이라도 하면서 스스로 터득해야 한다. 성공과 실패의 경험을 나누고 서로가 서로에게 배울 수 있어야 한다. 문화체육관광부, 서울시, 한국콘텐츠진흥원, 해외문화원 등의 유관 기관들은 이미 진행하는 교류/지원 프로그램을 더욱 업그레이드 해야 한다. 음악계의 일로만 치부할 상황이 아니다. 국가/도시/지역 마케팅과 브랜드 차원으로 활용하고 결합시켜야 한다. 이미 일상화된 케이팝 관광을 더욱 다양한 한국 대중음악 체험으로 확산시켜야 할 때다. 중남미에 가면 레게, 보사노바, 살사를 찾듯 서울특별시 홍익대학교 앞이나 이태원의 충만한 음악들을 즐기고 만끽하지 않을 이유가 없다. 한국은 더 이상 변방이 아니고, 한국의 대중음악 역시 마찬가지이다. 한국인의 우수함을 알리기 위해서가 아니다. 지속가능한 활동, 즉 버티고 살아남아 오래도록 음악을 하기 위해서이다. 2019년 모두의 건투를 빈다.

서정민갑 대중음악의견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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