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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현의 첫 번째 시선] 입법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을 활용해 보자

지난 2018년 12월 27일 마침내 국회 본회의에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통과되었다. 어렵게 어렵게 여기까지 왔다. 이로써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법률상 정의가 생겼고 경우에 따라 형사처벌도 가능해졌다. 법률이 입법된 만큼 이 법률에 부합한 우리의 대응을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 특히 이 법률은 노조법상 ‘부당노동행위’ 만큼이나 법률 해석에 의하여 정의가 구체화 될 여지가 커 보인다. 직장 내 괴롭힘을 유형화시키기도 어려워 확정적, 고정적 입법이 불가능했던 만큼 당연한 일이라 생각한다.

앞으로 예상되는 쟁점은 직장 내 괴롭힘 자체를 정의하는 일부터 출발할 것이다. 노동자는 가능한 직장 내 괴롭힘의 범주를 넓혀 해석하고자 할 것이고 사용자는 그 범주를 좁혀 해석하고자 할 것이기 때문이다. 이에 필자는 입법된 법률의 옳고 그름보다는 입법된 이 법률이 어떻게 현실에서 작동할지에 대해 몇 가지 예측을 해보고자 한다. 나아가 예측을 필두로 하여 우리 노동자가 대응할 수 있는 방안이 무엇인지 함께 고민하는 시간을 가지고자 한다.

한 시민이 직장 내 괴롭힘을 원인에 대해 조사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
한 시민이 직장 내 괴롭힘을 원인에 대해 조사에 스티커를 붙이고 있다.ⓒ김철수 기자

신체·정신적 고통 막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먼저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의 입법 법률을 살펴보기로 하자. 이 법률은 근로기준법에 새로운 장을 신설하여 도입되게 된다. (제6장의 2 신설) 그 내용을 소개해 드리면 다음과 같다.

제76조의2(직장 내 괴롭힘의 금지) 사용자 또는 근로자는 직장에서의 지위 또는 관계 등의 우위를 이용하여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이하 “직장 내 괴롭힘”이라 한다)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제76조의3(직장 내 괴롭힘 발생 시 조치) ①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알게 된 경우 그 사실을 사용자에게 신고할 수 있다.
② 사용자는 제1항에 따른 신고를 접수하거나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그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실시하여야 한다.
③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기간 동안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하여 피해를 입은 근로자 또는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하는 근로자(이하 “피해근로자등”이라 한다)를 보호하기 위하여 필요한 경우 해당 피해근로자등에 대하여 근무장소의 변경, 유급휴가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용자는 피해근로자등의 의사에 반하는 조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④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피해근로자가 요청하면 근무장소의 변경, 배치전환, 유급휴가의 명령 등 적절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⑤ 사용자는 제2항에 따른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이 확인된 때에는 지체 없이 행위자에 대하여 징계, 근무장소의 변경 등 필요한 조치를 하여야 한다. 이 경우 사용자는 징계 등의 조치를 하기 전에 그 조치에 대하여 피해근로자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
⑥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신고한 근로자 및 피해근로자등에게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 제76조의3제6항을 위반한 자에게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함.

국회가 통과시킨 위 법률은 대통령에 의하여 공포된 이후 6개월이 지나 시행되게 된다. 빠르면 2019년도 하반기부터는 직장 내 괴롭힘에 관한 법률을 시행하게 된다. 여기서 유심히 살펴야할 점은 위 법률 중 어떠한 작위적 행위의무 내지 처벌조항에 관한 법률인 ‘근로기준법 제76조의 3’의 경우에는 법 시행 후 직장 내 괴롭힘 사안에 대해서만 적용된다. 즉 이 법률 시행 이전의 괴롭힘 사안에 대하여 사용자에게 어떠한 의무를 부과하거나 책임을 물을 수 없다. (다만 정의규정인 근로기준법 제76조의 제2조 규정은 적용이 가능한 만큼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수사를 하고 수사기관의 결과에 따라 해당 혐의에 대한 민사적 구제 방안은 강구할 수 있을 것으로 보임)

먼저 이 법률의 도입에 따라 그동안 논의가 많았던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한 담당기관 선정은 노동부로 귀결된 것으로 보인다. 최초 인권위, 노동위원회, 노동부 등 다양한 기관들이 거론되기도 했지만 형사처벌에 대한 조항이 일부 있는 만큼 특별사법 경찰관 직무를 수행하는 노동부가 이를 수사하고 검찰에 송치하는 역할을 하는 것이 맞아 보인다.

한편 혹자들은 정의규정에 불과하기 때문에 실효성이 없다고 말한다. 그러나 직장 내 괴롭힘을 꾸준하게 다뤄본 필자는 이거라도 어딘가라는 애석한 평가를 하고 있다. 이유인즉, 그동안 직장 내 괴롭힘이라는 것 자체에 대한 법상 개념이 없었기 때문에 법원, 노동위원회 모두가 아예 무관심하거나 외면해왔기 때문이다. 예컨대, 직장 내 괴롭힘의 일환으로 실시된 불이익 행위인 인사명령에 대하여 사용자가 주장하는 인사명령의 정당성을 따지기만 했지 노동자가 주장하는 괴롭힘 행위의 일환 또는 법률위반의 정당성 없는 행위라는 주장은 늘상 공허한 외침으로 묻혀버리기 일쑤였기 때문이다. 이제는 적어도 이러한 행위가 있음을 지적하고 종합적 상태를 일컬어 ‘직장 내 괴롭힘’이라 부를 수 있게 된 것이다.

KT 새노조와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KT의 직장 내 괴롭힘 중단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
KT 새노조와 인권단체연석회의 등 시민사회단체들이 기자회견을 열고 KT의 직장 내 괴롭힘 중단과 재발 방지를 촉구했다.ⓒ김철수 기자

업무상 적정범위, 노동자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우선 이 법률의 특징을 짚고 넘어가 보자. 필자가 가장 유심히 보는 지점은 무엇이 직장 내 괴롭힘으로 확정될 것인가라는 문제이다. 나머지 처벌, 손해배상 등은 그 이후의 문제로, 먼저 직장 내 괴롭힘 행위 확정 후 일이다. 금번 입법된 법률에서는 직장 내 괴롭힘의 부작위 의무의 수범자는 ‘사용자 내지 근로자’이다. 직장 내 괴롭힘의 성립요건은 직장 내 우위나 관계를 이용할 것,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다른 근로자에게 신체적‧정신적 고통을 주는 행위, 업무상 적정범위를 넘어 근무환경을 악화시키는 행위가 성립되면 직장 내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여기서 필자가 예측하는 주요한 쟁점은 ‘업무상 적정범위’에 대한 해석일 것으로 보인다. 나아가 신체적 고통은 비교적 명확할 것으로 보이나, 정신적 고통과 근무환경의 악화 행위라는 부분이 다소나마 쟁점화 될 것으로 보인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법문상 업무상 적정범위’라는 표현이다. 통상 사용자는 업무상 필요성이 있는, 통상 감수해야 할 불이익한 사정이라 주장할 것이고 노동자는 고의 또는 이에 준하는 범위를 넘어서는 사용자의 불이익 취급 행위였음을 주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업무상 적정범위는 무엇을 의미하는가. 현재 법원의 어떠한 결정도 없는 상황에서 조심스럽게 예측해 보면 개별적 노동관계 사건의 권리남용 이론(업무상 필요성과 생활상 불이익을 비교형량 한다는 이론)과 유사한 흐름을 가지거나, 어쩌면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상 부당노동행위 이론처럼 불이익 취급 의욕이나 지배개입 의욕과 같이 고의나 중대한 과실을 요구하는 엄격한 판단을 요구할 여지도 있어 보인다.

그러나 어떠한 방향으로 법 이론이 구성되던 노동자가 취하고 준비해야 할 부분은 입증의 준비라는 것이다. 위 언급된 어떠한 의욕이 필요하다는 의욕설, 권리남용 이론도 결국 사용자의 여러 행위를 종합하여 그 결론을 내리는 판단구조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다음과 같은 대응을 설명해 드리고자 한다.

첫째, 관계의 우위성을 입증해야 한다. 직위나 직급의 차이가 있다면 큰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러나 동료 간의 이른바 왕따와 같은 현상은 동료 간 집단적 관계에서 비롯되는 사건이 많다. 만약 조직 내 직급과 무관하게 업무상 상위역할을 한다거나 동료 간 리더 역할을 하는 사람이 가해자라면 그 사람의 사회적 역할에 대한 입증 준비는 해야 한다. 단체 카톡방에서 업무를 지시한다던지 분위기를 주도하는 모습, 주도적 결정을 내리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면 좋다.

둘째, 업무상 적정범위를 확인 가능한 비교대상 업무의 질과 양에 대한 증거자료를 수집하는 것이 좋다. 흔히 직장 내 괴롭힘의 양상이 업무를 전면적으로 배제하거나 과도한 양적업무의 부과 또는 모멸감을 주기 위한 질적업무 하락이 동반된다는 점에서 기존에 자신이 해 왔던 업무를 수집하고 그 결과를 정리해둘 필요가 있다. 나아가 동종유사 업무를 하는 직원과 업무를 비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예컨대 동일한 팀에서 동일한 성과를 내었음에도 불구하고 특정 퇴출 대상자만을 대상으로 부당한 인사고과를 주는 방법도 널리 쓰이는 괴롭힘 방법 중 하나이다. 이때 좋은 방법은 팀 동료별로 팀 성과를 미리 확인받고 이를 공유해 두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셋째, 각종 인사처분이 있고 난 이후 그 처분의 적정성에 대하여 꾸준히 사용자에게 이의제기를 해야 한다. 사실 다른 직장 내 괴롭힘 방지 법률안에서는 정당한 이유 없이 대기발령 6개월 이상일 경우 이를 직장 내 괴롭힘으로 보겠다는 법률안도 존재했다. 그만큼 직장 내 괴롭힘의 방안으로 인사명령이라는 방식이 주되게 사용되었기 때문이다. 문제는 사용자는 정당한 이유가 있다 또는 업무상 필요가 있다는 주장을 줄기차게 할 것으로 보이다. 이러한 주장을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서는 부당한 인사처분에 대하여 이유를 묻고 그 사유를 밝혀 줄 것을 주기적으로 요구해야 한다. 이때 사용자의 반응을 걱정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그저 침묵만 하여도 좋고 정당하지 않은 답변에 그렇지 않은 이유를 구체적으로 밝히면 되기 때문이다.

넷째, 변화된 노동환경에 대해 구체적인 이미지를 확보해야 한다. 예컨대 기존 팀원들과 함께 쓰는 책상을 분리하여 별도의 고립체제를 만들거나, 사무직임에도 의자를 사용할 수 없게 하여 서서 일하는 모습, 기존 업무와 무관한 창고에서 박스 쌓기, 업무공간을 창고에 배치하는 등의 행위를 한다면 이를 이미지로 확보하는 것이 좋다.

위 적정한 증거수집 방안은 예시적인 것이다. 원리는 정상적인 업무가 아니라는 것을 입증하기 위한 비교대상군의 수집, 불이익 효과에 대한 모습을 수집하는 것이다. 수집의 방편은 눈에 보이는 의사표시 및 그 의사의 수령인 문서, 문자, 이메일 등의 형식이 적합하다. 나아가 이미지 녹취도 좋은 방법 중 하나이다.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부는 국가인권위원회에 구례자연드림파크 측 직장 내 괴롭힘 중단 및 노동자 보호 조치를 요구하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
공공운수노조 광주전남지부는 국가인권위원회에 구례자연드림파크 측 직장 내 괴롭힘 중단 및 노동자 보호 조치를 요구하며 인권위에 진정서를 제출했다.ⓒ김주형 기자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 활용하기

우선 직장 내 괴롭힘이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면 이 법률의 사용방법을 알아야 한다. 이 법의 독특한 특징을 말해 둔다면 직장 내 괴롭힘 행위 주체자가 사용자 본인일 경우 과태료나 벌금과 같은 직접처벌 규정이 없다. 이점은 부당노동행위와 관련한 형사처벌 규정과 많이 상이한 점이다.

대신 이 법률에는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신고를 사용자에게 할 수 있다. 사용자는 이 신고를 받으면 사실 확인 조사를 해야 한다. 직장 내 괴롭힘의 가해 주체가 사용자가 가장 많다는 점에서 사용자가 스스로를 조사해야 하는 이상한 상황에 놓이게 된다. 사실상 근로기준법 제76조 의3 제2항 내지 제5항은 사용자가 아닌 직급 상 상사인 노동자에 의하여 발생한 직장 내 괴롭힘에 한정적으로 작동될 것으로 보인다.

그렇다면 이 법률은 사용자에 대한 실효성이 전혀 없는 것일까? 꼭 그렇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누구든지 직장 내 괴롭힘에 대한 신고를 할 수 있으므로 피해 노동자는 사용자에게 행위 중단을 촉구하는 신고를 할 수 있을 것이다. 이때 사용자는 이를 이유로 한 해고나 그 밖의 불리한 처우를 하지 못한다.

만약 그러한 처우가 있다면 사용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게 된다. 이 때 중요한 것은 직장 내 괴롭힘 행위에 대한 신고를 이유로 한 사실일 것이다. 따라서 신고와 불이익 처분의 선후 관계를 잘 따져봐야 하고 신고 또는 괴롭힘 행위의 중단을 촉구하지 않았더라면 그 불이익 처분이 없었을 것이라는 사정을 잘 정리 하여야 한다. 다만 이는 사용자의 객관적 의욕의 입증이면 족하다고 보아야 한다. 사용자의 주관적 의욕을 입증하라는 불가능한 주문을 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필자는 앞으로 사건을 설계한다면 적극적으로 사용자 스스로의 행위에 대해 사용자에 대한 신고 및 중단의 촉구를 요청한 뒤 발생하는 각종 불이익 취급을 불법위반이라는 시각에서 접근할 계획이다.

한 가지 팁을 드리자면, 현재까지의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이 그랬지만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어느 정도의 피해를 감수해야 한다. 즉 상황이 발생하고 있음을 빠르게 인식한 뒤 사용자의 행위 또는 괴롭힘 주체의 행위, 노동자의 행위를 상당기간 방치하고 증거를 수집해야 한다. 예측하건데 단편적 사건으로 직장 내 괴롭힘이 인정될 확률은 많이 없을 것이다. 지속적 반복적으로 가하는 가해행위를 종합적으로 모아야 한다. 필자는 약 3개월 이상의 기간을 가지고 차분하게 준비하시는 것을 권한다.

필자는 이 법률이 꼭 형사적 처벌에 국한하여 사용할 것은 아니라 생각한다. 근로기준법 법률을 위반한 불법행위, 그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 각종 배치전환 대기 발령과 같은 징벌적 성격을 갖는 인사명령 사건에 위법행위의 중요한 지표로 활용될 것이다. 나아가 산재처리에도 중요한 지표로 역할을 할 것이라 본다. 이제 막 한걸음 시작한 직장 내 괴롭힘 방지법이 실효적으로 작동할 수 있게 많은 관심과 적극적 활용이 필요하며, 궁극적으로 행위자인 사용자에 대한 처벌을 다시금 추진해야 한다.

김승현 노무사(노무법인 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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