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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대국간 힘의 균형 흔드는 극초음속(hypersonic) 미사일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에서 다섯번째)이 국방부 관계자들과 함께 모스크바의 국방통제실에서 아방가르드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지켜보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궁은 이날의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발표했다. 2018.12.26
푸틴 러시아 대통령(왼쪽에서 다섯번째)이 국방부 관계자들과 함께 모스크바의 국방통제실에서 아방가르드 미사일의 시험 발사를 지켜보고 있다. 러시아 대통령궁은 이날의 실험이 성공적으로 끝났다고 발표했다. 2018.12.26ⓒAP/뉴시스

지난해 12월 26일, 우랄 산맥의 돔바로프스키 미사일 기지의 해치가 열리고 미사일 하나가 러시아 상공을 가르며 날아갔다. 하지만 미사일의 탄두는 깨끗하고 예측가능한 포물선을 그리며 땅으로 다시 떨어지지 않았다. 대신 재진입부가 분리되어 스스로 방향을 틀면서 별개의 동력장치 없이 어마어마한 속도로 비행해 수천 마일 떨어진 캄챠카에 있는 표적물을 맞췄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극초음속-글라이드 무기인 아방가르드(Avangard)의 실험이 러시아에게 딱 맞는 새해 선물이 됐다”며 기뻐했다.

러시아의 아방가르드 실험발사는 보다 빠르고, 똑똑하며, 움직임이 자유로운 미사일의 시대를 준비 중인 미국과 러시아, 그리고 중국 사이의 극초음속 무기 경쟁의 시작을 알리는 서막이다.

그렇다면, 극초음속 무기란 과연 무엇인가? 그리고 극초음속 무기는 전쟁의 양상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극초음속 무기는 음속보다 5배 이상 빠른, 측 초당 약 1.6 킬로미터를 갈 수 있는 무기를 일컫는다.

극초음속 무기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하나는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Hypersonic cruise missiles)로 비행 내내 로켓이나 제트엔진으로 움직인다. 쉽게 말해 토마호크 같은 현존 크루즈 미사일의 속도를 높인 것이다.

극초음속 발사-글라이드 무기(Hypersonic boost-glide weapons)는 다르다. 이들은 다른 미사일과 마찬가지로 탄도 미사일이나 로켓 부스터에 실려 대기권을 벗어난다. 하지만 어느 시점이 되면 극초음속 활공체(hypersonic glide vehicles, HGV)가 분리돼 기존의 미사일보다 더 낮은 고도로, 더 빠르게, 그리고 적들이 예측하기 어렵게 날아간다.

아방가르드처럼 핵탄두를 장착한 극초음속 발사-글라이드 무기가 있는가 하면 빠른 속도와 정확성으로 충돌 순간의 운동에너지만으로 표적을 파괴하는 극초음속 발사-글라이드 무기도 있다. 음속의 10배로 날아가면 어떤 물질 1킬로그램도 TNT 1킬로그램을 폭발시킬 때보다 더 많은 운동 에너지를 갖게 된다.

현재의 탄도 미사일은 굉장히 빠르지만 궤도의 조작이 어렵다. 반면 순항 미사일은 매우 다양하게 조종할 수 있지만 탄도 미사일만큼 빠르지 못하다. 극초음속 순항 미사일과 HGV들은 속도와 민첩함을 결합하기 때문에 새로운 것이다.

2018년 3월 1일 러시아가 공개한 아방가르드 미사일의 시뮬레이션 화면. 이 미사일은 적국의 미사일방어체계가 실린 함정들을 피해 표적으로 접근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2018.3.1
2018년 3월 1일 러시아가 공개한 아방가르드 미사일의 시뮬레이션 화면. 이 미사일은 적국의 미사일방어체계가 실린 함정들을 피해 표적으로 접근할 수 있음을 설명하고 있다. 2018.3.1ⓒAP/뉴시스

2018년 3월의 극초음속 미사일 실험에 이어 이뤄진 이번 아방가르드 실험에 자극받은 러시아의 라이벌들도 극초음속 미사일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은 이미 수년간 프로토타입을 실험해 왔다.

미국은 2019년의 극초음속 무기 예산을 2018년의 두 배 이상으로 늘렸다. 미국은 예전부터 “재래식 신속 글로벌 타격(conventional prompt global strike)”이라는 프로그램으로 지구상 어디든 1시간 이내에 타격할 수 있는 무기를 개발하고 있었다. 이 무기를 2020년대 초중반에 상용화하고 대량 생산하는 것이 미국의 목표다.

프랑스와 인도, 호주와 일본 또한 자체적으로 극초음속 기술을 개발 중이다.

극초음속 미사일이 대량 생산되면 미사일 방어 체계에 심각한 문제가 될 것이다.

HGV는 낮은 고도로 날아가면서 지구의 곡면과 결합돼 레이다로부터 쉽게 숨을 수 있다. HGV의 빠른 속도 때문에 적들의 반응 가능 시간이 줄어들고, HGV의 기동성 때문에 이를 공중에서 요격하기 어렵다.

미국의 사드 미사일 방어 체계와 같이 특정 장소를 미사일 공격으로부터 방어하려는 ‘지점’ 방어 체계들은 여전히 효과적일 수도 있다. 하지만 날아가는 도중에도 표적을 바꿀 수 있는 HGV의 예측 불가능한 궤적 때문에 HGV는 한번에 매우 큰 지역을 위협할 수 있다.

한 프랑스 관리는 “극초음속 미사일이 공격과 방어간의 균형을 근본적으로 뒤흔들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음속의 10배로 날아가는 미사일이 1000킬로미터 떨어진 곳을 표적으로 삼으면, 반응 가능 시간은 불과 6분에 불과하다. 그 미사일의 표적이 무엇인지를 알아내는 순간부터 타격이 이뤄지는 순간 사이에는 불과 몇 초밖에 없을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초조한 국가 수반들은 미사일에 대한 컨트롤 권한을 아래 군 장성들에게 나눠줄 수도 있고, 심지어는 공격 위협만 있어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도 있다.

또 HGV를 감지하기가 너무 어렵기 때문에 저고도 인공위성이 상당히 많이 있어야 한다. 아마 이 인공위성들은 전시 상황에서 첫번째 핵심 표적이 될 것이다.

기사출처:What are hypersonic weapons?

정혜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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