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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진걸의 민생속으로] 너희들은 128조원이나 벌면서, 저소득층 주휴수당 20만원은 못 주겠다고?

최근 SNS에서 민주당 신창현 의원의 현수막이 화제가 되고 있습니다. 자유한국당에서 문재인 정부의 예산을 '퍼쓰는 예산'이라며 공무원 증원·최저임금 인상과 연동된 소상공인 일자리 안정자금 지원·법인세 인상 등을 공격하고 음해하는 현수막 밑에, 신 의원이 “너희는 재벌들한테 퍼줬지? 우리는 서민들에게 퍼준다!”라고 선명하게 반박 현수막을 내건 것입니다.

민주당이나 신 의원의 정치에 대해서 여러 분들이 평가를 달리할 수 있겠지만, 최소한 이 현수막 내용만큼은 참 속이 후련했습니다. 서민들에 대한 지원이 더욱더 확대되어야 하지만 실제로는 민생대책이든, 복지확대든 제대로 “퍼주지”못하고 있다고 생각함에도, 자유한국당 정권이 그동안 재벌에게 퍼주기 한 것도 맞고, 개혁·진보세력이라면 서민에게 퍼줘야 한다는 그 말도 너무나도 지당하기 때문입니다.

노벨경제학상을 받은 미국의 폴 크루그먼 교수가 ‘경제가 어려운 시기일수록 서민들을 돕는 것은 도덕적으로도 옳고, 소비탄력성이 부자들보다 커서 내수를 진작시켜 경제를 살리는 데에도 큰 도움이 된다’는 취지로 서민들을 위한 경제정책을 설파한 것처럼, 이제는 우리나라도 부디 저소득층·서민들을 본격적으로 도와서 국가·서민경제의 활력을 되살리고, 그를 통해 우리 헌법이 명시하고 있는 대로 경제민주화 실현과 국민경제의 균형적 발전을 담보할 때가 되었을 것입니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예산 등을 비난하는 자유한국당을 풍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합성해 자신의 SNS에 올렸다. 합성 만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
더불어민주당 신창현 의원이 문재인 정부의 일자리 예산 등을 비난하는 자유한국당을 풍자하는 내용의 현수막을 합성해 자신의 SNS에 올렸다. 합성 만으로 큰 화제를 모았다.ⓒ신창현 의원 페이스북

퍼주기 예산? 다 필요한 내수 진작 예산
말로는 서민, 실제로는 재벌·대기업 위하는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이 문재인 정부의 퍼쓰는 예산이라고 지적한 3가지 예산이, 사실은 다 제대로 된 예산이라는 점도 매우 중요합니다. 한국경제의 활력을 되찾기 위해서는 그동안 답습했던 것처럼 수출과 재벌대기업에만 의존해서는 안 되고, 강력한 내수 진작 조치와 중소기업·중소상공인·서민들의 이익과 소득을 늘리는 정책에 집중해야 한다고 많은 이들이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박근혜 정권도 “돈이 도는 경제민주화”를 이야기했었고, 지금의 소득주도 경제성장론과 맥락을 같이하는 “임금 인상을 통한 내수경제 활성화론”을 강조한 바 있을 정도였죠.

이 때 내수를 진작하는 방법으로는 저소득층·서민들의 임금소득·사업소득을 늘려 소비를 확대해가는 방법과 함께, 공공부문의 역할과 지출을 확대하여 일자리도 늘리고 저소득층·서민들을 위한 민생·복지대책을 펼쳐 국민들의 가계소득을 늘리는 정책이 병행되어야 합니다. 그렇다면, 당연히 정부의 공공부문 일자리 및 공공서비스 확충은 그 자체로도 국민들에게 큰 도움이 되면서도 내수경제를 활성화하는 데에도 큰 기여를 할 것입니다.

또한, 저소득층·서민들의 최저임금을 올리고, 이를 감당하기 어려운 영세사업장에는 일자리 안정자금을 지원해 을과 을들이, 을과 병들이 상생하도록 돕는 것 역시 정부가 당연히 해야 할 일일 것이고요. 동시에 이명박-박근혜 정권이 재벌과 갑부 계층들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엄청난 감세 퍼주기를 했다면, 이제는 당연히 법인세·종부세 등을 인상해가면서 정상화하고 그를 통해 조세정의와 경제민주화를 추진하는 것이 맞을 것이므로 자유한국당이 요즘 현수막으로 말하는 것은 모두 틀린 내용들로, 한마디로 빵점짜리 가짜 뉴스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그리고 이런 현수막을 통해 자유한국당이 다시 한 번 재벌대기업과 갑부들을 위한 정당이라는 점이 극명하게 드러났는데, 문제는 이들이 말로는 늘 민생과 서민을 운운한다는 것입니다. 세상에 사기도, 이런 사기가 없을 것입니다. 늘 재벌대기업과 슈퍼리치들을 비호하고, 그들에게 특혜를 주고, 그들의 반사회적 탐욕을 보장하는 데 골몰하면서도 이들이 서민을 위하는 척, 민생을 걱정하는 척 하는 모양새를 취하는 모습은 참으로 가증스럽습니다.

지난해 열렸던 ‘2018 세계노동절대회’에 참가한 한 시민이 800조가 넘는 사내유보금을 쌓아둔채 최저임금 인상만 비난하는 재계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
지난해 열렸던 ‘2018 세계노동절대회’에 참가한 한 시민이 800조가 넘는 사내유보금을 쌓아둔채 최저임금 인상만 비난하는 재계를 규탄하는 피켓을 들고 행진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박근혜 정권 때도 포함된 주휴수당, 문재인 정부 들어와 돌연 왜곡·공격
129조 벌면서 노동자들에게 돌아가는 20만원 떼먹으려는 재벌·대기업

그런 가증스러운 모습은 자유한국당과 재벌대기업·수구기득권 언론들이 최근에 최저임금에 대한 공격과 음해를 넘어, 주휴수당을 비난하고 왜곡하는 것에서도 잘 나타나고 있습니다. 이들은 최저임금 인상 이슈 때도 그러더니, 이미 수십 년 동안 지급하게 되어 있는 주휴수당을 월급제 최저임금 계산 시에 명확하게 포함시키게 하는 것뿐인 문재인 정부의 조치를 계기로, 주휴수당에 대한 거짓과 음해를 서슴지 않고 있습니다. 심지어는 마치 주휴수당이 올해부터 새롭게 도입되어 일부 영세사업자들이 최저임금에다가 주휴수당까지 이중의 폭탄을 당한 것처럼 표현하는 기사나 발언도 쏟아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위에서도 밝힌 것처럼 수십 년 동안 주휴수당은 근로기준법에 의해서도 지급하는 것이 의무화되어 있었고, 박근혜 정권 시절에도 시급이 아닌 월급 기준으로 최저임금을 발표할 때는 주휴수당을 포함해 고시한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전형적인 거짓이고, 왜곡입니다.

자유한국당·재벌대기업·수구기득권 언론, 이들은 평소에는 중소상공인·영세사업자들의 생존권에는 전혀 안중에도 없었고, 오히려 이들의 생존권을 위협하는 재벌대기업들의 탐욕과 갑질을 늘 비호해왔음에도 불구하고, 꼭 최저임금·주휴수당 문제가 터질 때마다, 언제 그랬냐는 듯이 중소상공인·영세사업자들의 수호천사라도 되는 것처럼 행세를 합니다.

심지어는 최근 재벌대기업들은 주휴수당 때문에 한국 경제에 커다란 위기라도 도래할 것처럼 과장하고 호들갑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수십 년 간 법으로 주게 되어 있었고, 박근혜 정권에서도 월급제 최저임금 고시에서는 이미 포함되어 발표되었던 주휴수당이 최저임금이 많이 올랐다고는 하지만, 최저임금과 함께 마치 경제위기의 주범·공범이라도 되는 것처럼 내몰리는 것은 결코 사실도 아닐 뿐더라 바람직하지 않은 것입니다.

더욱이 최근 재벌대기업들과 관련한 두 개의 통계를 본다면, 재벌대기업들의 주장이 얼마나 터무니없는 것인지 금세 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상위 20개 재벌대기업들의 2018년 영업이익이 128조 7159억원에 달할 것이라는 통계인데, 이는 전년 대비 12조 1185억 원이나 증가한 금액입니다. 또 하나는 재벌대기업들의 사내유보금 역시 사상최대로 늘어났다는 것입니다. 2018년 30대재벌의 사내유보금만 883조 원에 달한다는데, 이 역시 2017년 대비 75조 6013억원이나 늘어난 금액입니다. 이렇게 엄청난 영업이익을 탐욕적으로 누리고 있고, 이를 고용이나 노동자 복지에 제대로 사용하지 않아 사내유보금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고 있는 재벌대기업들이 지금 저임금 노동자·저소득층 가구에게는 너무나도 절실한 최저임금 인상을 공격하는 것에, 또 원래 법으로도 주게 되어 있는 주휴수당까지 안주려고 별짓을 다하고 있는 것입니다.

즉, 자신들은 1년에 무려 129조 가까이를 벌면서도, 저임금 노동자들에게는 매달 20만원 안팎, 1년에 240만원 안팎밖에 되지 않는 주휴수당을 떼먹으려 하고 있는 것입니다. 있는 놈들이 더 한다는 말도 있고, 해도 해도 너무한다는 말도 있는데 바로 이런 경우에 써야 하지 않을까요? 결국 최근 거론되고 있는 한국 경제의 위기라는 것도 여러 지표와 통계를 보면, 매우 과장되어 있는 면이 있고, 위기가 있다 해도 국가경제 전체의 위기라기보다는 분배의 위기, 서민들의 위기, 양극화의 위기라는 지적들이 더욱더 설득력을 가진다고 할 것입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수도권북부지역본부 조합원들이 주휴수당 보장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전국건설노동조합 수도권북부지역본부 조합원들이 주휴수당 보장 등을 요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슬찬 기자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 보장하려면 주휴수당에 시비 걸지 말라

작년 내내 최저임금 이슈를 둘러싼 논란이 매우 뜨거웠고 지금 이 순간에도 악의적인 시비걸기가 계속 되고 있는데, 최저임금이 문재인 정부 들어선 후 비교적 많이 인상됐다고 해도 여전히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도 보장하기엔 턱없이 부족하다는 측면을 간과해서는 안될 것입니다. 그래서 주휴수당이 매우 절실한 것입니다. 최저임금이 실제로는 오랫동안 최소한의 인간다운 삶을 보장받기에는 턱없이 부족했기에, 한 주 최소 15시간 이상으로 소정의 근로시간을 다 채운 노동자들에게는 1일 치의 유급휴가를 주는 ‘주휴수당’제도를 도입해서 주 15시간 이상 안정적으로 노동을 제공하는 노동자들에겐 한 주 만근한 것에 대해서 추가적인 보상을 보장한 것이 주휴수당입니다.(근로기준법 제55조, 사용자는 일주일 동안 소정의 근로일수를 개근한 노동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함)

그를 통해서, 2018년 작년 최저임금이 시급으로는 7,530원에 불과하지만, 주휴 수당을 합해서 월급기준(월 174시간이 아니라 월 209시간 근로시간으로 보정되어) 으로는 157만원이 된 것입니다. 사실 월급 157만원으로도 한국 사회에서 살아가려면 매우 부족한 돈이라는 것은 누구나 다 인정할 것입니다. 그런데, 거기에서 주휴수당을 빼게 되면, 그 경우 최저월급은 131만원으로 확 줄어들게 됩니다. 월급 157만원으로도 도저히 살기 어려운 상황인데, 주휴수당이 없어진다면 저소득층 가구들은 지금보다 훨씬 더 어려운 삶을 살 수밖에 없게 되는 것입니다.

더욱이, 올해부터는 노동계의 강력한 반대에도 불구하고 상여금과 복리후생비 일부를 최저임금 산입범위에 포함시키면서, 올해 최저임금 실질 인상률은 10%도 되지 않는 것으로 조정이 된 상황임에도 여기에 또 주휴수당까지 시비를 거는 것은 저소득층 가구들의 생존권과 노동생산성을 심각하게 위협하는 행위가 될 것입니다.

그러니 부디, 지금부터라도 주휴수당에는 시비를 걸지 마십시오. 나중에 최저임금이 지금보다 더 올라서 최소한의 인간적인 삶을 보장하는 수준이 되고, 장시간 노동시간도 지금보다 더 줄어들게 되면, 그때 자연스럽게 주휴수당의 유지 여부에 대해서는 차분히 검토해도 늦지 않을 것입니다. 주휴수당을 지급하기가 버거운 영세사업장에는 일자리안정자금 지원, 신용카드 가맹점 수수료 대폭 인하, 제로페이 확산, 신용카드 사용에 따른 부가세액 공제 확대, 상가임대차보호기간 5년에서 10년으로 연장, 자영업자 근로장려세제 확대, 가맹점-대리점 본사들의 갑질과 수탈 근절, 중소자영업자 과당경쟁 완화 등의 조치들이 큰 도움이 될 것이고, 혹시 그것으로도 모자라다면 그들을 위한 대책을 계속 보완해나가면 될 것입니다.

이렇게 함께 사는 길이 있고, 갑을병 모두가 상생할 수 있는 길들이 분명히 있음에도 불구하고 작년에 이어 올해도 계속 최저임금과 주휴수당 때문에 나라가 망할 것처럼, 경제가 망할 것처럼 거짓과 왜곡을 일삼는 자유한국당·재벌대기업·수구기득권 언론들의 반 국민적·반 서민적 행태에 우리 국민들이 절대로 속아서는 안 될 것입니다. 그들의 서민들의 삶과 민생 문제에 눈꼽만큼의 관심도 없고, 오로지 자신들의 탐욕과 기득권을 유지하는 데에만 골몰하고 있는 집단들입니다. 2019년 새해 소망을 말하자면, 문재인 정부는 흔들림 없이 저소득층·서민들의 소득을 늘리는 다종다양한 정책들과 돈이 도는 경제민주화 조치들을 집중 또 집중해서 추진해나가야 할 것이고, 전국의 시민사회단체들은 우리 국민들과 함께 자유한국당·재벌대기업·수구기득권언론들이 가짜뉴스까지 동원하며 자행하는 반 국민적·반 서민적 행각을 강력하게 규탄하고 반박하고 응징해나가면서, 저소득층·서민들과 노동자·중소상공인들의 이익·소득을 늘려서 작금의 양극화·불평등·민생고의 위기를 극복하는데 힘과 지혜를 모아 모아서 연대하고 또 연대해 나갔으면 합니다.

안진걸(현 민생경제연구소장·상지대 초빙교수/전 참여연대 사무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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