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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 비서실 개편, 중량감 있는 친정 체제 구축으로 개혁 동력화
임종석 비서실장이 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뉴시스

문재인 대통령은 8일 새 비서실장에 '친문' 인사로 꼽히는 노영민 주중대사를 임명하는 등 비서실 개편을 단행했다. 문재인 정부가 출범한 지 20개월 만이다.

정무수석에도 문 대통령의 더불어민주당 대표 시절 함께 호흡을 맞췄던 강기정 전 의원을 새로 임명하면서 '친정' 체제를 구축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시에 '대통령 입'이라고 볼 수 있는 국민소통수석에는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을 새로이 임명했다.

3선 의원 출신의 노영민, 주중대사로 통상·외교·안보 최일선 자리

신임 비서실장으로 뽑힌 노영민 주중대사는 2012년 대선 때 당시 문재인 후보의 비서실장을 지내고, 지난 대선 때도 조직본부장을 맡았던 대표적인 '친문' 인사다. 지난 대선 당시 '영입'된 임종석 현 비서실장이 '신친문'이라면, 노 대사는 '원조친문' 격으로 불린다.

3선 국회의원 출신인 그는 민주당 대변인, 국회 원내수석부대표, 국회 중소기업경쟁력강화특별위원회 간사,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 위원장, 국회 신성장산업포럼 대표 등을 맡아 왔다. 20대 총선 공천에서 배제되면서 국회에서는 더 이상 활동을 이어나가지 못했지만, 문재인 정부 출범 후 첫 주중대사관 특명전권대사라는 중책을 맡으면서 외교에서 한 몫을 거들었다.

이러한 인사 발표는 임종석 현 비서실장이 이날 오후 춘추관 기자회견을 통해 직접 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에 대해 "폭넓은 의정활동 통해 탁월한 정무능력을 갖췄다"라며 "주중대사로서 통상·외교·안보 최일선에서 헌신해온 정치인"이라고 소개했다.

또 "국회에서 다년간 신성장산업포럼을 이끌면서 산업·경제계 비롯한 각계 현장과의 풍부한 네트워크 소통력이 강점"이라며 "기업과 민생에 활력을 불어넣어 혁신적 포용국가의 기반을 튼튼하게 다져야 할 상황에서 대통령 비서실을 지휘할 최고의 적임자라고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그는 "춘풍추상(春風秋霜)의 자세와 국민에 대한 무한 책임의 각오로 대통령 비서실을 운영해 나가고, 기업 및 민생 경제 활력이라는 올해 국정기조를 성공적으로 완성하는데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의 일성도 '춘풍추상'이었다. 이는 남을 대할 때에는 봄바람처럼 부드럽게 대하고, 자신을 대할 때에는 가을 서리처럼 엄격하게 대한다는 의미다.

임종석 비서실장과 악수와 포옹을 나눈 뒤 마이크 앞에 선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은 "사실 저는 많이 부족한 사람이다. 그러다보니까 참 두렵기도 하다"라며 "그 부족함을 경청함으로써 매우려고 한다. 어떤 주제든, 누구든, 어떤 정책이든, 가리지 않고 경청하겠다는 약속을 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어 "제가 좀 일찍 와서 (청와대 여민관) 몇 방을 들려보았는데, '춘풍추상'이라는 글이 다 걸려있는 걸 봤다"라며 "정말 우리 비서실에서 근무하는 모든 사람이 되새겨야 할 그런 사자성어라고 생각하고 있다. 실장이 됐든 수석이 됐든 비서일 뿐이다. 그것을 항상 잊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라고 말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임 노영민 비서실장,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강기정 정무수석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
임종석 비서실장이 8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신임 노영민 비서실장, 윤도한 국민소통수석, 강기정 정무수석 인선 발표를 하고 있다.ⓒ뉴시스

정무수석에 중량감 있는 강기정, 과거 공무원연금 개혁 다시 주목
국민소통수석엔 MBC 방송기자 출신 윤도한

새로운 정무수석으로 임명된 강기정 전 의원도 3선 국회의원 출신으로, 대표적인 '친문' 인사로 꼽힌다. 강기정 전 의원은 집권 초기부터 정무수석 후보로 거론됐지만, 광주시장 출마를 이유로 정무수석직 제의를 고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무수석은 야당을 직접 상대해야 하는 만큼 정무적 능력이 높은 다선 의원 출신이 주로 맡아왔지만, 문재인 정부의 첫 정무수석이었던 전병헌 전 의원이 사퇴를 하게 되면서 그동안 초선 의원 출신인 한병도 정무수석이 자리를 대신해왔다.

강기정 신임 정무수석의 경우 국회 공무원연금개혁 국민대타협기구 공동위원장을 역임했다는 점도 정무적 능력을 인정받은 배경의 하나로 꼽힌다.

임종석 비서실장은 강기정 신임 정무수석에 대해 "책임을 다하는 자세와 정무적 조정 능력을 바탕으로 여야 간의 협상은 물론 공무원연금 개혁, 기초노령연금법 제정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의 타협을 이루어내는 등 남다른 능력을 보여준 정치인"이라고 치켜세웠다.

그는 특히 "2016년 공무원연금 개혁은 헌정 사상 최초의 국회 주도 국민대타협으로 평가되고 있다"라며 "특유의 책임감과 검증된 정무 능력을 바탕으로 국민, 야당, 국회와 늘 소통하며 여야정 상설협의체의 성공적 운영, 그리고 협치를 통한 국민대타협의 길을 여는데 큰 역할을 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강기정 신임 정무수석은 "공무원연금이라는 손에 들기도 싫은 이슈를 나름대로 215일동안 (다루고) 했던 그 기억을 대통령께서 아직 잊지 않고 계셔서 정말 감사했다"라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이어 "정무가 무엇일까, 정무수석이 무엇을 하는 일일까 생각해봤는데, 정책에 민심의 옷을 입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정책을 두고) 국민과 때로는 충돌하고 때로는 국민들이 이해 못하는 것을 저도 3여년 밖에 있으면서 지켜봤다. 대통령의 뜻을 국회에 잘 전달하고 국회의 민의를 대통령께 잘 전달하는 게 저의 역할이지 않을까 싶다"라고 각오를 밝혔다.

신임 국민소통수석으로 임명된 윤도한 전 MBC 논설위원은 기자로 시작해 MBC 노동조합 초기 멤버로 활동했고, 작년에는 MBC 사장 공모에 지원해 주목을 받기도 했다. 노영민 신임 비서실장, 강기정 신임 정무수석과 달리 정치권과 직접적인 인연이 없다.

그에 대해 임종석 비서실장은 "30여년 동안 통일·외교·사회·문화·국제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해온 방송기자 출신"이라며 "빠르게 진화하는 혁신적 미디어환경에서 정부 정책의 수요자이자 평가자인 국민 중심의 소통 환경을 만듦과 동시에 신문, 방송 등 언론과의 소통도 더욱 강화하여 국정 운영의 세세한 부분까지 국민들께서 편안하게 파악하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줄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밝혔다.

윤도한 신임 국민소통수석은 "대형 사건사고도 아닌데 이렇게 기자들이 많은 건 처음 봤다. 그 만큼 이 자리가 중요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한다"라며 "저에게 주어진 역할을 다시 생각해보고 기자들과, 국민들과 소통하는 역할을 충실히 수행하겠다"라고 다짐했다.

떠나는 임종석 "20개월 동안 대통령 초심 흔들린 적 없어"
총선 출마 여부 관심

한편, 20개월의 임기를 마치고 떠나게 된 임종석 비서실장은 마지막으로 "대통령의 초심에 대해서 꼭 한번 말씀드리고 싶었다"라며 "문재인 정부가 국민의 기대 수준 만큼 충분하지는 못할 것이다. 그러나 지난 20개월 동안 대통령의 초심은 흔들린 적이 없었다"라고 밝혔다.

이어 "문재인 정부가 탄생한 이후, 그리고 당신에게 주어진 소명과 책임을 한순간도 놓지 않으려고 애쓰시는 모습을 옆에서 보면서 안타까웠던 적이 참 많았다"라며 "올해는 안팎으로 더 큰 시련과 도전이 예상된다. 대통령께서 더 힘을 내서 국민과 함께 헤쳐가실 수 있도록 많은 응원 부탁드린다"라고 당부했다.

임종석 비서실장을 비롯해 청와대를 떠나는 한병도 정무수석과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에 대해서는 내년 총선에 출마할지 여부에 관심이 쏠릴 것으로 보인다. 총선에 출마하기 위해서는 올해 상반기에는 본격적인 준비를 해야 한다는 게 정치권의 주된 반응이다. 그런 만큼 문 대통령은 비서실장과 주요 수석뿐만 아니라 비서관과 행정관도 조만간 새롭게 인사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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