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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계 “사회적 논의 없는 최저임금 결정 체계 개악 반대할 것”
민주노총 한국노총 양대노총을 비롯한 최저임금위 노동자위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정부안에 대한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양대노총을 비롯한 최저임금위 노동자위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정부안에 대한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 기자회견에서 참석자들이 구호를 외치고 있다.ⓒ김철수 기자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들이 최근 정부가 발표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과 관련해 "개악 법률 처리를 강행한다면 강력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과 한국노동조합총연맹(이하, 한국노총) 등 최저임금위원회 소속 노동자위원들은 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한국노총 6층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를 향해 "일방적인 최저임금 결정체계 및 결정기준 개악 추진을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정부는 지난 7일 최저임금위원회를 '구간설정위원회'와 '결정위원회'로 이원화하는 내용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을 발표했다. 개편안의 핵심은 노사가 추천한 전문가 9명이 참여하는 구간설정위원회가 인상구간을 먼저 정하면, 노·사·공익 위원 동수로 구성된 결정위원회가 해당구간 내에서 인상수준을 정하는 내용이다.

이같은 정부발표에 대해 양대노총 등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 위원들은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구체적으로 정부가 내놓은 최저임금 결정구조와 기준 변경안의 문제점을 짚고, 종합적 제도개선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촉구했다.

이들은 기자회견문을 통해 "최저임금 당사자를 제외하고 구간설정위원회 위원(전문가)들끼리 최저임금 상·하한선을 결정한다는 것"이라며, "노·사 당사자 배제"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더욱 심각한 문제는 '전문가'들이 모두 결정위원회 위원으로 참여한다는 것"이라며 "이런 경우 전문가와 공익위원의 입지는 강화되는 반면, 노사 당사자들은 거수기로 전략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한 최저임금 결정 기준에 '기업의 지불능력'이 추가되는 것에 관해서는 "소위 경영권이라는 미명 하에 노동자 참여는 제한하면서, 사업주의 무능력에 따른 경영 손실은 노동자에게 전가하도록 법으로 최저임금을 억제함으로써 사업주 이윤만 보장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 공정성 상실한 이원화 개편 추진 중단 ▲ 사회적 논의 없는 최저임금 결정구조 및 기준 개악 중단 ▲ 기재부의 최저임금 개입 중단 ▲ 최저임금제도 개선 논의를 위한 전원회의 즉각 개최 ▲ 최저임금 1만원 실현과 영세 자영업자·중소상공인 대책 마련 등을 촉구했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양대노총을 비롯한 최저임금위 노동자위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정부안에 대한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양대노총을 비롯한 최저임금위 노동자위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정부안에 대한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민주노총 백석근 사무총장은 "사회적 대화기구인 최저임금위원회 내에서 논의를 해서 최종적으로 확정하고 법제화하는 과정들을 거쳐야 함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이원화 체계를 들고 와서 사후약방문 식으로 국민의 여론을 수렴해보겠다는 것이 앞뒤가 안 맞는 말이라고 생각한다"고 질타했다.

최저임금법 제 3조는 최저임금에 대한 심의 및 최저임금제도의 발전을 위한 연구 및 건의를 최저임금위의 기능으로 규정하고 있다.

백 사무총장은 정부의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안이 최저임금위원회 파행 등 노사 갈등에 따른 대책이란 입장에 대해서도 비판의 날을 세웠다. 그는 문제가 최저임금위원회 위원 구성에 있다고 지적했다. 현재 최저임금위원회는 노동자위원 9명, 사용자 위원 9명, 공익위원 9명으로 구성되어 있다. 공익위원은 전부 정부가 임명한다.

백 사무총장은 "노사 갈등이 되면 공익위원들이 캐스팅 보트가 된다"며, "(노동계는) 노사중심성을 갖는 (최저임금)위원회를 운영해달라는 게 요청이었는데, 그게 안 되다보니 갈등이 증폭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정부의 안대로 하면 갈등이 없어지느냐, 제가 보기에는 더 심해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양대노총이 박근혜 정부 시절부터 공익위원 선출 방식 개선을 요구한 바 있다고 말했다.

한국노총 이성경 사무총장은 "1988년 최저임금 제도 이후, 정부가 이렇게 노사간 논의없이 일방적으로 정책을 밀어붙인 적이 없다"며 "최저임금 구간 설정은 이미 시행되고 있다.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전문가인 공익위원들이 최저임금 인상률을 (정하기) 위해 최저-최고 인상폭의 구간을 제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사무총장은 "(왜 정부가) 노사 간의 갈등을 증폭시키는 지 이해할 수가 없다"며 "집행 과정에서 조율할 사안이지 법을 바꿀 사안인지, 정말 의구심이 든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양대노총을 비롯한 최저임금위 노동자위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정부안에 대한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민주노총 한국노총 양대노총을 비롯한 최저임금위 노동자위원들이 9일 오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에서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 정부안에 대한 최저임금위원회 노동자위원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노동자 위원들은 "정부는 2017년 12월 '최저임금위원회 제도개선 TF에서 논의된 사항이라고 하지만 노·사·정 간 제대로 된 논의는 사실상 없었다"며 "노·사 위원들이 의견만 제출했지 실제 논의한 것은 6대 의제 중 '산입 범위' 1개 뿐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부가 최저임금 결정체계 개편을 하며 사회적 논의없이 국회 입법을 추진하는 것은 민주주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지적했다.

청년 노동자를 대표해 경사노위에 참여 중인 김영민 청년유니온 사무처장은 최저임금 결정 기준에 추가된 '기업의 지불능력'에 대해 비판했다. 그는 "어떠한 지표를 가지고 고려할 수 있다고 하는 것이냐"며 "국가경제 전반에 영향을 미치는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것에 있어서 (해당 기준이) 바람직한 지에 대해 충분한 논의나 어떠한 검토도 없이 정부안이 발표된 데 심각하게 우려한다"고 말했다.

한편, 양대노총은 1월 중에 최저임금위원회 소집을 요구할 예정이다. 이들은 "10일 전문가 토론회를 시작으로 노사 의견 수렴 절차를 밟겠다고 하는데, 정부가 추진하는 요식행위에 참가하지 않을 것"이라면서도 "최저임금위원회에서 종합적인 제도개선안이 마련될 수 있도록 충분한 논의를 보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양대노총은 정부가 최저임금위원회 제도 개선 논의 요구를 거부하고 일방적으로 입법을 추진할 경우 2월엔 정부 규탄 및 입법저지 투쟁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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