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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국민연금의 스튜어드십 코드 적극적으로 활용돼야

국민연금의 한진그룹에 대한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이 관심사로 부각했다. 지난 7월 제도가 도입된 이후 처음 검토되는 것이기 때문이다. 스튜어드십 코드는 주인의 재산을 관리하는 집사와 같이 고객의 자산을 충실히 보장한다는 의미로 2010년 영국을 시작으로 10여개 나라에서 운용 중이다.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기관투자자가 자신의 권한과 책임을 이행하는 건 그 자체로 전혀 문제가 없다. 하지만 그동안 대부분의 기관투자자들은 재무적 투자자라는 명분으로 경영권에 영향을 미치는 의결권 행사를 피해왔다. 법적 권한이 있으면서도 이를 사용하지 않은 셈이다. 물론 기관투자자로서는 개별 기업의 경영을 감시할 충분한 역량이 없거나 경영 개입이 낳을 수 있는 부작용을 우려했을 수 있다.

분명한 것은 특정 가문의 영향력이 절대적인 한국의 재벌 대기업에서 이를 견제할 세력은 노동조합을 제외하면 기관투자자가 사실상 유일하다는 점이다. 특히 국민연금은 국민의 재산을 관리하는 주체로서 재벌 시스템이 낳은 불합리성에 대해 제 목소리를 내야 할 책임도 있다.

이번에 의제로 부각된 한진그룹의 경우는 더욱 분명하다. 국민연금은 한진그룹의 지주사 역할을 하는 한진칼의 지분 7.34%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조양호 회장 일가와 사모펀드인 KCGI에 이어 3번째다. 대한항공의 경우 국민연금은 11.56%를 보유한 2대 주주다. 조 회장 일가는 그동안 ‘땅콩 회항’, ‘물컵 갑질’ 등 국민의 공분을 사는 비행을 저질러왔고 이로 인해 그룹 계열사들의 주가가 크게 떨어뜨렸다. 주주로서 마땅히 입을 열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진그룹은 지난해 6월 5일 국민연금이 관련 사태에 대해 해명을 요구하자 “경영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면서 면박을 주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경영진을 견제하지 않는다면 이는 국민에 대한 배임일 뿐이다.

물론 연기금이나 기관투자자의 스튜어드십 코드 적용이 무조건 긍정적이라고 할 수는 없다. 과도한 배당 요구로 기업의 장기 지속성을 떨어뜨리고 국민경제에 악영향을 끼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공적 성격을 띤 국민연금의 현명한 처신이 더 중요하다. 노동자와 지역주민, 국민경제의 상황을 고려하면서도 재벌 총수 일가의 전횡을 견제할 수 있는 주체이기 때문이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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