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색보기
댓글보기
다운증후군·백색증 예술가들이 만들어 낸 ‘이음 해외 공연 쇼케이스’
주한영국문화원과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이 공동 주최한 ‘이음 해외 공연 쇼케이스:영국’ 프레스콜이 10일 이음센터에서 열렸다. 해당 장면은 연극 ‘프레드’의 한 장면으로 오른편에 장애인들을 위한 수화통역이 제공됐다.
주한영국문화원과 (재)한국장애인문화예술이 공동 주최한 ‘이음 해외 공연 쇼케이스:영국’ 프레스콜이 10일 이음센터에서 열렸다. 해당 장면은 연극 ‘프레드’의 한 장면으로 오른편에 장애인들을 위한 수화통역이 제공됐다.ⓒ주한영국문화원

무대 위 배우들이 분노로 숨을 거칠게 몰아 쉴 때면 가장자리에 서 있는 수화통역사들도 그렇게 한다. 배우들이 배를 잡고 웃어도 마찬가지였다. 10일 한 공연장에선 쉽게 볼 수 없는 풍경이 펼쳐졌다.

장애인·비장애인 예술가들로 구성된 영국 극단 ‘하이징스’의 연극 ‘프레드’ 프레스콜이 이날 대학로 이음센터에서 진행됐다. 연극 ‘프레드’는 주한영국문화원과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이 공동으로 공연하는 ‘이음 해외 공연 쇼케이스:영국’의 일환으로 상연되는 작품이었다.

주한영국문화원 샘 하비 원장은 “2017년과 2018년은 한영 상호교류의 해였다. 그때 장애인문화예술원과 파트너쉽이 이뤄졌다”며 “많은 공연을 쇼케이스 했는데 그러다 보니 장애와 비장애라는 주제에 관심이 생겼다는 것을 확인했고 장애 예술에 대한 영국의 경험을 교류하고 싶었다”고 기획 배경을 밝혔다.

연극과 인형극이 융합된 공연 ‘프레드’에는 다운증후군 예술가 가레스 존과 아스퍼거 증후군 예술가인 린지 포스터와 리처드 뉸험이 출연한다. 극은 인형 프레드가 인형생존수당을 빼앗길 위기에 빠지게 되면서 맞부딪히게 되는 세상의 편견과 현실을 유쾌하게 담았다.

‘이음 해외 공연 쇼케이스:영국’에는 ‘프레드’ 이외에도 뇌성마비를 지닌 예술가 댄 도우의 렉쳐 퍼포먼스 ‘조건’, 백색증 예술가 조 배넌의 ‘시선’ 등이 마련돼 있다.

연극 ‘프레드’에 출연한 가레스 존(Gareth John)  배우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연극 ‘프레드’에 출연한 가레스 존(Gareth John) 배우가 작품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주한영국문화원

‘프레드’를 연출한 벤 페티트 웨이드 연출가는 “발달 장애에 대해 우리가 가진 개념을 계속 바꿔 나가는 작업을 하고 있다”면서 “그 안에서 탐색할 것은 어떤 게 가능할지, 어떤 형태의 공연이 가능할지 고민한다”고 밝혔다.

그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하는 인클루시브(inclusive) 극단 공연에 대해 “관객은 공연에 대한 기대가 높지 않은 상태에서 오는데 그렇지 않다는 것을 보여주고자 했다”면서 “모든 사람에게 다가가고 어필할 수 있는 것을 공연으로 보여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백색증을 가진 조 배넌은 “제 눈이 특수하고 빛에 대해 남다르게 반응을 한다”며 “그것이 작업적인 형식에 영향을 미쳤고 빛과 어둠이라는 형식으로 풀어 나가게 됐다. 우리가 다르다는 것, 특수하다는 것에 대한 생각을 확장시키는 것을 공연으로 보여주고자 했다”고 말했다.

그는 “공연에서 제 얼굴이나 이미지를 이용하는 이유는 백색증을 가진 사람의 이미지가 미디어에서는 올바르게 전달이 안 되고 있다는 생각 때문”이라며 “미디어에서는 백색증을 불행하게 살아가는 모습이나 뱀파이어, 외계인, 천사 등 정형화된 이미지로 그려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그래서 이미지를 가지고 공연을 만든 것이고 백색증을 가진 사람도 공연을 보러 오기도 하는데 여러 관객과 감정의 교류가 생겨나는 것 같다”며 “어둠 속에서 관객을 만나면 관객에 대한 정보는 없지만 공연이 끝날 때 즈음이면 관객에 대해 알게 되고 그것은 제겐 선물과 같다”고 소감을 전했다.

샘 하비 주한영국문화위원장, 클레어 윌리암스 하이징스 극단 대표, 벤 페티트 웨이드 연출가, 가레스 존, 조 배넌의 모습.
샘 하비 주한영국문화위원장, 클레어 윌리암스 하이징스 극단 대표, 벤 페티트 웨이드 연출가, 가레스 존, 조 배넌의 모습.ⓒ민중의소리

극단 하이징스 클레어 윌리암스 대표는 “저희 하이징스의 미션은 무대 위든 티비든 영화든 발달 장애 배우들을 편안하고 자연스럽게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또한 윌리암스 대표는 공연과 영화 산업 내 가이드라인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영화의 경우 흑인 역할을 백인이 검게 칠하고 출연하는데 그것은 지금 저희 관점에서 보면 용납이 안 된다”며 “또 장애를 가진 사람을 연기할 때 비장애인이 연기하는 경우도 많다. 그런 것들에 대해 문제점을 인식하게 됐고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게 됐다”고 말했다. 클레어 윌리암스 대표는 장애예술인들이 전문 배우로 고영돼 활동할 수 있도록 하는 아카데미 육성 사업과 그들이 차별받지 않도록 공연과 영화 산업 내 가이드라인을 만드는 일에 힘쓰고 있다.

한국장애인문화예술원 안중원 이사장은 “장애 예술 발전을 위해선 혼자 힘으로 어렵다. 여러 좋은 모델 가진 많은 이들과 교류하고 협력하는 것이 발전의 지름길”이라면서 “이번엔 국내에서 영국문화원과 했지만 가까운 시일 안에 장애예술인이 영국에 가서 우리의 자랑스러운 모습, 역량 있는 예술인들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는 기회를 만들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프레드’는 1월 11~13일까지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3시, 7시에 대학로 이음센터 이음아트홀에서 볼 수 있다. 지난 9일 시작된 ‘시선’은 오는 13일까지 평일 오전 11시부터 오후 1시, 주말 오후 3시부터 5시까지 12분 간격으로 진행된다. ‘조건’은 오는 17일부터 19일까지 평일 오후 8시, 토요일 오후 3시에 이음아트홀에서 볼 수 있다.

주한영국문화원 샘 하비 원장
주한영국문화원 샘 하비 원장ⓒ주한영국문화원

김세운 기자

기자를 응원해주세요

기사 잘 보셨나요? 독자님의 작은 응원이 기자에게 큰 힘이 됩니다. 독자님의 후원금은 모두 기자에게 전달됩니다.

이시각 주요기사

카카오톡 카카오스토리 카카오스토리2
닫기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