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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법 농단 연루 법관 ‘면죄부’ 가까운 징계 확정
김명수 대법원장
김명수 대법원장ⓒ김슬찬 기자

김명수 대법원장이 사법 농단 연루 법관 8명에 대해 사실상 ‘면죄부’에 가까운 징계 처분을 확정했다.

11일 대법원은 김 대법원장이 법관 8명에 대한 징계 처분을 내렸다는 내용의 공고를 게재했다. 징계 수위는 3명에 정직, 4명에 감봉, 1명에 견책으로 지난달 17일 법관징계위원회의 의결과 같다.

징계 청구 대상 중 고참 판사에 속하는 이규진·이민걸 서울고법 부장판사의 경우 정직 6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두 사람은 각각 통합진보당 비례대표 지방의원 지위 확인 소송 담당 재판부의 심증을 파악하고 대응 방안을 수립하거나, 기획조정실 소속 심의관들에게 사법행정권 남용에 해당하는 보고서를 작성하도록 지시한 것으로 지목된 인물들이다. 이마저도 최고 징계 수위인 ‘정직 1년’에 못 미치는 처분이다.

통합진보당 비례의원들의 지위 확인 소송을 맡아 법원행정처 측에 심증을 유출한 방창현 대전지법 부장판사는 정직 3개월의 징계 처분을 받았다. 그 역시 징계 청구 사유의 중대성에 비해 가벼운 조치에 해당한다.

법원행정처 심의관으로 근무하며 각종 사법행정권 남용 및 동료 판사들 사찰 문건을 작성한 박상언 창원지법 부장판사와 정다주 울산지법 부장판사는 감봉 5개월, 김민수 창원지법 마산지원 부장판사는 감봉 4개월, 시진국 창원지법 통영지원 부장판사는 감봉 3개월 처분을 받았다.

통합진보당 국회의원들의 지위 확인 소송 과정에 개입한 문성호 서울남부지법 판사는 매우 가벼운 견책 처분을 받았다.

사법 농단이라는 중대한 사안에 비해 가벼운 징계 수위뿐 아니라 징계 사유도 문제가 됐다. 대법원은 이민걸·방창현 부장판사에게만 직무상 의무 위반을 적용했고, 나머지 법관들에 대해서는 품위손상 사유를 적용했다. 법관 독립 침해 행위가 법관으로서의 품위를 떨어뜨린 일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이번 징계 청구를 직접 한 김 대법원장은 “살을 도려내는 아픔을 감수하고 징계 절차에 부쳤다”라고 밝혔으나, 정작 장기간 심의 결과는 면죄부에 가까운 징계 처분으로 마무리됐다.

해당 판사들은 이번 징계 처분에 불복할 수 있다. 이 경우 징계 처분이 있음을 안 날로부터 14일 이내에 대법원에 취소소송을 내야 한다. 법관 징계는 대법원에서 단심으로 판단한다. 사법 농단 연루 법관 중 처음으로 징계를 받았던 임성근 서울고법 부장판사가 지난 10월 징계 불복 소송을 냈다.

강석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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