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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적 선택한 서울의료원 간호사의 유언 “병원 사람 조문받지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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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화 자료사진ⓒ양지웅 기자

서울시 산하 공공병원인 서울의료원에서 일했던 한 간호사가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 유족들은 평소 고인이 병원 내 괴롭힘인 '태움'의 고통을 호소했다고 주장하며, 진상조사와 관련자 사과를 촉구하고 있다.

지난 5일 A 모 간호사가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는 지난달 27일 '직장 내 괴롭힘' 금지 내용을 담은 근로기준법 개정안이 통과한지 불과 9일만에 발생한 사건이다. 고인이 남긴 것으로 추정되는 유서에는 '병원 사람은 조문을 오지 말라'는 내용까지 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A 간호사의 유족은 고인의 발인일인 지난 7일, 고인의 SNS 계정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알렸다.

고인의 남동생은 "일터에서의 스트레스와 복합적인 우울증상으로 인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며 "누나가 죽었음에도 월요일 아침부터 왜 출근 안 하냐는 개소리를 지껄이고 있다"고 글을 남겼다. 또 그는 "누나의 유서에는 병원사람들, 본인이 죽어도 조문 받지 말아달라고 한다"며 "우리 누나를 힘들게 한 사람들 벌 받았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10일 전국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지역지부 새서울의료원분회(이하, 분회)는 고인이 2013년 3월 서울의료원에 입사해 병동에서 5년간 근무를 했고, 2018년에는 친절스타로 선정되기도 했다고 설명했다.

분회에 따르면, 고인은 지난해 12월 18일 간호행정부서로 인사발령을 받았다. 출근 12일 만에 정신적인 고통을 호소했고, 결국 1월 5일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부서 이동 후 고인은 간호행정부서 내부의 부정적 분위기, 본인에게 정신적 압박을 주는 부서원들의 행동으로 인한 정신적 고통을 호소했다고 한다.

분회는 "발인 후에 유가족이 서울의료원에 직접 찾아왔음에도, 의료원장은 유가족을 바로 만나주지 않고 하루동안 시간을 끌었다"며 "현재 서울의료원은 진상조사나 책임자 처벌에 대해서는 공식적인 언급이 없고, 오히려 의료원 관리자 일부가 고인에 대한 악의적인 소문을 내고 있음이 확인되고 있다"는 입장이다.

분회는 병원 측에 철저한 진상조사와 책임자 처벌을 촉구했다.

이들은 10일 성명을 통해 "고인의 부서이동이 결정된 과정, 부서이동 후 간호행정부서에서 있었던 상황들, 고인 사망 후 의료원 측의 부적절한 대응 등이 모두 밝혀져야 한다"며 "진상조사를 통해 밝혀지는 내용에 따라 책임자 처벌 등 후속조치를 유가족 의견을 존중하여 마련하라"고 요구했다.

또한 "고인의 사망 직후 발생한 유언비어에 대해서 서울의료원장이 고인과 유가족에게 책임지고 사과하라"며 "직장 내 괴롭힘 등 의료원 내 불합리한 일들로 또 다시 피해자가 생기지 않도록 진상조사 결과에 따른 재발방지대책을 노동자들의 의견을 반영하여 마련하라"고 당부했다.

한편, 서울의료원 측은 민중의소리와의 통화에서 "고인이 주말에 사망하시고 나서, 7일에 사건을 알자마자 즉시 진상조사단을 꾸려서 조사하고 있다"며 "간호사를 비롯한 의료진은 배제했고, 감사실, 노무사, 변호사, 행정인력 등으로 조사단을 구성했다"고 말했다.

이어 "의료원장은 삼우제(발인 후 3일째)날인 9일, 강릉에서 직접 유가족을 찾아뵌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또 의료원 일부 관리자가 악의적인 소문을 퍼트리고 다닌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어떤 부분을 말씀하시는 지 모르겠다"며 "저희는 전혀 그런 소문을 낸 적이 없다"고 부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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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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