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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권위, “유성기업 노사 분쟁으로 소속 노동자 정신 건강 악화돼”
국가인권위원회 (자료사진)
국가인권위원회 (자료사진)ⓒ민중의소리

국가인권위원회(이하, 인권위)가 유성기업이 사업장 내 복수노조 간 처우를 달리한 것에 대해 '불합리한 차별'이라고 판단했다. 또 지난 2011년부터 지금까지 지속되고 있는 유성기업 내 노사분쟁으로 노동자들의 정신 건강이 악화돼 이에 대한 해결이 시급하다고 봤다. 이들은 유성기업 대표이사와 관계기관 등에 시정권고와 의견 표명을 하기로 결정했다.

유성기업(주)은 자동차 내연기관용 부품을 생산해 현대자동차 등에 납품하는 제조업체다. 아산과 영동 등에 사업장을 두고 있으며, 상시근로자 약 700여명을 고용하고 있는 회사다.

앞서 인권위는 유성기업이 기존 노조인 금속노조 유성기업지회(이하, 제1노조)와 새로 설립된 제 2노조 간 교섭 등 노사관계와 각종 처우 등에 대해 광범위한 차별을 하고 있다는 진정을 접수하고 조사해 왔다.

인권위에 따르면, 유성기업 측은 제1노조가 비타협적 태도로 파업·태업 등 집단행동을 지속해 노사 간 협상이 타결되지 못하고 단체협약 갱신에 따른 처우 개선이 이루어지지 못할 것일 뿐, 제 1노조를 다른 노조와 차별한 것은 아니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인권위 차별시정위원회는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유성기업이 잔업·특근 부여 및 그에 따른 연장근로수당 지급 시 제1노조 조합원을 배제한 것을 차별행위로 봤다. 파업 없이 협상을 타결한 노조 조합원에게만 무분규 타결금을 지급한 것 역시, 노조 소속을 이유로 한 차별행위로 판단했다.

인권위는 유성기업이 제1노조에 대한 과도한 적대행위를 자제하고 대화와 협상을 위한 전향적 입장표명 등 갈등 치유 여건을 조성하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의견을 표명했다.

또한 고용노동부 천안고용노동지청과 충청남도에는 유성기업 사태 해결을 위한 적극적인 중재 노력을 기울이고 피해 노동자 지원 방안 마련·시행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제1노조 측에도 기업의 조치에 유연히 대응해, 불신과 대결적 상황을 해소해 나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당부했다.

금속노조 유성지회·유성 범대위는 4일 오전 서울시 중구 국가인권위(이하, 인권위) 앞에서 '인권위의 유성기업 노조파괴 및 정신건강실태조사 늦장 결정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
금속노조 유성지회·유성 범대위는 4일 오전 서울시 중구 국가인권위(이하, 인권위) 앞에서 '인권위의 유성기업 노조파괴 및 정신건강실태조사 늦장 결정 규탄 기자회견'을 개최했다.ⓒ민중의소리

이와 함께 인권위는 2년째 미뤄뒀던 '유성기업 노동자 정신건강실태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인권위는 유성기업 소속 노동자의 스트레스 등 정신건강상태에 대한 설문 및 인터뷰 등 현장조사를 실시한 결과, 제1~3노조·비조합원을 포함한 전체 응답자 433명 중 62%가 일상에서 많은 스트레스를 느낀다고 응답했다고 밝혔다. 특히 사측과 큰 갈등을 겪고 있는 제1노조 조합원의 경우 72%가 스트레스를 많이 느끼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최근 1년간 극단적인 선택을 생각해봤다'는 응답에서도 제1노조 조합원들이 24%로 높게 나타났다.

설문조사 응답 노동자 중 총 91명이 각각 우울증 징후(59명),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징후(32명) 등 정신 건강에 어려움이 있는 것으로 분류됐다. 이 가운데 제1노조 조합원의 숫자가 우울증 징후 43명,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25명으로 월등히 높게 나타났다.

또 정신적 질환 징후자로 분류된 노동자들에 대해 개별 상담을 실시한 결과, 12명의 노동자(제1노조 조합원 9명)가 극단적인 선택 등을 할 수 있는 정신건강 고위험군으로 판단됐다.

이에 외부 의료기관의 협조를 얻어 이들에 대한 정밀정신건강검사를 실시한 결과, 이들은 각각 우울장애,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알코올 사용 장애, 공황장애 등의 증상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에게는 지속적 치료와 정기적 평가, 필요시 응급 개입 등이 필요하다는 진단이 내려졌다.

인권위는 유성기업 사태가 제1노조 조합원의 건강상태를 크게 악화시켰다고 지적했다. 또 소속 노조와 상관없이 회사 내 많은 노동자들이 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권위는 해당 사건의 처리가 장기간 지연된 점에 대해 "깊이 반성하고 사과하며 향후 이와 같은 진정사건 지연처리가 되지 않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인권위는 진정 요지 중 '임금 및 상여금 등의 삭감', '진급' 관련부분은 각하했고, '작업배치 전환', '임금 미인상', '정년 후 퇴직재고용', '기초근무질서 위반 제재 및 조퇴증 발부 거부', '노동조합의 활동시간 인정' 관련 부분은 기각했다.

인권위는 "진정 사안 중 법원의 재판이나 수사가 진행 중이거나 종결된 부분에 대해서는 '국가인권위원회법' 상 제한으로 본안 판단을 할 수 없어 각하 등을 했다"면서도, "이는 해당 사안이 차별이 아니라는 판단은 아님을 밝히며, 향후 유성기업 사태 해결을 위해 관련 기관과의 적극적인 협의 및 지속적인 관심과 노력을 기울일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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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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