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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18 어머니들, 국회 앞서 농성 돌입 “지만원 추천? 목숨 걸고 바로잡겠다”
자유한국당이 5.18진상조사위원 추천을 미루고, 심지어 지만원 씨를 5.18 진상조사위원으로 추천해 논란이 된 가운데 5.18 유공자의 어머니들(이하 5.18 어머니)이 11일 직접 국회를 찾아 항의하고 있다.
자유한국당이 5.18진상조사위원 추천을 미루고, 심지어 지만원 씨를 5.18 진상조사위원으로 추천해 논란이 된 가운데 5.18 유공자의 어머니들(이하 5.18 어머니)이 11일 직접 국회를 찾아 항의하고 있다.ⓒ민중의소리

5.18 유공자의 어머니들이 11일 5.18진상조사위원 추천을 차일피일 미루고, 심지어 지만원 씨를 조사위원으로 추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는 자유한국당을 향해 "방해하지 말라"라고 규탄하며 국회 앞에서 농성을 시작했다. 지만원 씨는 '5.18 민주화운동은 북한군이 개입한 폭동'이라고 주장한 대표적 '극우 논객'이다.

버스를 타고 광주에서 상경한 5.18 어머니 7명은 이날 오후 "기가 막혀 잠도 못 잤다"라고 울분을 토하며 국회를 찾았다. 5.18 어머니 최모(61)씨는 민중의소리와 만나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러 왔다"라고 밝혔다. 이들은 '진상규명 방해 자유한국당 규탄'이라고 적힌 플래카드를 상의 위에 입고 있었다.

최 씨는 "5.18진상조사위가 꾸려지면 국방위원회에서 (문제가) 풀리겠지 하며 기다려보자(고 했다)"라며 "김성태 전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작년) 12월 12일까지가 내 임기니까, 그 안에 5.18진상조사위 선정해서 3명 추천하겠다'고 우리 단체들에 말해서 믿었다. 그런데 그게 안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 전 원내대표는 지만원 씨를 5.18진상조사위원으로 추천하려 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논란이 되자, 다음 원내지도부로 책임을 미뤘다.

최 씨는 "(김 전 원내대표 후임인) 나경원 원내대표가 (이달) 7일까지 선정하겠다고 해서 기다렸다"라며 "(그런데) '자격 없는 사람'을 추천했다"라고 성토했다. 자유한국당 원내지도부는 지만원 씨와 육군사관학교 22기 동기이자, 5.18민주화운동 당시 3공수여단 대대장 출신이었던 '군 출신 원로 인사'를 조사위원으로 추천하는 것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를 두고 또다시 논란이 일자 나 원내대표는 이날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최 씨는 "광주에 와서 진압을 지휘한 사람을 추천하는 건 아니지 않냐"라며 "(군 출신 인사 추천이 사실이라면) 결국 (진상규명을) 하지 말라고 하는 것이다"라고 울분을 토로했다.

5.18 어머니들은 국회에 들어서자마자, 경찰에 의해 저지 당했다. 경찰 측은 "국회 안에서는 이런 것(항의 복장)은 하지 못하게 한다"라며 5.18 어머니들을 막아섰다. 5.18 어머니들은 경찰이 막으며 손을 잡자 비명을 지르며 "우리 몸에 손을 대지 말라"라고 경고했다.

강하게 항의하던 5.18 어머니 최 씨는 "광주에서 제복 입은 경찰들에게 당했던 기억이 있어서, 경찰의 손이 몸에 닿으면 소스라치게 놀란다"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이에 경찰도 난처한 표정을 지었다.

경찰의 저지에 5.18 어머니들은 그대로 국회 정문 근처 길바닥에 주저앉았다. 5.18 어머니들은 "이 나이에 죽을 각오를 하고 왔다", "자유한국당은 방해하지 말라" 등과 같이 항의성 발언을 이어갔다.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북한군이 침투, 시민들을 선동해 폭동을 일으켰다고 주장한 지만원 씨가 2017년 11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등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
1980년 5.18 광주민주화운동 당시 광주에 북한군이 침투, 시민들을 선동해 폭동을 일으켰다고 주장한 지만원 씨가 2017년 11월 30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정보통신법상 명예훼손 등 5차 공판에 출석하고 있는 모습. 자료사진.ⓒ뉴시스

또 다른 5.18 어머니 김모(82)씨는 국회에 들으라는 듯이 큰 목소리로 아들의 생전 마지막 모습을 설명했다. 김 씨는 "나는 그때(1980년) 25살 먹은 아들을 외국에 보내려고 했다"라며 "(그 아들은) 다친 사람을 실어 나르다가, 공수부대가 쏜 총에 맞아 얼굴이 없어졌다"라고 말했다.

그는 "(당시에 나는 아들 시신을 보고도) '너는 어떻게 얼굴을 잃어버렸냐'라고 했다. 그런데 다음 날 보니 그 놈이 내 아들이었다"라고 말했다. 이내 그는 슬픔에 휩싸여 눈물을 흘렀다.

이어 김 씨는 "생떼 같은 내 새끼들을 다 죽였다"라며 "지금도 그때 고문을 받은 사람들은 날만 궂으면 미쳐서 시내를 돌아다닌다"라고 울분을 토했다.

그는 "광주 사람들을 그렇게 만들어 놓은 장본인이 무엇을 했다고 '민주주의의 아버지'라고 그러는가"라며 "그렇게 내 자식들을 죽여놓고, 세상에 어떻게 그런 말을 하는가"라고 울먹이기도 했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부인 이순자 씨는 지난 1일 한 극우성향 매체와의 인터뷰를 통해 "민주주의의 아버지는 누구인가. 저는 우리 남편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해 공분을 샀다.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 (자료사진)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과 나경원 원내대표. (자료사진)ⓒ김슬찬 기자

5.18 어머니 최 씨는 김병준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을 향해 "김병준도 나오라"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김 비대위원장이 지난 3일 이순자 씨의 발언에 대해 "아내가 남편에 대해 뭐라고 했는지 논쟁 삼을 일은 아니다"라고 말한 데 대한 항의로 보인다.

최 씨는 "처음부터 (자유한국당은) 방해하려고 (추천을) 안 하고 있는 것"이라며 "자유한국당도 주범인 것 같다. 당당하면 나오라 이거다. (왜) 이 핑계, 저 핑계 대고 막는가"라고 답답함을 호소했다.

5.18 어머니들은 이날부터 국회 근처에 설치된 전국농민회총연맹 천막 농성장에서 함께 항의 시위를 이어나갈 예정이다. 5.18 어머니들 중 한 명은 단식 농성을 이어갈 뜻을 밝혔다.

한편, 5.18민주화운동 부상자회와 5.18 유족회, 5.18기념재단, 5.18구속부상자회 등 4개 단체는 오는 14일 상경해 전두환 전 대통령 자택 항의 방문, 자유한국당 당사 항의 방문, 국회 1인 시위 등을 벌일 계획이다.

5.18 유공자의 어머니들이 11일 5.18진상조사위원으로 지만원 씨 등을 추천하려는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며 국회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5.18 유공자의 어머니들이 11일 5.18진상조사위원으로 지만원 씨 등을 추천하려는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며 국회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민중의소리
5.18 유공자의 어머니들이 11일 5.18진상조사위원으로 지만원 씨 등을 추천하려는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며 국회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
5.18 유공자의 어머니들이 11일 5.18진상조사위원으로 지만원 씨 등을 추천하려는 자유한국당을 규탄하며 국회 앞에서 천막 농성을 벌이고 있다.ⓒ민중의소리

장재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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