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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스뵈이다’ 김규리, “‘블랙리스트’ 아직도 무섭다… 이젠 웃고 싶어” (영상)
다스뵈이다 출연한 김규리
다스뵈이다 출연한 김규리ⓒ출처 = 방송캡처

배우 김규리가 김어준이 진행하는 ‘다스뵈이다’에 출연, 지난 정권의 ‘블랙리스트’로 인해 겪었던 일들과 감정, 그리고 지금의 바람을 담담하게 털어놓았다. 표정은 담담했지만 원하는 것은 애절했다. “이젠 좀 웃고 싶다”는 평범한 소원이었다.

11일에 공개된 딴지방송국 ‘다스뵈이다’에서 김어준은 “딱 세 가지 질문만 하겠다고 설득해 김규리를 이 자리에 불렀다”라며 전 정권 당시 블랙리스트에서 겪었던 일, 지난 9년간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이유, 그리고 그 이후의 일들을 물었다.


▴ 이명박-박근혜 정권 당시 겪은 일들

김규리는 먼저 영화 ‘미인도’를 찍을 당시의 이야기를 전했다.

(2008년 5월, 광우병 쇠고기 관련 글을 쓰고 3달 후)
“(2008년 8월) 좋은 취지의 모임의 회장님이 연락이 왔다. 그 분이 ‘글을 내리라’고 하시더라. 묻지 말고 내리라고 하시더라. 이미 3개월동안 걸려 있었는데 왜 굳이 내리냐, 지금 내리는게 더 이상하다고 말씀드렸다. 그러니까 ‘너 큰일났다. 위에서 가만 안 둔대’라고 하시더라. ‘지금 ‘미인도’란 영화 찍고 있지 않나. 그거 망가뜨리겠다고 위에서 그러더라’라고 하더라. 그러면서 ‘그거 다 니 책임이니 (글) 내려라’라고 말하셨다. 그 분은 나중에 지방에서 방송국 차리고 회장이 됐다. 그 다음 날 글은 바로 내렸다(웃음). 영화는 개봉해야 하지 않겠나. 고민을 하루 하다가 내렸다. 왜 3개월 지나서 그러는지 정말 이해되지 않았다.”

그런 이후 약 1년이 지나서야 쇠고기 업체로부터 고소를 당했고, 자신을 공격하는 여론도 그 즈음부터 급증했다고 김규리는 말했다. 김어준은 이를 두고 “1년 쯤 지나서야 경찰, 검찰 조직이 갖춰진 것”이라고 해석했다.

“글을 쓰고 1년이 지나서 고소당했다. 그 광우병으로 촛불이 일어나고 아마도 여론전을 해야겠다고 생각하지 않았을까 싶고, 그 첫 타자는 ‘PD수첩’이었던 거 같다. 그 고소장에 나도 들어가 있다.”
“여론전이 엄청났다. 1년 뒤에. (에이미트에 고소당한 건) 2009년 8월 11일인가 그랬을 것이다. 8월 13일에 드라마 계약서를 썼는데 갑자기 나간 자리에서 (드라마) 감독님이 ‘작업을 못하게 됐다’라고 하시더라. 그리고 집에 돌아오니 2시간 채 안 되어 ‘고소당했다’라는 기사가 뜨기 시작하더라. 기사도 뜨기 전에 감독님이 어찌 아셨는지… 그리고 나와 작품을 한 감독과 제작사는 희한하게 다음 작품이 잘 들어오지 않았다.”

그에 따르면 문화계 블랙리스트에 오른 이유는 허무했다. 김규리 본인이 하지 않은 일이었다는 것이다.

“시사인 북콘서트 사회를 봤대요. 사회도 보지 않았고, 북콘서트 사회는 또 왜 나빠요? 제가 하지 않은 일로 블랙리스트에 올라 있었어요. 검찰 들어가서 본 건데 밖으로 나오진 않은 얘기에요. ‘건전 연예인과 섞어서 계도하라’라고 쓰여 있었어요(웃음). 그게 뭔지 (아직도) 모르겠어요.”

다스뵈이다 출연한 김규리
다스뵈이다 출연한 김규리ⓒ출처 = 방송캡처

▴ 9년이나 지나서야 밝히는 이유

“과연 믿어 주셨을까요?”

전 정권이 자신을 ‘마녀’로 희생했다고 생각한 김규리. 그는 “그 때 이야기했다면 과대망상증 있는 사람으로 몰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나는 그 분들에겐 그저 아이템이다. 필요할 때 쓰여지고, 가만히 있어야 하는 사람인 것”이라고 말했다.

김어준은 2018년에는 왜 불러도 나오지 않았느냐고 물었다. 김규리의 답은 “나 배우다. 그 일에 머무르지 말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을 때 나오고 싶었다. 작품 이야기도 하면서. 그런데 작품이 안 들어온다”라며 웃음지었다.

그간 뭐하고 지냈느냐는 김어준의 ‘첫번째’ 질문에 김규리는 담담하게 말했다.

“별 짓을 다 하고 지냈어요. 몸을 괴롭히고 정신을 괴롭히고 끝자리까지 섰다가 다시 일어나고 살기 위해서 몸부림을 쳤어요. 억울하고 무서웠어요. 지금까지 이야기못한 건 무서움 때문이다. 고통스러웠어요. 그걸 버틴 건 여러분 덕분이에요. 우리들 모두는 고통스럽고 괴로운 일들이 있음에도 버티고 살잖아요. 그래서 버티고 살자고 생각했죠.”

다스뵈이다 출연한 김규리
다스뵈이다 출연한 김규리ⓒ출처 = 방송캡처

▴ 정권이 교체된 이후

최근 정치권에서는 자유한국당을 비롯해 일부에서 현 정권에 ‘블랙리스트’가 있다는 이야기를 다시금 꺼내고 있다. 이른바 ‘화이트리스트’. 김규리는 이에 강력하게 일침을 날렸다.

“거울을 보고 내가 이 문제를 제기해도 되는 자격이 있을까 생각을 먼저 해보시면 좋겠어요. 그분들이 가해자잖아요. 권력을 가지고 정권 가지고 있을 때 그런 일이 벌어졌는데 한치의 부끄러움이 없는지. 문재인 대통령이 사과하셨어요. 죄송하다고. 아 눈물나. 문건에 나온 두 분 중 한 분은 여전히 방송국 요직에 앉아 계세요.”

김규리에 따르면 여전히 그에 대한 협박은 이어지고 있다고 한다.

“국정원 문건이 나오고 인스타그램에 소회를 간단히 썼죠. 다음 날 어머니 성묘를 갔어요. 협박 전화와 문자도 많이 받았어요. 그 중 가장 충격적인 것은 지인 통해서 전달되어 온 것이고, 유명한 언론사의 분이라고 들었어요. 되게 말이 과격해요. 괜찮으시겠어요?”

그러면서 김규리가 그 말을 전달했지만, 이 내용은 비프음 처리되어 들을 수 없었다.

그들이 공격하는 것을 이미 겪어 보았기 때문에 여전히 너무나 무섭다는 김규리. 그는 이 방송이 나가면 또 그럴 것 같아 무섭다고 했다. 그러면서 “웃고 싶다. 다 털어내고 싶어 (‘다스뵈이다’에) 나왔다. 다 이야기하면 2019년을 가볍고 즐겁게 웃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라고 마무리했다.

그러면서 김규리는 반드시 하고 싶은 말이 있다고 말했다.

“이번 정권에서 본인이 블랙리스트에 올라와서 제재를 받고 있다고 생각하시는 분들, 있을 수 있다. 참으세요. 10년 동안. 10년동안 참으시고 그 때 이야기하세요. 그리고 그동안 자기검열 하시길 바랍니다. 이게 정말 맞는지. 문제제기하고 싶은 분들은 거울 보고 자기 눈을 마주치고 내가 문제제기할 자격이 있는지 다시 한 번 고민하시길 바랍니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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