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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트레이트’ 김용균 씨 희생 되풀이 않을 방법은 직접고용… 산자부가 막고 있다 (영상)
스트레이트
스트레이트ⓒ제공 = MBC

김용균 씨의 죽음이 있은지 한 달, ‘스트레이트’는 화력발전소 내부 영상을 폭로하고 정규직화가 반드시 필요함을 역설했다.

MBC ‘스트레이트’ 14일 방송분에서는 ‘죽음의 컨베이어 벨트’라는 제목으로 김용균 씨의 죽음과 관련한 이야기를 한 발 깊이 들어가 분석하고, 대안으로 정규직화를 제시했다.


▴ 119도 못 불러, 안전 개선 요구도 못 해… 문제의 원인은 외주화

‘스트레이트’는 외주화로 인해 119 구급대도 부를 수 없는 현실을 보여줬다. 10여년 전 발전소에서 사고를 당한 이모 씨는 구급차를 부르지 못하고 이 씨 개인 차량으로 병원에 이동했다.

이 씨는 인터뷰에서 “(회사로부터) 차에 비상 깜빡이 켜지 말아라. 우리회사에서 사고가 났다는 것을 본청이 알면 안 되는 거였다”라는 충격적인 말을 꺼냈다. 그는 신호와 제한속도까지 지켜가며 병원으로 이송됐고, 수많은 수술 과정을 거쳤다고 한다. 하지만 수술비를 대가로 산재를 신청할 수 없었다고 한다. 산재가 되면 회사(하청업체)에 불이익이 간다는 것이다.

하청업체는 3년에 한 번씩 경쟁 입찰로 일감을 따낸다. 사고가 알려지면 일감을 따내기 어렵게 되는 것이다. 유성규 노무사는 “사설 구급대를 부르는 게 동료 노동자인 경우도 있다. 자기가 일하는 일자리가 위험해질 수 있다는 걸 노동자들조차 공유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어쩔 수 없이 발전사에 보고될만큼 큰 사고가 나면 수없이 많은 보고 과정을 거친다. 운전과장, 운영팀장, 사업소장, 안전파트 감독에게까지 보고하고 나서야 승인받아 119 신고를 할 수 있게 되었다는 한 보고서는 충격적이다. 김용균 씨도 이러한 과정 때문에 사고를 당한 후 3시간 30분이 지난 상황이었다.

한 발전소의 하청 노동자는 “개선을 요구하면 ‘해도 안된다’라는 이야기를 듣는다”라고 인터뷰했다. 하청업체이기 때문에 원청에 요구라는 걸 하기 힘들다는 것이다. 취재한 고은상 기자에 따르면 서부발전 현장은 10km가 넘는 컨베이어 벨트가 있지만, 화장실조차 제대로 없었다.


▴ 비극의 시작은 민영화… 한전산업개발 소유한 자유총연맹

‘스트레이트’는 문제의 시작을 민영화로 짚었다. 그러면서 한국전력의 자회사인 한전산업개발 지분 51%를 소유한 자유총연맹을 겨냥했다. 금융감독원 공시에 따르면 자유총연맹은 9년간 200억 원의 배당을 받아갔다.

발전비정규직연대회의 이태성 간사는 “6개 민영화 집중 육성은 거짓말이다. 발전사의 노다지 사업을 그냥 민간에 누가 맡겨서 수익을 준 것”이라고 주장했다. 실제로 입찰 기준도 많이 완화되어 고난도 공사 경험도 필요 없고, 대규모 발전소 정비 경험 없이도 가능하며, 필요로 되는 기술자의 경력도 12년에서 4년으로 줄었다.

발전업계 관계자는 “현재 적격 심사 제도는 기술력 평가에서는 다 어느 업체건 최고점을 받는다. 결국 금액 싸움이 되고 결국에는 인건비 싸움이 된다. 보조 인력이 현장 업무를 수행하는 상황이 됐다”라고 증언했다. 김용균 씨를 고용했던 ‘한국발전기술’도 최저가 덕분에 발전소 일을 낙찰받을 수 있었다고 한다.

취재한 배주환 기자는 “경쟁력 높인다며 경험 없고 기술력 부족한 민간 업체가 일을 받을 수 있게 밀어줬다”라고 말했다. 함께 취재한 고은상 기자는 “민간 업체들이 정비를 못 해 한전 자회사에 정비를 도와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었다”라고 전했다.

‘경쟁을 통한 효율성 강화’를 내놓은 민영화가 일부에 이익을 몰아줬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현재 7개 발전업체 중 3개를 ‘Calista Capital’이 가지고 있다. 이 사모펀드는 2014년 ‘한국발전기술’을 시작으로 총 3개를 사들인 것이다. ‘스트레이트’는 이 세 업체 중 누가 낙찰받아도 이 사모펀드의 수익이 된다고 꼬집었다.

진행자 주진우는 “대한민국에서 전기가 사라지지 않는 한 발전소는 사라지지 않고, 발전소 정비회사는 사라지지 않는다. 대한민국이 사라지지 않는 한 평생 먹거리를 마련한 것이다. 사실상 땅 짚고 헤엄치기다”라고 비판했다.


▴ 비극을 막을 수 있는 방법은 직접 고용, 정규직화

‘스트레이트’는 구의역 김 군의 사고 이후 조치를 예로 들며 대안을 제시했다. 취재에 따르면 현장에는 2인 1조 작업 원칙이 지켜지고 안전장비도 충분히 지급되고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변화는 바로 ‘위험하다고 말할 수 있는 권리’가 생겼다는 것이다.

김 군의 동료 박창수 씨는 “위험하면 작업을 안 해도 되고 거부를 할 수 있다. 상황이 많이 좋아진 것이다. (하청업체에 있을 땐) 상상도 못 했다”라고 인터뷰했다.

정규직 고용 후 사망사고가 없었던 것은 물론이거니와 스크린도어 고장 건수도 2만 건 정도에서 3천여 건 정도로 줄었다. 배주환 기자는 “신분이 안정되니 고장에 대해 연구하고 점검하는 시간이 늘면서 고장 자체가 줄어든 것”이라고 해석했다.

그러면서 ‘스트레이트’는 한림대의 한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발전 설비 운전 업무는 정규직화가 되어야 한다”라고 전했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하청업체 노동자는 원청업체 노동자에 비해 사고 사망률이 약 4배 가량 높다.

그러면서 ‘스트레이트’는 산업통상자원부가 정부의 직접 고용 원칙을 뭉개고 있다고 주장했다. 2018년 12월 24일 산자부와 발전사 비공개 회의에서 산자부 측은 “다양한 주장이 있어 협의가 어렵다”라고 밝혔다고 한다. 추진하던 민영화 정책을 원점 복귀시키기는 싫고, 정부와 대립할 수는 없으니 결론을 내리지 않고 시간만 끌고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우원식 의원은 “산업부가 아주 미온적으로 문제에 대처 중이다. 산업부 정책은 아주 잘못됐다”라고 말했다.

‘스트레이트’는 김용균 씨 어머니의 이야기를 끝으로 ‘죽음의 컨베이어 벨트’ 편을 마쳤다.

이동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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