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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의 외주화’ 내몰린 4천여 전기노동자 ‘안전예산 요구’하며 파업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 전기노동자들이 한전의 전기노동자 직접고용, 배전예산 확대 및 적정 보유인원 관리감독, 숙련인력 양성 등을 촉구하는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오는 18일 전남 나주 한전 본사 앞에서 임단협 출정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 전기노동자들이 한전의 전기노동자 직접고용, 배전예산 확대 및 적정 보유인원 관리감독, 숙련인력 양성 등을 촉구하는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오는 18일 전남 나주 한전 본사 앞에서 임단협 출정식을 갖는다고 밝혔다.ⓒ김철수 기자

한국전력 하청 비정규직 전기노동자 4천여명이 ‘위험의 외주화 반대’와 ‘안전예산 확충’을 요구하며 파업을 선포했다. 이에 건설노조 4개 분과 중 1개 분과인 전기분과가 오는 18일 하루 총파업에 나선다.

건설노조는 15일 오전 광화문 故 김용균 분향소 앞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 전기 노동자 총력투쟁 선포 기자회견’을 열고 “건설노조 전기분과위원회는 오는 18일 전남 나주 한국전력 본사 앞에서 ‘2019 전기노동자 생존권 사수를 위한 임단협 출정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한국전력은 전기노동자들을 사람이라 생각한다면 직접고용 하고, 배전예산을 확대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나선 이들은 전봇대를 오르내리며 각 가정에 전기를 공급하는 전기노동자들이다. 이들은 2만2천9백 볼트 고압을 다루며, 생명을 잃을 수도 있는 위험한 업무를 맡아 한다.

현장서 이들은 한전 마크가 붙은 옷을 입고 일을 하지만 한전 직원이 아니다. 하청 계약직 노동자 신분이다. 한전은 2년마다 이들을 간접고용하기 위해 배전협력업체를 입·낙찰하고 있다.

산재를 입은 전기노동자들 자료사진
산재를 입은 전기노동자들 자료사진ⓒ건설노조

건설노조에 따르면, 최근 한전은 2019년 배전운영 예산을 전 년(1억4천억)보다 2천억 원가량 줄인 1조2천억대로 책정했다고 한다. 위험한 업무를 하청 비정규직에게 떠넘기면서 안전비용을 최소화하는 관행이 이곳에서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실제로 더불어민주당 어기구 국회의원실에서 공개한 최근 10년간 전기노동자 산재사고 현황을 보면, 10년간 38명의 한전 정규직 직원들이 재해를 입었고, 1529명의 하청 비정규직들이 산재사고를 당했다. 산재사고를 당한 노동자들의 대부분이 하청 비정규직 노동자에 편중돼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한전이 관련 예산을 축소하며 하청 노동자들의 안전을 도외시하자, 분노한 전기노동자들이 직접 나섰다.

건설노조 전기분과는 이번 총파업을 통해 ▲ 전기노동자 직접고용 ▲ 배전예산 확대, 적정 보유인원 관리감독 ▲ 숙련인력 양성 등을 요구할 방침이다.

건설노조 관계자는 “예산 축소는 관행처럼 이어져오던 빨리빨리 속도전과 맞물려 안전을 도외시하고 숙련공 양성을 저해하고 있다”며 “이를테면, 버켓 하나에 2인1조가 투입돼 안전을 도모하고 숙련공을 양성해왔는데 현재 상황은 다르다”고 지적했다. 그는 “버켓 하나에 혼자 올라가 레버를 조종하고, 전류가 살아있는 활선을 다루다보니, 아차 하는 순간 죽거나 손발을 잘라내는 재해를 입고 있다. 또한 한전 갑질과 맞물려 공사비 미지급사태도 발생하고, 심지어 체불까지 되는 사태를 낳고 있다”고 한탄했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 전기노동자들이 한전의 전기노동자 직접고용, 배전예산 확대 및 적정 보유인원 관리감독, 숙련인력 양성 등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오는 18일 전남 나주 한전 본사 앞에서 임단협 출정식을 갖는다고 밝혔다.
15일 오전 서울 종로구 광화문광장에서 민주노총 건설노조 전기노동자들이 한전의 전기노동자 직접고용, 배전예산 확대 및 적정 보유인원 관리감독, 숙련인력 양성 등을 촉구하며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또한 이들은 오는 18일 전남 나주 한전 본사 앞에서 임단협 출정식을 갖는다고 밝혔다.ⓒ김철수 기자

총파업을 앞두고 김인호 건설노조 전기분과위원장은 “한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동지가 위험의 외주화로 목숨을 잃었다. 전기 노동자들은 그 누구보다 그의 죽음에 가슴 아프다”며 “전봇대 위에서 전기불이 불어 살이 타들어가고, 떨어져 죽는 동료들을 수없이 봤다. 전기 노동자들은 ‘살기 위한 총력투쟁’을 결의했다”고 말했다.

기자회견문에서 건설노조는 “혼자 일하는 작업은 사람이 언제 떨어져 죽었는지조차 알 수 없도록 했다. 위험은 외주화 되고, 한국전력이 책정하는 배전예산에 따라 고용마저 위태로운 상태”라며, “이에 전기 노동자들은 총력투쟁을 선포한다”고 밝혔다.

이어 “전기노동자들이 나주 한전 본사 앞에서 총력투쟁을 결의했다. 전국의 4천여 전기노동자들이 집결할 것”이라며 “전기 현장의 4천여 명의 또 다른 김용균이 한국전력 앞에서 검은 리본 앞에 붉은 머리띠를 동여맬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건설노조 관계자는 “이날 하루 전기분과 전 인원이 파업에 나서고, 추후 파업계획은 진행되는 상황에 따라 결정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이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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