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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용국가 지향’ 민주당이 혐오·차별 사회적 책임서 자유로울 수 없는 이유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한국사회 혐오와 차별에 대한 현상 진단'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가 21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한국사회 혐오와 차별에 대한 현상 진단'을 주제로 열린 토론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제공 = 뉴시스

"남초(남성이 여성보다 많은) 건설회사에 여성 신입사원이 들어왔다. '너는 여성이니 돌아가라'라고 그러면 성차별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팀원 입장에서 여성이 남성보다 물리적으로 힘이 약하니 회사에 부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다는 시각이 차별인가" - 토론회에 참석한 박 모 대학생(25)의 질문 중

"여성이 어떤 특성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모든 여성이 그런 특성을 가지지는 않는다. 모든 여성이 그러하다고 전제하면 그렇지 않은 여성은 차별받지 않겠는가" -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의 답변 중

누구나 한 번쯤은 궁금해봤을 일이다. 이처럼 더불어 살아야 할 공동체의 구성원을 차별하거나 혐오하는 일이 우리 사회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가운데 그 원인을 진단하고 해결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토론회가 열렸다.

더불어민주당은 21일 국회 도서관에서 '차별·혐오 문제를 해소를 위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회 축사를 맡은 이해찬 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이 이끄는 우리 정부는 포용국가를 지향한다"라며 "포용국가에서는 차별, 혐오가 일어나지 않도록 갈등을 해결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다. 오늘을 시작으로 5번의 토론회를 하는데 개념 정립을 잘하고, 해결방안을 잘 찾는 유익한 토론회가 되길 기대한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모든 사람의 권리를 보호하겠다'는 강령을 가진 민주당에서조차 혐오, 차별 문제에 무책임하다는 문제가 제기됐다.

김은경 민주당 여성리더십센터소장은 이날 당내 여성에 대한 부적절한 언사를 하는 정치인이 있다며 "(해당 정치인이) 만약 철저하게 자기 선택으로 (차별적 발언을) 한 것이면, 민주당 강령에 있어 안 될 일이다. 또 (그가) 무지했거나, 학습이 부족했다면 당 차원의 문제다"라고 지적했다. 다만, 김 소장은 해당 의원들의 부적절한 발언에 대해서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또 김 소장은 "남녀 갈등에 관련해서 세부적으로 논의될 사안이 있다"라며 "당헌·당규의 제2장 당원 성평등 항목 제 8조에는 '우리 당은 여성의 정치 참여를 보장하여 실질적인 성 평등을 구현하고, 여성 당원의 지위와 권리에 대하여 특별히 배려한다'고 되어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혹시 이 문장을 보면 어떠시냐"라고 되물은 뒤, "저는 굉장히 불편하다. 여성 당원은 특별히 배려 받아야 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지적했다. 여성 당원도 주체적으로 정치 참여하고 권리를 누릴 구성원이라는 뜻으로 정치인, 정당의 혐오, 차별적 메시지가 민주당 내에도 존재함을 지적한 것이다.

홍성수 "혐오의 출발은 희생양을 만드는 것"
정당 정치인의 좋은 메시지가 중요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자료사진)
차별금지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자료사진)ⓒ김슬찬 기자

홍성수 숙명여대 법학부 교수는 이날 정당, 정치인의 메시지 등이 '혐오의 출발'이 될 수 있다며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혐오표현에 대해서는 "소수자에 대한 편견 또는 차별을 확산시키거나 조장하는 행위, 어떤 개인이나 집단이 소수자로서의 속성을 가졌다는 이유로 멸시, 모욕, 위협을 당하거나 차별, 적의, 폭력을 선동하는 표현"이라고 밝혔다.

실제로 국가인권위원회에서 만든 '혐오표현 실태조사 및 규제방안 연구'에 따르면 '혐오표현으로 인해 스트레스, 우울증 등 정신적 어려움을 경험했는가'라는 질문에 장애인의 56.3%, 성소수자의 43.3%, 이주민의 42.6%가 '어느 정도' 또는 '매우 그렇다'고 답했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불안을 느끼게 되었는지에 대한 물음에는 장애인의 58.4%, 성소수자의 57.8%, 여성의 51.0%가 '어느 정도' 또는 '매우 그렇다'라고 밝혔다.

홍 교수는 "이 혐오라는 게 왜 확산되는가 하면, 경제적 맥락을 주로 든다. 불평등 악화, 실업률 상승으로 (사회 구성원들은) 불만, 우울, 공격적 성향 등이 나타난다"라며 "이때 선동가가 나타나서 문제의 원인이 저기 있다고 단순화시켜 몰아간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이것이 혐오의 출발이다. 바로 희생양을 만드는 것이다"라며 "본인이 (경제적으로) 취약한 상태에서 어려움을 겪다가 단순한 해결 방법을 제시하면 (희생양을 만드는데) 혹한다"라고 강조했다.

홍 교수는 또 "정치인의 발언은 사회적 가이드라인"이라며 "나도 평소에는 저렇게까지 말은 안 했는데 저렇게 말하는 사람이 정치인이 되면 (가이드라인이 되어) 마구 말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차별을 생산하는 혐오의 메커니즘은 침묵을 강요하고 부정적 이미지 축적하는 등 차별을 강화하는 것"이라며 "정치인들이 좋은 메시지를 나누는 게 중요하다"라고 강조했다. 정당, 정치인이 혐오, 차별에 적극 대항하는 메시지를 남겨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홍 교수는 혐오, 차별에 맞선 정치인의 좋은 사례로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꼽았다. 오바마 전 미 대통령은 게이클럽 펄스(Pulse) 총기 난사 사건 당시 추모사를 통해 "오늘 우리 친구들 레즈비언, 게이, 바이섹슈얼, 트랜스젠더들에게 특히 더 가슴 아픈 날이다"라며 "총격범은 사람들이 친구를 맺고, 살아가기 위해 찾는 나이트클럽을 노렸다. 공격받은 장소는 단순한 클럽이 아니다. 이곳은 사람들이 함께 모여 의식을 고양하고 그들의 생각을 말하며 시민권을 주장하던 연대와 자율의 공간이다"라고 밝혔다.

한편 민주당은 청년·여성·장애인을 주제로 한 2차, 3차, 4차 '차별·혐오 문제를 해소를 위한 토론회'를 매주 또는 격주 단위로 개최할 예정이다. 마지막 5차 토론회에서는 앞서 2~4차 토론회 내용을 종합 정리해 대안을 마련할 방침이다.

장재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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