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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행수 칼럼] 논문 표절로 학위 위조한 전희경 의원은 교육 말할 자격 있나?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이 요구한 자료 제출 요구 공문
자유한국당 전희경 의원이 요구한 자료 제출 요구 공문ⓒ김행수 전 사립학교개혁국민운동본부 정책국장

지난 1월 16일 ‘국회의원(전희경) 요구 자료 제출 요청’이라는 공문이 학교로 내려왔다. 자유한국당의 교육상임위원인 전희경 의원이 ‘혁신학교의 수업 과정과 교육과정에 대한 학부모와(‘의’의 오타로 보임) 관심 급증으로 혁신 학교를 대상으로 면밀한 조사를 하고자 함’이라는 목적으로 관련 자료를 29일까지 제출하도록 하는 공문이다.

국회의원들의 학교 자료 요청이야 일상적으로 있는 일이라고 그냥 넘길 수도 있는데, 해당 학교 교사들은 ‘편향된 국회의원의 고의적 학교 사찰, 수업 사찰’이라면서 분노하고 있다. 실제로 일선 학교 교사들의 분노에 찬 목소리를 모아서 실천교육교사모임과 전교조 등 교원단체들이 전희경 의원의 위법적 자료 제출 요구를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전희경의 3년치 수업 자료 요구는 학교 사찰, 교사 사찰

학교교육계획서, 예결산 내역은 학교알리미나 학교 홈페이지를 통해서 쉽게 얻을 수 있는 자료인데 굳이 학교로 공문을 보내서 일을 시키는 이유를 알 수 없다. 특히 문제가 된 것은 최근 3년치의 수업 자료를 요구한 것이다.

전희경 의원은 해당 공문을 통해 ‘-통일, 북한, 일본, 동북아시아 정세 등, -우리 나라 근현대사 관련, -선거, 투표, 민주주의 등 관련, -야외 참관, 참여형 활동 수업(박물관, 역사적 명소 방문 등 야외에서 진행한 모든 수업 활동 포함)’ 자료를 3년치 원본 그대로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국회의원이 교사 개인이 어떤 수업을 했는지 알 수 있게 원본 자료를 통째로 제출하게 하고, 교사가 학생들과 어디로 야외 수업을 가고 어떤 박물관을 방문했는지 등을 일일이 보고하라고 하는 것은 학교 사찰, 교사 사찰이라는 비난을 면할 길이 없어 보인다. 특히, 이 자료를 제출하라고 한 대상 학교가 모두 혁신학교 관련이라는 점이 더욱 전희경 의원의 개인적인 정치 편향성 논란을 일으킬 수밖에 없다.

교사가 진행하는 선거, 투표, 민주주의 관련 수업 자료를 국회의원이 요구하는 것도 우습지만, 그걸 봐서 어떻게 할지 예상되는 상황에서 학교와 교사들이 분개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전교조와 실천교육교사모임에는 교사들이 전희경 의원의 자료 제출 요구를 철회하고 강력하게 대처해 달라는 요구가 빗발치고 있다고 한다.

먼저 실천교육교사모임(회장 정성식)은 지난 18일 ‘[성명] 전희경 의원은 혁신학교에 대한 편향적인 자료 제출 요구를 취소하라!’를 통하여 ‘자료 요구 목적이 불분명하다는 점. 「국회법」에서 정한 자료 요구 절차를 거치지 않은 초법적인 자료 제출 요구라는 점, 개인정보를 침해할 수 있다는 점,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훼손하는 다분히 의도된 편향적인 자료 요구라는 점’ 등의 이유를 들며 자료 제출 요구를 철회하라는 입장을 내었다.

뒤이어 전교조(위원장 권정오)도 20일 긴급하게 “전희경 의원은 혁신학교에 대한 위법적 자료 제출 요구를 즉각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이 성명서를 통하여 전교조는 전희경 의원에게 자료 제출 요구 철회와 더불어 색깔 씌우기를 중단하고 교육의 자주성을 훼손하지 말 것을 강력하게 요구했다.

지금까지 어느 국회의원에게서도 이렇게 특정학교군을 찍어서, 수업 관련 자료를 구체적으로 제출하도록 요구한 경우는 찾아보기 힘들다. 전희경 의원이 과거에도 년치 역사·사회 과목 등의 시험 문제지를 원본 파일로 제출하라고 하여 전례 없는 사상 검증이라는 교사들의 반발을 산 바 있고, 올해 1월 2일에도 혁신학교 교사만을 대상으로 징계 현황 제출을 요구했다.

이번 3년치 수업 자료 요구는 이전의 그의 행적과 결합되어 특정 학교에 대한 사찰이자 특정 교사에 대한 사찰이라는 우려가 기우가 아님을 뒷받침한다. 국회의원의 편향적 사고로 학교와 교사를 색깔론의 먹잇감으로 만들려 한다는 의심을 사는 이유이다.

우리 헌법과 교육기본법 등이 보장한 국민의 기본적 인권과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등에 대한 심각한 위협이라는 우려 역시 제기된다. 이런 의혹과 비난에서 벗어나는 유일한 길은 전희경 의원이 편향적 자료 제출 요구를 취소하고 교사들 앞에 사과하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아닐까?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와 전희경 의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홍준표 자유한국당 전 대표와 전희경 의원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양지웅 기자

전희경 의원, 과연 국민 대표로 교육을 논할 자격 있나?

국정교과서 전도사, 젊은 보수 교육의 아이콘, 김무성 키즈... 모두 전희경 의원을 이르는 별칭들이다. 여기에 계속 뒤따르는 부정적 꼬리표가 ‘표절 석사 전희경’이다.

한겨레신문은 보도한 자료에 의하면 전희경 의원의 2001년 이화여대 석사학위 논문 ‘한국 정보통신산업의 경쟁력 연구’는 다른 연구자들의 발표 논문 몇 개를 집중적으로 짜깁기한 것으로, 전체의 79%가 표절이라고 보도하였다. 보수언론 박성현 주필 측은 95% 이상, 즉 논문 거의 전체가 통으로 복사된 상황이라며 국회의원 사퇴를 요구하기도 했다.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되어 이화여대가 본격적으로 표절 여부 조사에 나서자 전희경 의원은 슬그머니 학위를 반납하는 것으로 마무리했다. 보수측에서도 제기된 의원직 사퇴는커녕 대국민 사과조차 하지 않았다.

심지어는 논문 표절 여부를 감시하고, 대학을 비롯한 대한민국 교육 전체를 다루는 국회 교육상임위원회에 지금도 배정되어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논문 표절은 대국민 사기이자 지식 도둑질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다. 더 심각한 것은 문제가 된 전희경 의원의 논문은 단순 논문이 아니라 학위 논문이다.

즉, 단순한 지식 도둑질이 아니라 학위 도둑질이며, 이 위조된 거짓 학위를 경력으로 하여 이후에 역임한 모대학 겸임교수나 전경련 산하 자유경제원 사무총장, 보수적 시민단체 간부 등의 이력 자체가 ‘위조된 가짜 인생’이라는 비난을 피하기 힘들 것이다.

학위 논문이 위조라면 졸업도 무효이고, 그 학위를 바탕으로 하여 이후에 그가 얻은 여러 지위와 명성 역시 위조라는 것이다. 이런 인사가 어떻게 국민의 대표인 국회의원이 될 수 있고, 그것도 아이들의 교육을 논하는 교육상임위원회에 배치되어 교사들에게 4년치 시험문제와 3년치 교육 자료를 내놓으라고 할 수 있는지 비난이 쏟아지는 이유이다.

최근에는 전희경 의원이 온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는 24살 청년노동자 김용균의 안타까운 죽음의 재발을 막기 위한 산업안전보건법 개정안 표결에서 국회의원 300명 중 유일하게 반대표를 던졌고, 사립유치원의 비리를 막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라는 유치원 관련 ‘박용진 3법’의 통과를 반대한 대표적인 의원 중 1명이 전희경 의원이라는 사실까지 겹쳐 200만 청년 학생과 800만 초중등학생들의 미래를 다루는 교육상임위원 자격에 대해서 논란이 제기된다.

참으로 궁금하다. ‘교육 관련 어떤 경력도 없이, 국정교과서 전도사 이력으로 교육상임위에서 백년대계를 논할 자격이 있는가? 논문 표절이 명백히 밝혀져 학위까지 취소당한 당사자가 교사의 수업과 교육 활동에 대해서 왈가왈부하는 것을 납득할 수 있는가? 논문 표절을 숨긴 대국민 사기극으로 국회의원이 되어서 당선 후 표절이 밝혀지자 슬그머니 학위만 반납하고 침묵하는 전희경 의원이 국민의 대표인 국회위원을 계속하는 것이 정당한가? 적어도 이런 사람이 교육을 말하는 것을 어느 학생이, 어느 국민이, 어느 교사가 받아들일 수 있을까?’하는 숱하게 제기되는 의문에 전희경 의원은 답해야 한다.

전희경 의원이 지금 해야 할 일은 편향적 자료 요구로 학교에 분란을 일으키는 것이 아니라 이런 국민적 물음에 답하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역시 제1야당이라는 공당으로서 과연 논문 표절이 드러난 전희경 의원이 당이 내세우는 교육 개혁에 적합한 인물인지 답해야 하고, 맞지 않다면 교육상임위에서 내보내야 한다.

아니 더 근본적으로는 논문 표절이 밝혀진 인사라고 하였더라도 지난 총선에서처럼 비례대표로 공천하여 국회의원으로 만들었겠느냐는 질문에도 답해야 한다.

전희경 의원과 자유한국당은 학교 사찰과 교사 사찰 논란을 일으키고 있는 편향적이고 위법적인 이번 자료 제출 요구와 논문 표절 인사의 국회의원직 유지, 최소한 교육상임 유지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야 할 것이다. 이것이 국민과 교사들, 그리고 학생에 대한 공당과 공인의 최소한의 도리일 것이다.

김행수 전 사립학교개혁국민운동본부 정책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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