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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낡은 시대를 타파해야 청년의 살길이 열린다 ‘청년 현재사’
책 ‘청년 현재사’
책 ‘청년 현재사’ⓒ시대의창

청년들이 힘들게 산다는 건 더 이상 뉴스가 아니다. 아무리 ‘노오력’해도 성공할 수 없다는 게 상식이 됐다. 취업난에 힘들어하고, 밥조차 제대로 먹지 못한 채 아르바이트에 시달리고, 장시간 저임금 비정규직 노동에 내몰린 청년들. 미디어를 통해 만나는 오늘의 청년들의 모습은 안타깝기 그지없다. 그렇다면 과연 오늘 우리의 청년들은 정치권이나 미디어가 묘사하는 대로 이렇게 살고 있는 것일까? 하지만 청년들은 말한다. 기성세대와 언론과 사회를 향해. “당신들은 청년을 모른다”고.

“아무도 청년을 제대로 모른다”며 자신들이 직접 목소리를 내고 듣기 위해 20대 청년들이 나섰다. ‘아무도 몰랐던 청년’들을 직접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20명의 인터뷰어가 100명의 청년을 심층 인터뷰하고 이를 바탕으로 과연 청년이란 누구를 말하는 것인지, 사회에서 청년 문제라고 불리는 일자리, 주거 및 부동산, 연애·결혼·출산·비혼 등에 대해 당사자인 청년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정리한 책 ‘청년 현재사’가 출간됐다.

이 책은 청년들의 목소리를 있는 그대로 담고 있다. 청년들은 “젊어서 고생은 사서도 한다”는 식의 우리가 알던 기성세대들의 시각을 거부하지만, 마찬가지로 청년의 어려움과 현실을 강조하면서 청년문제 해결을 외치는 목소리에도 크게 공감하지는 못하고 있다고 이책은 전한다. 이 책의 인터뷰어들은 자신들도 청년이지만, 청년들의 목소리를 직접 듣고 적잖이 당황스러웠다고 한다. “스무명의 인터뷰어가 모여 백명의 청년들에게 묻고, 또 대화했다. 요즘 청년들이 이렇게 힘들다고. 우리가 진짜 이렇게까지 살고 있다고, 더 분노하기 전에 좀 챙겨달라고. 솔직히 이런 글을 쓰고 있었다. 하지만 그중 원하는 대답은 몇 되지 않았다. ‘청년 문제는 내 일이 아니다’, ‘청년 실업도 결국 눈높이의 문제다’, ‘취업난이지만 회사를 고를 수 있는 능력이 있으니 괜찮다’, 이들의 이야기는 블혈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만났던 청년들의 날 것 그대로의 민낯이다. 꽤나 많은 청년들이 ‘청년 문제’에 대해 공감하지 못하거나, 심하게는 반감마저 가지고 있었다.”

청년일자리박람회에서 취업준비생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
청년일자리박람회에서 취업준비생들이 채용게시판을 살펴보고 있다.ⓒ양지웅 기자

이런 괴리감은 과연 어디서 오는 것일까? 대한민국이 ‘헬조선’이 아니고, 청년들은 전혀 힘들지 않기 때문에 나타나는 괴리감일까? 저자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저자들은 “오히려 청년들의 고민과 무관하고, 잘못된 방향으로 청년 문제에 대해 접근하기 때문에 생기는 오류였다는 걸 인터뷰를 하며 알 수 있었다”고 고백한다.

그러면서 이 책은 “기성세대를 존경할 이유가 있나요? 딱히 닮고 싶지 않아요”라는 기성세대들을 향한 청년세대의 목소리를 가감없이 전한다. 이들에게 기성세대는 매력적인 롤 모델이 결코 아니다. 그리고 그 기성세대엔 태극기부대뿐 아니라 ‘민주화 세대’까지 포함된다. 그들은 이들 모두를 포함한 기성세대는 딱히 즐거울 게 없거나 매우 괴로운 ‘헬조선’을 설계하고 만든 사람들이라고 여긴다. ‘민주화 운동 경험’과 ‘부동산 부자’라는 정체성을 동시에 가진 이들이 사회의 전면에 나선 지금은, 어쩌면 ‘반공-유신-독재’ 정체성을 지닌 이들의 무지한 시대보다도 청년의 정체성을 파악하는 것이 더욱 혼란스러운 시기다.

인터뷰어들을 대표해 책을 쓴 저자들은 청년 문제 해결의 핵심이 “세상을 바꾸는 것”에 있다고 단언한다. “낡은 시대”를 타파하는 것에서부터 청년의 살길이 열린다는 것이다. 이들은 지금까지의 청년 담론을 ‘청년만을 따로 떼어내 일방적으로 강조’하는 경향과 ‘청년 운동을 계급 문제 등으로 일체화시키는’ 경향의 잘못된 경쟁으로 보고, 이를 종합해 지양해야 한다고 역설한다.

낡은 시대를 타파하는 데에는 청년이 앞장서야 한다. 이때 중요한 것은 기성세대의 입맛에 맞는 청년이 선택되는 것이 아니라, 청년의 눈으로 본 새로운 세상의 상이 전체 사회에서 충분히 인식되어야 한다고 이들은 강조한다. 저자들은 특히 스페인의 ‘포데모스’, 대만의 ‘시대역량’과 같은 청년 정치 세력에 주목한다. “‘포데모스’와 ‘시대역량’ 모두 청년이 중심이 되어 정치 세력화에 성공한 케이스다. 이 둘의 공통점이라면 청년이 중심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청년 수당, 청년 고용 할당과 같은 일시적이고 수혜적인 정책을 주장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은 청년 문제의 원인이 어디에 있는지 정확히 파악하고 있다. 원인을 찾지 않고 요즘 청년들이 힘들다는 푸념만으로는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할 수 없다.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 만한 정치적 역량을 키우고 조직하는 것 역시 문제에 대한 본질적인 접근이 선행되어야 가능한 일이다. 청년 조직과 청년 정당을 상상한다면, 청년이라는 정체성에 집착하는 것 이상의 내용이 필요하다.”

저자들은 기성세대들이 몰랐던 청년들의 이야기를 통해 우리 사회를 빠굴 수 있는 답을 찾을 수 있다고 강조한다. “어려운 일이었다. 하지만 미약하게나마 하나의 방향성을 제시했다고 믿는다. ‘청년’이 허구라고 주장하는 입장과 ‘청년’만 내세우면 뭐든 가능하다는 입장, 두 극단적인 견해의 중간이 아니라 둘을 종합하면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자 했다. 청년 운동과 진보 운동의 일치를 위한 시도였다. 물론 아직 많이 부족하다. 아직 청년 세대에 대한 개념 정립 작업이 완성된 것은 아니다. 그러나 이는 조금 더 논리를 다듬는다고, 더 많은 시간 책을 읽고 머리를 굴린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 제시한 방향을 토대로 더 많은 청년들을 만나고 그 기록을 통해 평가하고, 검증하고, 토론해나가며 조금 더 구체적인 방향성을 만들어내야 한다. 답은 현실에 있고, 그 현실에서 찾은 답을 글로 옮기는 작업이 계속되어야 한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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