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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어코 당권 도전 나선 황교안 “무덤에 있어야 할 운동권 철학이 국정 좌우”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 자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 자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슬찬 기자

황교안 전 총리가 당 안팎으로 붉어진 자격 시비 논란에도 불구하고 기어코 당대표에 출사표를 던졌다.

황 전 총리는 현재 국가 상황을 ‘총체적 난국’이라고 표현하며 “위기의 나라를 지키기 위해 당대표가 돼 싸우겠다”, “자유한국당을 압도적 제1야당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한편 자신의 치적으로 내세운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강조하며 공안 본색을 여실히 드러냈다.

29일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대표 출마선언식을 진행한 황 전 총리는 150여 명 지지자들의 박수와 함성 속에 등장했다.

그는 출마선언문을 통해 “정말로 보호받아야 할 서민들의 삶은 나락에 떨어졌다”며 “한마디로 총체적 난국이다. 세계에서 가장 젊고 역동적이었던 대한민국이 ‘낡고 무기력한 나라’로 무너져가는 것이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의 본질이다”라고 통탄했다.

이어 “과거로 퇴행하고 있는 위기의 대한민국을 반드시 되살려내겠다”며 “이 정권의 경제 폭정을 막아내고, 국민 여러분과 함께 새로운 도약과 번영의 미래로 힘차게 나아가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황 전 총리는 문재인 정권을 비판하는 과정에서 때 지난 색깔론을 펼치기도 했다. 그는 “김정은을 칭송하고 북한을 찬양하는 세력들이 당당하게 광화문 광장을 점령하고, 80년대 주체사상에 빠졌던 사람들이 청와대와 정부, 국회를 장악하고 있다”며 “과연 이 정권이 추구하는 통일과 국민 대다수가 생각하는 통일이 같은 것인지 걱정하는 국민들이 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는 “무덤에 있어야 할 386 운동권 철학이 21세기 대한민국의 국정을 좌우하고 있다”고 몰아세우기도 했다.

또한 황 전 총리는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핵무기를 머리에 이고는 평화로운 한반도로 나아갈 수 없다”며 “국민의 삶과 안전을 지키는 길에서 단 한 발자국도, 결코 물러서지 않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황 전 총리는 총선 승리와 정권 탈환이라는 목표를 분명히 내세웠다. 그는 “자유한국당은 대한민국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끌어 온 자랑스러운 자유우파 정당”이라며 “당이 바로 서야 국민의 위기도 이겨낼 수 있다. 총선에서 승리해 정권을 찾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 자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 자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김슬찬 기자

황 전 총리는 “당대표가 되면 최고의 전문가를 끌어모아 국정 경험을 쏟아부어 경제를 살리기 위한 ‘2020 경제 대전환 프로젝트’를 추진하겠다”, “강력한 원 내외 투쟁을 함께 펼쳐서 올해 안에 소득주도성장, 탈원전을 비롯한 이 정권의 망국 정책을 반드시 폐기시키겠다”, “당의 중심 인물들이 정책 결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가칭 ‘대통합 정책 협의회’를 만들겠다” 등의 공약도 밝혔다.

또, “이 정권이 정책 전환을 거부하고 끝내 망국의 길을 고집한다면, 주저 없이 국민과 함께 거리로 나서겠다”고 으름장을 놓으며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헌법 가치에 뜻을 같이한다면 폭넓게 품고, 함께 가는 큰 정당을 만들겠다”고 강조했다.

황 전 총리는 특히 “자유한국당을 압도적 제1야당으로 만들겠다. 자유우파의 대통합을 이루고 당의 외연을 확대하여 더욱 강한 자유한국당을 만들겠다”며 “기둥이 높고 튼튼해야 ‘빅텐트’도 만들 수 있다”고 밝혔다. 여기서 ‘빅텐트’는 보수대통합을 의미한다.

그는 자신이 당대표 적임자임을 재차 표출하며 “자유한국당과 함께 새롭게 시작하는 제 마음은 첫사랑과 같은 열정으로 가득하다. 어떤 어려움이 와도 결코 포기하지 않겠다”며 “당원동지 여러분과 함께 당을 지키겠다”고 말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끝낸 후 지지자들에게 두 손을 들며 인사하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끝낸 후 지지자들에게 두 손을 들며 인사하고 있다.ⓒ김슬찬 기자

“통합진보당은 헌법이 해산하도록 규정한 정당”
‘안보 대통령 황교안’, ‘경제 대통령 황교안’ 지지자 피켓까지 등장

박근혜 정부의 핵심 인사로서 ‘탄핵 책임론’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다는 지적을 받아온 황 전 총리의 출마를 두고 정치권 안팎으로 논란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이에 황 전 총리는 “기본적으로 확고하게 지켜야 할 가치는 헌법 가치”라며 “제가 또는 우리 당이 확고하게 원칙을 지킨 점에 대해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은 지적이다”라고 반박했다.

아울러 ‘대여 투쟁력이 검증되지 않았다’는 당내 우려에 ‘통합진보당 해산 사건’을 공안검사 출신인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웠던 황 전 총리는, 이날도 관련 질문이 나오자 “통합진보당은 헌법이 정한 민주적 기본질서에 부합하지 않는, 따라서 헌법이 해산하도록 규정한 정당”이라고 강조했다.

이어 “1년 10개월 동안 헌법재판소 심리를 통해서 충분하게 위헌성이 입증됐다. 법에 따라서 우리 헌법 가치에 반하는 정당에 대해서 해산을 청구했고, 헌법재판소에서 그것을 다 인용해서 이 부분에 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못을 박았다.

보수대통합이 ‘바른미래당 유승민·안철수 전 공동대표’를 포용할 수 있다는 뜻이냐는 질문에는 “기본적으로 우리 당은 헌법 가치를 존중해서 나라를 일으켰고, (유·안 전 공동대표는) 오늘의 후광을 이끌어온 분들”이라면서도 “헌법 가치에 뜻을 같이하면 폭넓게 수용해야 한다는 원칙적인 말씀을 드린다”고 답했다.

그는 박근혜 탄핵을 격렬히 반대했던 이른바 ‘태극기 부대’에 대해서도 “태극기 세력이라고 하는 분들도 그동안 나라가 여기 있도록 헌신하고 봉사하신 귀한 분들”이라며 “그런 분들과 함께 가는 사회를 만들기 위해서 쉽지 않지만, 얘기하고 대화하고 소통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끝낸 후 지지자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구 자유한국당 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끝낸 후 지지자들에게 꽃다발을 받고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김슬찬 기자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 자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의 아기를 안아주고 있다.
황교안 전 국무총리가 29일 오전 서울 영등포 자유한국당 중앙당사에서 당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마친 뒤 지지자의 아기를 안아주고 있다.ⓒ김슬찬 기자

이날 현장에는 모인 150여 명의 지지자는 황 전 총리의 발언이 이어지는 내내 ‘당대표 황교안’을 연호했고, 그를 향해 환호했다. ‘안보 대통령 황교안’, ‘경제 대통령 황교안’ 피켓이 등장하는 등 대선출마 기자회견을 방불케 하기도 했다.

지지자들은 ‘옳소’, ‘맞다’며 황 전 총리의 말에 맞장구를 쳤고, 일부는 그에게 불리한 질문을 하는 기자들에겐 ‘네가 기자냐’, ‘질문이 그게 뭐냐’, ‘문재인이 보냈냐’ 등 폭언을 쏟아냈다.

기자회견을 마친 황 전 총리는 지지자들을 만나 악수를 나누며 사진을 찍었고, 그들이 준비한 꽃다발을 받으며 함성 속에 퇴장했다. 황 전 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성북구에 위치한 전국 편의점가맹점협의회를 방문해 소상공인과 간담회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당권 주자 행보에 본격적으로 나선다.

한편, 자유한국당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오후 황 전 총리의 전당대회 출마가 가능하다고 결론을 내렸다. 한국당 당헌(6조 1항 2호)에 따라 피선거권은 책임당원에게만 부여되는데, 책임당원이 되기 위한 ‘3개월 이상 당비 납부’ 조건을 충족하지 못한 황 전 총리는 출마자격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지속돼 왔다.

상임전국위 의장이자 전당대회 의장인 한선교 의원도 28일 열린 제155차 의원총회에서 당헌(5조 2항) ‘책임당원에 대한 필요한 기타 사항은 당규로 정한다’, 당헌(26조 5항) ‘당대표의 선출에 관한 기타 필요한 사항은 당규로 정한다’를 근거로 황 전 총리의 출마자격이 ‘있다’고 판단했다.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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