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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의 청년전태일들] 청년노동자가 故김용균 죽음에 연대하는 방법 ‘너는 나다’, ‘너의 잘못이 아니야’

서부발전 태안화력발전소에서 근무하다 죽은 故김용균의 사망사고의 주요원인이 드러나고 있다. 산업재해를 책임지고 싶지 않은 원청 서부발전, 기업의 이윤을 위해 인건비가 싼 청년노동자들을 대거 고용해서 죽음으로 내몰았던 하청 태안화력 등이 故김용균 죽음의 원인이다. 故김용균 죽음을 해결하기 위해 부족하게나마 국회에서는 산업안전보건법이 일부 개정됐고, 정부는 설날 당일 유가족과 합의하여 김용균의 동료들을 신설된 공공기관 정규직으로 만들기로 약속했다. 하지만 여전히 또 다른 김용균이 만들어지는 구조는 해결되지 않았다.

故김용균의 죽음의 죽음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가장 인상적인 것은 비슷한 또래의 청년노동자가 고인과 그의 어머니를 위로하는 방식이다. 광화문에서 시민대책위 공동대표, 청년전태일 김재근 대표가 15일 단식을 했다.그는 단식을 하면서 “단식을 가진 것 없는 사람들이 자신의 몸을 깎아가면서 정당성을 주장하는 행위”라고 했다. 조직화된 노동조합도, 이 문제를 당장 해결할 수 있는 권력도 당장은 없기 때문에 밥이라도 굶어서 어머니와 함께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용균이의 어머니가 아들의 장례식장을 태안을 서울로 옮기는 상황이 안타까워서 뭐라도 해야 한다는 마음으로 단식을 시작했다고 했다.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이 김용균씨 어머니께 쓴 손편지
건설 현장에서 일하고 있는 청년이 김용균씨 어머니께 쓴 손편지ⓒ청년전태일

김재근 대표는 어머니께 매일 청년노동자들이 보내 온 편지를 전달하고 있다. 어머니가 최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밝힌 바에 따르면, 받은 편지만 30통이 넘는다고 한다. 용균이와 같은 25살의 한 청년노동자는 편지에 다음과 같이 마음을 표현했다.

“아들을 잃으시고 지금 누구보다 힘든 시기임에도 비정규직으로 남아있는 많은 청년들과 대한민국 현실에 앞장서서 싸우시는 게 대단하면서도 한편으로는 마음이 아파요.”

어머니가 용균이와 함께 일한 동료들이 위해 이 싸움을 계속한다는 말에 감동한 청년들이 고인과 어머니를 위로하기 위해 편지 쓰기를 하는 것이다. 건설현장에 일하는 한 청년은 자기는 매일 높은 곳에서 작업을 하는 데 자기가 떨어지지 않도록 막아줄 장치가 ‘나일론 끈’으로 돼 있다고 했다. 이 청년은 ‘현장에서 나는 유기견처럼 버려진 존재 같다’고 말했다. 어머니는 이 청년의 사연을 듣고 “어떻게 이런 환경에서 일을 시킬 수 있느냐? 그런 사람들이 한둘이 아니다. 용균이와 같은 현실의 청년들이 태안화력에 있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 곳곳에 있다.”고 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2주기인 지난해 5월 28일 오전 서울 광진구 구의역 강변역 방면 9-4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김군을 추모하는 메세지가 담긴 포스트잇이 붙어있다. 지난 2016년 5월 28일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김군은 홀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달리는 열차와 스크린도어에 끼어 사망했다.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고 2주기인 지난해 5월 28일 오전 서울 광진구 구의역 강변역 방면 9-4 승강장 스크린도어에 김군을 추모하는 메세지가 담긴 포스트잇이 붙어있다. 지난 2016년 5월 28일 비정규직 노동자였던 김군은 홀로 스크린도어를 수리하다 달리는 열차와 스크린도어에 끼어 사망했다.ⓒ김슬찬 인턴기자

이미 청년들은 2016년 구의역 스크린도어를 고치다가 죽은 ‘김군’을 추모할 때, 청년비정규직의 죽음이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우리사회 구조적인 문제라는 것을 이야기했다. 그래서 고인의 죽음이 자신의 죽음인 것처럼 함께 나서야 한다고 했다. 구의역9-4 승강장 앞에 붙어있는 3000명의 포스트잇 중 ‘너는 나다’, ‘너의 잘못이 아니야’는 청년들의 ‘구의역 김군’을 추모하며 가장 많이 썼던 단어이다. 김용균을 죽음에 분노한 청년들이 열었던 첫 집회의 주요 이야기도 ‘너는 나다.’ ‘내가 김용균이다’였다. 위험의 외주화 때문에 사업장에서 죽을 수 있다는 불안감, 최저임금밖에 안 되는 월급, 이 모든 것을 알면서도 그 회사에 취직하지 않으면 당장 내일 먹고 살게 없는 현실 때문에, 알면서도 위험한 사업장에서 일하는 한국사회 청년노동자들이다.

최근 문재인 정부에 대해 20대가 가장 낮은 지지율을 보이는 것으로 조사됐다. 나는 생애 첫 노동력을 남들이 시장에서 다 사가고 남은 일자리에 ‘떠리’로 파는 청년들이 분노라고 본다. ‘구의역 김군’, ‘김용균’과 비슷한 처지에 있는 비정규직 청년들이 조직화되지 못해 하는 방식이, 포스트잇을 붙이고, 편지를 쓰는 것이었다. 2019년 새해가 시작됐다. 새해에는 우리사회가 청년들의 이야기에 좀 더 귀 기울여 듣고, 오래 걸리더라도 청년들과 함께 대안을 마련하길 바란다.

김종민 전 청년전태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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