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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신북풍 음모설, 자유한국당의 망상은 계속된다

자유한국당에서 신북풍 의혹을 들고 나왔다. 북미가 손을 잡고 자유한국당을 겨냥한 음모를 펼치고 있다는 주장이다. 하필이면 북미정상회담의 날짜가 자유한국당의 차기 지도부를 선출하는 전당대회 날짜와 겹친 것이 도화선이 됐다.

착각은 자유라지만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의 흥행효과를 무로 돌리기 위해 북미 간에 정상회담 날짜를 정했다는 발상은 많이 황당하다. 더 나아가 문재인 정부가 북한을 움직이고 미국을 움직여서 이런 날짜를 택했다는 생각은 망상에 가깝다.

나경원 원내대표는 “지난 지방선거 때 신북풍으로 재미 본 정부여당이 만약에 혹여라도 내년 총선에서 신북풍을 계획한다면 ‘아서라, 하지 말라’고 말씀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에 출마한 홍준표 전 대표는 북미정상회담 날짜가 발표되자마자 “자유한국당 전당대회의 효과를 감살하려는 저들의 술책”이라며 의혹을 제기했다. 역시 자유한국당 당권 주자로 뛰고 있는 김진태 의원은 “김정은-문재인 정권이 그렇게 요청했을 것”이라며 상상의 나래를 펼쳤다.

애초에 2차 북미정상회담이 가시화되자 자유한국당은 계속해서 불편한 심기를 표출해 왔다. 나 원내대표는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퍼스트 협상도 우려된다”며, 비핵화 없는 종전선언 반대를 위해 미국에 입장을 직접 전달하겠다고 밝혔다. 제1야당의 대표가 미국 정가를 찾아가서 종전선언을 반대하고 나아가 자유한국당 전당대회를 망치려는 음모를 주장하는 모습을 상상하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수구적 망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정권을 잡고 있을 때는 사회의 다양한 목소리를 수구냉전적 이분법으로 재단하는 망상에 시달려 왔다. 사회 곳곳에서 편 가르기가 자행되고 대북적대감을 기준으로 곡해를 일삼았다. 정치적 반대자를 북한과 연관 짓는 음모도, 예술 활동까지 블랙리스트로 편 가르는 음모도 결국 뿌리는 같다.

이번 일을 통해 지방선거에 드러난 유권자의 표심마저 자유한국당은 “정부가 신북풍으로 재미를 봤다”고 해석하고 있다는 것이 드러났다. 유권자가 작심하고 표로 심판해도 반성이 없다. 그러다보니 이번 전당대회마저 키워드는 ‘박근혜’다. 얼토당토않게 당권주자들이 나서서 ‘친박’ 세력의 표를 구하며 박근혜 전대통령의 복권을 말하고 있다. 북미정상회담이 아니더라도 국민이 관심을 가지고 지켜보기에는 많이 불편하다.

신북풍 음모설을 상대하기 위해서는 객관적 사실 하나를 확인하는 것으로 족하다. 자유한국당이 전당대회를 하든 말든 세상은 돌아간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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