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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재부는 왜 롯데 땅을 ‘국유지 개발구역’에 포함했을까

기획재정부가 국유지 개발 구역이라고 발표한 공식자료에 롯데그룹 사유지가 포함됐다. 롯데가 사드 배치 부지를 제공하고 대신 받은 땅이 국유지로 둔갑해 개발 선도사업 대상 지역으로 발표됐다. 자료를 만든 실무자들은 “단순한 실수 일 뿐”이라고 해명했지만 부지 인근 주민들은 “롯데 땅을 정부가 다시 사들이는 것이냐”며 혼란스러워했다.

기재부의 참고자료가 실수인지 아닌지 사업 진행경과를 지켜봐야겠지만, 어떤 경우에도 롯데그룹은 수천억원의 시세차익을 거둘 가능성이 높다.

기획재정부는 지난달 23일 ‘국유재산 토지개발 선도사업지’ 11곳의 선정 결과를 발표했다. 군부대와 교도소(교정시설) 등이 이전하면서 국방·법무부가 소유한 빈땅을 효율적으로 개발하겠다는 구상이다.

대상 부지는 수도권을 비롯해 강원·충청·영·호남권 등 전국 11곳이 선정됐다. 사업 부지는 지자체와 협의해 특성에 맞춰 개발한다. 의료도시를 표방하는 원주시의 교도소·군부대 이전 부지는 ‘스마트헬스케어산업단지’가 들어서고, 전주시 구도심에 있던 지법·지검 청사 이전 부지는 뮤지엄밸리 등 문화공간 조성으로 활용하는 식이다.

보도참고자료 오기 이유는?
현장에선 “정부가 롯데땅 다시 사나요?” 반문
2012년 뉴타운 고시 계획과 유사한 기재부 자료

표기 오류로 문제가 된 땅은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면에 위치한 24만2천㎡의 군부대 이전 부지다. 이곳은 2018년 6월, 부대 이전이 완료돼 현재 철거 작업이 한창이다. 정부는 이 부지에 공공주택을 지어 공급하고 IT기반 신산업 단지도 만들 계획이다.

기재부는 개발계획과 함께 해당 사업지 면적이 표시된 참고자료를 배포했다. 경기도 남양주시 개발 지도에는 경춘선 퇴계원역을 중심으로 북쪽과 남쪽, 두 부분으로 나뉜 사업부지가 붉게 표시돼 있다.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국유재산 토지개발 선도사업지 11곳 중, 남양주 군부지 참고자료 지도
기획재정부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국유재산 토지개발 선도사업지 11곳 중, 남양주 군부지 참고자료 지도ⓒ제공 : 기획재정부

하지만 참고자료에 표시된 경춘선 남쪽 사업 면적 대부분은 정부 소유가 아니라 롯데그룹의 사유지다. 롯데는 지난 2017년 사드 배치 부지로 롯데스카이힐성주CC를 국방부에 제공하고 남양주 군부지를 받았다. 최근 기재부가 발표한 참고자료에 표시된 국유재산 선도개발 사업지 남쪽 2/3 가량이 바로 이 땅이다.

기재부 국유재산 토지개발 남양주 퇴계원면 선도사업지 재구성, ①은 기재부 발표, ②는 롯데 사유지, ③은 기재부 설명에 따른 수정 지도
기재부 국유재산 토지개발 남양주 퇴계원면 선도사업지 재구성, ①은 기재부 발표, ②는 롯데 사유지, ③은 기재부 설명에 따른 수정 지도ⓒ출처 : 기획재정부

위치를 정확하게 표기하면 오류가 더 분명하게 드러난다. 위 사진 좌측 지도①은 기재부가 발표한 참고자료와 지적도를 바탕으로 재구성한 것이다. 롯데그룹 사유지는 가운데 지도②다. 만약 참고자료가 정확하게 작성됐다면 지도③ 처럼 북쪽과 남쪽의 부지 두 곳 사이에 빈 공간을 두고 아래쪽 삼각형 형태의 부지를 넓게 표기해야 한다. 하지만 자료는 지도① 형태로 배포 됐다. 결과적으로 정부가 롯데그룹 사유지를 국유지 개발 계획안에 포함한 꼴이 된 셈이다.

기재부와 함께 자료를 만든 한국토지주택공사(LH) 관계자는 “단순한 표기 실수 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사업지 인근에 롯데그룹 사유지가 있다는 사실은 파악하고 있으며 대상 부지로 계산된 24만㎡에 사유지는 없다는 설명이다. 이 관계자는 “큰 틀에서 경계와 위치만 봐 달라”고 당부했다.

단순 실수라고 보기엔, 오차 범위가 크고 오해의 소지도 다분하다. 기획재정부 참고자료를 본 퇴계원면의 한 공인중개사는 “정부가 롯데 땅을 다시 매입하겠다고 했냐”고 되물었다. 2009년부터 이 지역에 불었던 뉴타운(재정비촉진구역) 붐 당시 남양주시가 고시한 재정비촉진구역과 기재부의 개발 계획도가 유사하다는 것이다.

아래 사진은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계획과 2012년 남양주시가 고시한 재정비촉진구역 결정도를 비교한 것이다. LH 관계자의 해명대로 “큰 틀에서 경계와 위치만 살펴” 보면 인근 공인중개사의 말대로 정부가 뉴타운 계획을 재추진하겠다고 밝힌 것처럼 보인다.

2012년 남양주시가 고시한 퇴계원지구 재정비촉진계획(좌)와 기재부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국유재산 토지개발 남양주 퇴계원면 선도사업지 발표 재구성(우)
2012년 남양주시가 고시한 퇴계원지구 재정비촉진계획(좌)와 기재부가 지난달 23일 발표한 국유재산 토지개발 남양주 퇴계원면 선도사업지 발표 재구성(우)ⓒ민중의소리

주무부처인 기획재정부 역시 자료에 오류가 있다고 시인했다.기재부는 “오해의 소지가 있을 수 있지만 발표된 개발 사업은 국유지만을 대상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기재부 국유재산조정과 관계자는 ‘롯데 사유지 매입도 검토한 것이냐’는 질문에 “아직 매입 여부를 말한 단계가 아니”라며 “지자체와 관계부처가 세부 계획을 논의해 봐야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남양주시 도시정책과 관계자는 “우리는 기재부 발표를 보고서야 내용을 파악했다”고 말했다.

뉴타운 사업이 추진됐던 2012년까지만 해도 표기 오류가 발생한 롯데땅은 군부대가 주둔중이었다. 토지 소유권도 국방부에 있었다. 뉴타운 사업 추진 배경에는 군부대 이전 계획이 있었지만 실제 이전은 차일피일 미뤄졌다. 결국 3년 뒤, 재정비촉진구역 지정 고시는 자동 일몰, 해제됐다. 실무자들이 자료를 준비하며 과거 고시 자료를 실수로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이다.

사업이 재개될 가능성도 물론 배제할 수 없다. 개발 의사만 있다면 남양주 시장이 직권으로 촉진구역을 재지정할 수 있다. 땅 주인인 롯데가 개발계획을 제안하면 시와 협의해 단독으로 개발사업을 추진할 수도 있다.

어차피 최대 수혜자는 롯데?!
연이은 호재…433만원에 받은 땅, 2년 사이 3배 급등
복합쇼핑몰, 대단지 아파트 개발 경쟁력도 충분

중앙정부와 지자체는 둘 중 하나의 개발 방안을 선택해야 한다. 사업 대상 부지의 한 가운데 노른자위 롯데 땅은 제외하고 위 아래, 국유지만을 대상으로 개발하거나 롯데그룹의 부지를 매입해 통합 개발에 나서는 방식이다. 두 가지 방식 모두 가능성이 열려 있지만 결론이 어느쪽으로 나든, 최대 수혜자는 롯데그룹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어 보인다.

땅값만 3배 가까이 올랐다. 롯데는 지난 2017년 2월 28일 국방부와 ‘사드 배치 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하고 같은 날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면 퇴계원리 일대 6만6987㎡의 소유권 이전을 완료했다. 국방부는 교환 당시 진행한 감정평가에서 성주CC 가치를 890억원으로 추정했는데 이를 평당(3.3㎡) 땅값으로 환산하면 438만원이 나온다.

2년이 지난 지금, 이곳 시세는 평당 1천만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롯데 사유지에 붙어 있는 퇴계원리 143-*번지는 도로와 인접하지 않은 맹지임에도 불구하고 2018년 7월, 평당 999만원에 팔렸다. 이후 인근 별내선 연장, GTX-B 역사 신설 등 교통개발 호재가 연이어 터지며 땅값은 더 올랐다. 퇴계원에서 만난 공인중개사는 “평당 1천2백만원에 사겠다고 해도 팔겠다고 나서는 사람이 없다”고 말했다.

롯데그룹이 성주 사드 배치부지와 바꾼 이곳 땅 시세는 평당 1천만원만 잡아도 2천억원을 훌쩍 뛰어넘는다. 890억원에 성주CC와 부지를 교환했는데, 불과 2년만에 땅값만 2.5배가 된 셈이다. 정부와 지자체가 롯데 땅을 다시 사들여 통합 개발을 하겠다고 나서면 혈세 낭비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지난 8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면 퇴계원리 롯데 소유 부지, 현재 군부대 이전이 완료되고 철거공사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아랫쪽 사진은 부지 인근 아파트 단지들, 우측이 퇴계원 힐스테이트다.
지난 8일 오후,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면 퇴계원리 롯데 소유 부지, 현재 군부대 이전이 완료되고 철거공사도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 아랫쪽 사진은 부지 인근 아파트 단지들, 우측이 퇴계원 힐스테이트다.ⓒ민중의소리

롯데가 대형 쇼핑몰 건설이나 주택분양 등 개발에 직접 나설 경우 더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다. 처음 롯데가 군부지를 교환했을 때부터 지역에선 대규모 복합쇼핑몰이 들어설 것이라는 소문이 무성했다. 인근 별내신도시와 다산신도시 인구를 유입시킬 수 있는 ‘경기동부의 스타필드’를 만들 것이라는 추측이었다. 별내 신도시 내 대형 쇼핑몰 사업이 지난해 연말 최종 무산되면서 지역을 대표하는 쇼핑몰 건립 경쟁에 불이 붙을 가능성은 더 커졌다.

대규모 아파트 단지로도 개발이 가능하다. 롯데가 국방부에게 받은 땅값이 워낙 낮았기 때문에 분양가를 낮춰 ‘덤핑’으로 처리해도 토지 순이익만 수백억원에 달할 가능성이 높다.

인근 아파트 단지 ‘퇴계원 힐스테이트’의 대지가격과 비교하면 롯데의 개발이익을 짐작할 수 있다. 퇴계원 힐스테이트는 2011년 분양해 2015년께 입주를 완료 했다. 당시 분양공고를 보면 평당 대지비가 533만원(35평, 84.98㎡, 기준층)이었다. 롯데가 사드 대체 교환 부지를 평당 433만원에 받았으니 6년 뒤에 시가보다 100만원이나 싸게 부지를 확보한 것이다.

롯데가 교환한 땅은 1076세대인 퇴계원 힐스테이트 부지보다 크다. 롯데가 퇴계원 힐스테이트와 같은 규모로 단지를 개발한다고 해도 단지 조성 이윤을 제외한 대지비 순수익만 370억원이상 챙길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1076세대 모두 35평형이라고 보고 평당 100만원의 수익을 낸다고 가정)

대지비가 낮다는 장점을 살려 분양가를 낮추면 경쟁력 확보도 수월하다. GS건설이 지난해 연말, 인근의 다산 신도시에 분양한 ‘자연엔자이’ 35평 기준층 평당 분양가는 1천234만원이었다. 바로 옆 단지인 퇴계원 힐스테이트의 35평 최근 3개월간 평균 실거래가는 평당 1천100만원~1천200만원 사이다. 롯데가 신규 분양가를 평당 1200만원으로만 잡아도 인근 단지는 물론, 다산신도시 등 주변에 비해 충분한 분양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사드 부지 제공으로 롯데는 정말 손해 봤을까?

롯데측은 부지 제공 이후 중국의 보복 때문에 피해를 봤다고 주장해 왔다. 사드 배치를 전후해 중국인 관광객이 줄어들고 면세점과 호텔 등 롯데 국내 사업에 지장이 있었던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롯데측이 주장하는 피해가 과장됐다는 반박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롯데가 중국에서 유통업 철수를 결정한 것이 대표적인 피해 과장 사례로 꼽힌다. 업계에선 중국 진출 자체가 판단 착오였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까르푸나 월마트 등 굴지의 글로벌 유통업체가 시장을 선점했는데 무리하게 중국 시장의 문을 두드렸다는 것이다.

1997년, 일찌감치 중국에 진출한 신세계 이마트는 사드 배치 이전인 2015년, 대부분의 점포가 적자에 허덕이다 문을 닫았다. 이마트는 중국내 5개 매장만 겨우 유지하다 2017년, 모두 매각하고 중국 시장을 떠났다.

후발 주자인 롯데 역시 비슷한 시기 적자를 기록하다 사드 배치를 핑계로 사실상 철수했다. 신동빈 회장과 경영권 다툼을 벌였던 신동주 SDJ 코퍼레이션 회장은 사드 배치가 논의 조차 되지 않았던 2015년, 신동빈 회장의 롯데그룹의 중국 진출 결정으로 입은 손해가 1조원에 육박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지금도 논란이 계속되고 있는 롯데그룹의 ‘사드 피해’설을 논외로 한다면, 결국 성주CC와 맞바꾼 경기도 남양주시 퇴계원면 퇴계원리 890억원어치 땅은 롯데에게 최소 수천억원 이상의 시세차익을 안겨줄 황금 돼지가 될 전망이다.

홍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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