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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난장판 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

보수 부흥의 기회로 야심차게 기획된 자유한국당 전당대회가 주요 후보 간 아귀다툼으로 난장판이 되고 있다. 그들 내부 다툼을 보면 과거에 머물러 있는 세력과 과거로 되돌리려는 세력 간의 무의미한 갈등이 반복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누가 진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더 위하는지 내세우는 주요 후보 간 이른바 ‘친박 마케팅’ 경쟁은 정치를 과거 어두운 시대로 되돌리려는 모습이다. 박근혜 석방을 위해 국민저항운동을 벌이겠다는 홍준표 후보와 황교안 후보 간 친박경쟁은 이 사람들이 정말 촛불혁명 이후에 변화된 상황을 인정하고 있는 사람들인지 의문이 들 정도다.

나아가 박전대통령의 복심이라 일컬어지는 유영하 변호사가 ‘홍준표는 박근혜 대통령 출당시킨 사람’, ‘황교안은 감옥에 의자도 안 넣어 준 사람’이라고 쏘아 붙인 것은 정치를 코미디 수준으로 전락시킨 일이다. 수감 중인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한 전통적 보수세력들의 연민과 동정이 점점 커지자 이를 자신의 정치적 자산으로 다시 활용하겠다는 두 후보의 얄팍한 술수도 우습지만 누구는 친박이 아니다, 누구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도움을 안 줬다며 볼멘소리를 하는 것은 이들의 정치관이 봉건시대에 머물러 있음을 깨닫게 해준다.

전당대회 일정과 겹친다는 이유로 2월말 북미정상회담 개최 자체를 불온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태도는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고 과거에 머물러 있는 모습이다. 70년 한국전쟁을 종결짓고 새로운 평화체제로 이행하려는 북미 간 정상회담이 기껏 일개 정당의 당권투쟁에 비견될 사안이 아니라는 것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자신들 내부의 이해다툼이 세상에서 가장 소중한 것이라는 착각과 오만에 빠져있다는 증거다. 금덩어리와 모래 한 알에 비교될 만큼 커다란 차이가 날 일을 두고 북미정상회담이라는 이슈에 묻히네, 음모가 있네, 하면서 시비질을 해대는 것은 정말로 가소로운 일이다.

자기들 뜻대로 안된다고 전당대회 자체를 보이콧한 것은 정말 이 사람들이 자유한국당을 보수정치의 중심세력으로 만들어보겠다는 야심이 있는 사람들인지 의문을 자아내게 한다. 8명의 후보들 중 홍준표 오세훈 후보를 포함하여 무려 6명의 후보들이 전당대회 보이콧을 선언한 이유는 뻔하다. 황교안 후보에 비해 턱없이 밀리는 지지율을 극복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자 판을 엎자는 심보다. 이런 행위는 초등학생 반장선거에서도 지탄의 대상이 될 일이다. 전당대회 연기 여부를 근거로 삼았지만 이것을 진짜 이유라고 믿는 사람이 없다. 이대로 가면 황교안 후보를 위한 잔칫상에 축하객 신세가 될 것이 두려워 만든 정치적 알리바이 아닌가. 자신들이 만든 정당의 민주적 질서도 어기면서 어떻게 국가를 민주적으로 운영할 능력이 있다고 자부할 수 있는지 한심하기 짝이 없다.

이명박, 박근혜 두 전직 대통령과 그 핵심부역자들이 중대범죄로 구속된 이후 보수세력이 살 길은 썩어빠진 과거와 영원히 결별하는 것 외에 다른 길이 없다. 국민으로부터 위임된 권력을 사욕을 채우느라 혈안이 됐던 지난날들의 행태를 참회하는 것은 물론이고 새로운 보수정치의 미래적 대안을 제시하여 낡은 시대를 스스로 마감하는 것 등의 고강도 혁신을 의미한다. 하지만 보수세력을 대표한다는 자유한국당의 당권투쟁은 그와 정반대의 길을 가려는 것으로 보인다. 상식을 가진 국민들은 이런 정당이 계속해서 존속할 가치가 있는 것인지 절박하게 묻고 있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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