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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사법농단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검찰이 양승태 전 대법원장을 구속기소하고 박병대·고영한 전 대법관을 불구속기소했다. 또한 이미 재판중인 임종헌 전 법원 행정처장도 추가 기소했다. 헌정사상 처음으로 전직 대법원장과 법원행정처장이 직무와 관련한 범죄 혐의로 퇴임 뒤 법정에 서게 된 것이다. 양 전 대법원장과 두 전직 대법관, 추가 기소한 임종헌 전 행정처 차장 등 4명은 공범으로 기재돼 있다고 한다. 이로써 지난해 6월에 시작된 검찰의 사법농단 수사는 8개월 만에 마무리 수순에 들어갔다.

양 전 대법원장에게는 직권남용 권리행사 방해, 공무상 비밀누설, 허위공문서 작성 및 행사, 직무유기, 위계 공무집행 방해, 공전자기록 위작 및 행사, 특정범죄가중처벌법의 국고손실 혐의가 적용되었다. 양 전 대법원장에게 적용된 범죄혐의는 총 47개에 이르며 수사기록만 수십만 장에 달한다고 한다. 핵심 혐의는 ‘박근혜 청와대’의 지시를 받고 일제 전범기업 강제노역 피해자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대한 재판 개입, 청탁 등에 의한 각종 사법 행정권 남용 및 공모, ‘판사 블랙리스트’ 제작 의혹 등으로 그야말로 권력형 비리의 종합판이다. “재판의 독립 없이 민주주의는 없다”던 양 전 대법원장이 스스로 진정한 재판의 독립이 필요한 이유를 입증한 역설이 된 셈이다.

양승태 사법부는 그간 민주주의의 근간인 3권 분립, 사법부 독립이라는 안전판 뒤에서 추악한 사법농단을 저질러왔음이 적나라하게 드러나고 있다. 세간에 떠돌던 ‘유권무죄 무권유죄’의 진상이 실상 법의 이름으로 자행된 각종 법의 악용과 오판이라는 민낯이었음이 밝혀지고 있는 것이다. 권력과 결탁한 재판거래는 명백한 사법농단이며 국법질서를 어지럽히고 헌법적 가치를 부정한 것이다.

민주주의의 근간은 3권 분립이다. 사법부의 독립은 민주주의와 인권의 보루 역할을 할 때 지켜지고 존중받는 것이다. 이 엄격하고 위대한 권리를 자신들에게 주어진 무소불위의 권한으로 착각해 온 양승태 전 대법원장과 그 측근으로 분류되는 ‘양승태 키즈’ 재판관들은 민주주의의 적이다. 이들을 엄단하고 그 뿌리를 들어내지 않고서 사법정의는 요원하다.

사법농단은 사법부가 민주주의와 인권의 보루라는 국민의 믿음을 저버리는 중대범죄이며 민주공화국의 근간을 파괴하는 엄중한 범법행위이다. 따라서 사법농단은 명백한 탄핵의 대상이며. 사법농단에 연루된 판사들은 탄핵 소추의 대상이다.

절대로 드러나거나 무너지지 않을 것 같던 사법부의 재판거래 및 권력 결탁에 대한 법적 심판이 여기까지 온 것은 촛불혁명으로 정권이 탄생되었기 때문이다. 그 힘으로 더디지만 양 전 대법원장과 양승태 키즈의 사법농단이 드러났고, 지금은 사법개혁을 위한 절호의 기회이다. ‘양승태 사법농단 대응을 위한 시국회의’가 탄핵법관 명단을 발표하고 국회의 탄핵소추를 제안했고 전국법관대표회의도 재판개입 법관의 탄핵 촉구 결의안을 가결했다. 양승태 일당의 각종 재판 거래 및 부당한 재판개입으로 피해를 본 사법 피해자들과 새로운 대한민국을 간절히 바라는 국민들이 지켜보고 있다.

국민들은 대한민국의 역사에서 단죄하지 못한 불의한 권력이 민중을 어떻게 탄압하고 학살했는지 알고 있다. 사법부와 정치권은 지금의 상황을 천우신조로 찾아온 기회로 알아야 한다. 또한 정치권은 사법농단 청산과 사법개혁이라는 역사적 과제 앞에 정치적 유불리를 따지거나 정파적 손익계산을 통해 꼼수를 부리지 말아야 한다.

정치권은 여야 구분 없이 사법농단 관여 법관에 대한 탄핵과 피해자 구제를 위한 특별법 제정 그리고 사법농단 사태의 중심에 있었던 법원행정처의 폐지, 사법의 관료화 방지 등 사법행정 개혁까지 국민 앞에 속죄하는 마음으로 진행해야 한다. 사법부와 입법부의 권위가 결국은 국민으로부터 나온 것임을 명심하기 바란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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