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故 김용균이 남긴 5가지 숙제를 풀기 위해 나선 비정규직 노동자들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 활동에 참여하고 있었던 故 김용균 씨.
'문재인 대통령, 비정규직 노동자와 만납시다' 활동에 참여하고 있었던 故 김용균 씨.ⓒ기타

"노동악법 없애고! 불법파견 책임자 혼내고! 정규직 전환은 직접고용으로! 나 김용균은 화력발전소에서 석탄설비를 운전하는 비정규직 노동자입니다" (충남 태안화력발전소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가 마지막 들었던 '비정규직 이제 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 손피켓)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충남 태안화력발전소에서 야간에 혼자 일하다 숨진 24살 청년 비정규직 노동자, 고(故) 김용균 씨가 남긴 숙제를 해결하기 위해 본격적인 투쟁에 나설 것이라고 예고했다.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13일 오전 서울 중구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열린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하,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 계획 발표 기자회견'에서 "문재인 대통령 취임 2주년인 5월 10일까지 정부와 국회가 '상시업무 비정규직 정규직화'를 비롯한 비정규직 공약을 지키는 것을 촉구하는 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또한 고 김용균 씨의 죽음과 관련해 "진상규명위원회를 통해 끝까지 죽음의 진실을 밝혀 책임자를 처벌하고, 발전소 노동자들의 제대로 정규직 전환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 1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 1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이들은 "고 김용균님의 투쟁을 통해 하청노동자 죽음에 대한 책임이 원청에게 있다는 점을 분명하게 했다"며 "서부발전은 책임당사자로서 고 김용균님의 죽음에 사과했다"고 지적했다. 또한 "정부와 여당은 고 김용균 님이 하던 업무인 연료·환경·설비·운전 업무에 대해 '공공기관으로 정규직화'를 하겠다고 선언하며, 민영화와 경쟁체제를 유지하려던 정책을 전환했다"고 성과를 짚었다.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이번 합의는 큰 한계가 있는 합의였다. 발전소로의 직접고용이 아니기 때문"이라며 "공공기관으로의 고용이지만 여전히 발전소 정규직과 자회사인 공공기관 소속으로 나뉘어 업무 간 연계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또 "경상정비의 경우 노사전협의체에서 '정규직 전환 여부를 논의한다'고 하여 정규직 전환이 불확실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서부발전이 잘못을 인정했지만 아직 책임자는 처벌되지 않았다"며 "진상규명위원회는 구조적인 문제까지 제대로 밝혀야 하며, 정부는 진상규명위원회의 권고를 제대로 이행해야 한다"며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강조했다.

그동안 노동계와 시민사회는 '위험의 외주화'를 막고 노동자들을 죽음에 이르게 하는 기업들을 제대로 처벌하기 위한 제도를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들은 산업안전건법 전부개정안 통과로 노동안전에 대한 원청책임은 확대됐지만, 여전히 위험의 외주화 금지는 매우 제한적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중대재해기업처벌법을 통해 노동자를 죽음에 이르게 한 기업들이 제대로 처벌받도록 계속 싸울 것"이라고 밝혔다.

이태의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대책위가 추천하는 진상규명위원회 위원장에게 권한을 위임하고 5개 영역을 나눠 조사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결과가 이행될 수 있도록 하는 조치까지 강제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한 "5개 발전소, 15개 발전사로 쪼개진 구조, 이 안에서 일하고 있는 하청 노동자들을 하나의 공공기관으로 만들어서 그 안에서 직접고용 하는 방식으로 정규직 전환하려 한다"면서도, "경상정비 분야에 3,200명 하청 노동자가 있다. 이 영역도 최대한 정규직으로 전환할 수 있도록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용균이 남긴 숙제 1:'비정규직 못 쓰게'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 1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비정규직 이제그만 1100만 비정규직 공동투쟁이 13일 서울 정동 프란치스코회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재인 정부의 비정규직 공약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뉴시스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은 고 김용균 씨가 남긴 비정규직들의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기간제법, 파견법 등 비정규직법 폐기 ▲노조법 2조 개정 ▲특수고용노동자의 노조할 권리 보장 ▲불법 파견 처벌 등을 촉구하며 계속 싸워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불법파견 노동자로 해고된 지 13년째인 유흥희 금속노조 기륭분회장은 파견법과 관련해 "3개월, 6개월 단위로 해고되던 노동자들이, 호출형 파견이라는 형태로 일하고 있다"며 회사가 필요하면 3일 일 시키고, 주휴수당 주지 않으려고 2~3일 쉬게 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또 "비정규직을 보호하겠다고 말했던, 불안정한 고용을 개선하겠다고 한 기간제법이 노동자를 2년 되기 전에 합법적으로 해고할 수 있는 법이 됐다"며 "퇴직금을 주지 않아도 되고 쪼개기 계약으로 1년 5~6번씩 계약하면서 일해야 하는 노동자가 부지기수"라고 꼬집었다.

그는 비정규직법을 의무만 있고 권리는 없는 '노예법'이라고 표현했다. 그러면서 "현장에 차별이 존재하는 한, 비정규직법이라는 굴레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는 노예일 수밖에 없다"며 "기간제법과 파견법을 제대로 고치치 않으면 우리 문제는 풀리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김용균이 남긴 숙제 2:'월급 빼앗지 않게'

학교 급식 노동자인 김영애 교육공무직본부 부본부장은 "10년 지난 내 임금이 연봉으로 해도 1,900만원밖에 안 된다. 방학엔 임금이 없다"며 "학교 비정규직에게 왜 상여금이 만들어졌나. 방학 중에 임금이 없기 때문이다. 그 대책으로 20-30만원 상여금이 만들어졌는데 이것도 빼앗겨야 한다"고 말했다.

김 부본장은 "올해는 투쟁으로 저지시켰지만, 2020년, 2021년 제도와 법을 들이대는 것에서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 난감하다"며 "노조도 없는 사람들은 상상도 할 수 없다"고 털어놨다.

식당 노동자인 김영아 현대그린푸드 전주지회장은 "올해 1월 회사는 법이 바뀌어 문제 없다며 노조 반대에도 상여금 월할지급을 일방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최저임금 올린다더니 회사 맘대로 상여금 지급 변경할 수 있게 하고, 우리 월급을 합법적으로 빼앗아 간다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김 지회장은 "하루 17-18시간 일하고, 그 다음날 똑같이 새벽 3시에 일어나서 같은 일을 다시 한다"며 "현대그린푸드는 식당 노동자들에게 최저임금을 빼앗아 상여 월할지급하겠다고 하니 우리가 죽기로 반대할 수밖에 없다"고 목소리 높였다.

이에 대응하기 위해 비정규직 100인 대표단과 식당 노동자들은 오는 17일 오후 1시 현대백화점 압구정 본사 앞에서 현대그린푸드 최저임금 꼼수 철회 투쟁 집회를 개최할 예정이다.

김용균이 남긴 숙제 3:'진짜사장 책임지게'

철도공사 자회사 코레일네트윅스 소속 조지현 철도노조 철도고객센터지부장은 "위탁업무하는 자회사 노동자들의 모든 근로조건은 매년 코레일과의 위탁계약을 통해 정해진다"며 "최대한 낮은 임금, 적은 계약금으로 하는 위탁계약은 원청 갑질 투성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진짜 사장인 원청을 향해 "죽지 않고 사람답게 살기 위해 직접 교섭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어 "원청은 사용자 책임을 인정하고 직접 문제 해결을 위해 노사협상 테이블에 나와야 한다"며 "원하청 구조를 바로잡고 죽어가는 노동자를 살리고, 저임금, 고용불안을 책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용균이 남긴 숙제4:'노조하기 쉽게'

250만명에 이르는 택배, 대리운전, 학습지, 화물운송, 건설 분야 특수고용노동자(특고 노동자)들은 노동자로 인정받지 못하고 헌법에 보장된 노동3권조차 빼앗기고 있다.

김주환 전국대리운전노조 위원장은 "국제노동기구에서도 정부에 지속적으로 (특고 노동자들에 대한) 노동기본권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면서 "정부는 공개적인 영상을 통해 특고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약속했다. 그런데 약속을 지키지 않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4월 13일 최대규모로 특고 노동자들이 모여 총파업 총력투쟁을 펼칠 예정"이라고 전했다.

비정규직 공통투쟁은 화물연대, 건설노동자들과 함께 '노조하기 쉽게'라는 제목으로 투쟁을 전개할 계획이다.

김용균이 남긴 숙제 5:'불법 파견 처벌받게'

이완규 한국지엠 군산 비정규직 지회장은 "김용균은 하청 노동자였는데 원청에서 업무지시를 받았다"며 "파견 노동자는 원청에서 업무지시를 받을 수 없다. 그런데 김용균은 실제로 원청에서 직접적 업무지시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 지회장은 "발전5사가 정규직 전환 컨설팅을 받았는데, 그에 따르면, 김용균이 일했던 부문은 원청의 지휘, 명령에 부적합 요소가 있어 불법 파견 가능성이 높다고 돼 있다"면서 "원하청 누구도 불법파견에 대해 조사받지 않고, 처벌도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그는 "150명 법률전문가가 불법파견 사용주를 고발하고, 1,500여 불법파업 당사자들이 그 사장을 고소할 예정"이라며 "3월 5일부터 릴레이 기자회견으로 불법파견 부당성을 알리고 전국순회투쟁을 통해 불법 사업장들과 연대한다"고 투쟁계획을 밝혔다.

비정규직 대표단 등은 ▲노조법 2조 개정 ▲파견법 기간제법 폐지 ▲불법 파견 처벌▲공공부문 제대로 된 정규직 전환 등을 촉구하며 문 대통령 취임 2주년을 맞는 5월 11일 총력투쟁을 전개할 예정이다.

양아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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