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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통상임금 ‘신의성실의 원칙’ 적용, 엄격하게 해야”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
서울 서초구 대법원의 모습ⓒ뉴시스 제공

통상임금을 재산정해 추가 법정수당을 청구할 때 회사 경영의 어려움을 고려하는 ‘신의성실의 원칙(신의칙)’을 엄격하게 적용해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다만 대법원은 어떤 경우에 ‘경영상 어려움’이 인정되는 지 구체적 기준을 제시하지는 않았다.

대법원 2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14일 인천 시영운수 소속 버스 기사 박모(61)씨 등 22명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해 추가 법정수당을 청구한 임금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신의칙을 적용해 원고 패소 판결을 한 원심을 깨고 서울고법으로 돌려보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근로관계를 규율하는 강행규정보다 신의성실의 원칙을 우선해 적용할 것인지를 판단할 때는 근로자의 기본적 생활을 보장, 향상시키고자 하는 근로기준법 등의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전제했다.

이어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법정수당 청구를 회사 경영상의 어려움을 초래한다는 이유로 배척한다면 기업 경영에 따른 위험을 사실상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것”이라며 “근로관계를 규정하는 강행규정보다 신의칙을 우선해 적용할 것인지 판단할 때는 근로기준법 입법 취지를 충분히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판단했다.

그러면서 “노동자의 추가 법정수당 청구가 사용자에게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하거나 기업의 존립을 위태롭게 해 신의칙에 위반되는지는 신중하고 엄격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신의칙이란 상대방의 이익을 배려하여 형평에 어긋나거나 신뢰를 저버리는 내용 또는 방법으로 권리를 행사하거나 의무를 이행하여서는 안 된다는 추상적인 규범이다.

버스 운전기사 박씨 등은 지난 2013년 시영운수를 상대로 단체협약에서 정한 상여금 등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차액 수당을 지급하라는 소송을 냈다. 정기상여금이 포함되면 통상임금이 오르고 그에 비례해 원고들이 받을 수 있는 법정수당도 늘어나게 된다.

1‧2심은 추가 임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도 액수는 일부 제한했다.

2011년 이후 시영운수와 노동조합이 회사와 상여금을 통상임금에 반영하지 않기로 단체협약을 체결했는데도 추가 임금 지급 의무를 지게 하는 것은 예측하지 못한 경영난을 초래할 수 있다는 점을 근거로 삼았다.

2013년 대법원 전원합의체가 갑을오토텍 통상임금 소송에서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으로 인정하면서도 신의칙 원칙을 적용해 정기상여금을 통상임금에 포함하지 않은 노사 합의를 인정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을 따른 것이다.

김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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