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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언 3인방’ 중 이종명만 징계한 자유한국당, 김진태·김순례의 운명은?

자유한국당이 ‘5·18 망언’ 3인 중 이종명 의원만 징계하고 김진태·김순례 의원에 대한 징계는 유예하면서 후폭풍이 이어지고 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세 의원에 대한 징계뿐 아니라 ‘국회의원직 제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가라앉지 않는 상황이다. 이에 전대를 이유로 엇갈린 이들의 운명이 향후 어떻게 결론지어질지 이목이 쏠린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계단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진태 의원이 서울 여의도 국회의사당 앞 계단에서 당 대표 출마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사진공동취재단

사태 심각성 파악 못 하고 ‘징계 유예’ 자초한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 김용태 사무총장은 14일 당 비상대책위원회 회의를 마친 뒤 현안 브리핑에서 “해당 의원의 발언이 5.18 민주화운동의 정신과 자유한국당이 추구하는 보수적 가치에 반할 뿐 아니라 다수 국민의 공분을 자아내는 심각한 해당 행위라는 것에 인식을 같이했다”라며 징계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그 결과 ‘3인방’ 중 이종명 의원은 제명됐다. 이종명 의원의 제명은 향후 자유한국당 의원총회에서 재적 의원의 3분의 2 찬성으로 최종 확정된다.

반면 김진태 의원은 지난 8일 ‘5·18 광주민주화운동 모독 공청회’를 이종명 의원과 공동 주최했음에도 자유한국당 2·27 전당대회 당대표에 출마한다는 이유로 징계를 받지 않았다. 김순례 의원도 전대 최고위원에 출마한다는 이유로 징계가 보류됐다.

자유한국당 당규(당대표 및 최고위원 선출 규정) 제7조(후보자 등의 신분보장)에 따르면 후보자는 후보등록이 끝난 때부터 중앙당 선거관리위원회의 당선인 공고 시까지 윤리위의 회부 및 징계의 유예를 받는다.

후보등록은 지난 12일 마감됐고, 윤리위는 하루 뒤인 13일에 열렸다. 이에 전대에 출마한 김진태·김순례 의원은 윤리위 회부조차 유예받게 됐다. 이를 두고 당 차원의 ‘늦장 징계’가 두 의원의 징계 유예를 자초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김 사무총장은 “전대 선거일 이후 윤리위를 소집해 최종적으로 징계 여부 및 수위를 결론 내리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스스로를 징계위에 회부해 셀프징계를 요청했던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한 조치는 주의 처분으로 끝났다. 윤리위가 내릴 수 있는 징계는 경고·당원권 정지·탈당 권유·제명 네 가지인데, 주의 처분은 징계에 해당되지도 않는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용태 사무총장이 12일 오전 국회 비대위원장실에서 소속 의원들의 5.18 폄훼 발언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과 김용태 사무총장이 12일 오전 국회 비대위원장실에서 소속 의원들의 5.18 폄훼 발언과 관련한 기자회견을 마치고 회견장을 나서고 있다.ⓒ김슬찬 기자

이러한 솜방망이 징계가 발표되자 정치권에서는 잇따라 비판이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원내대변인은 현안 브리핑을 통해 “국민들의 요구는 자유한국당이 이 문제와 관련해 정체성을 분명히 하라는 것인데 당헌·당규를 이유로 결과적으로 5·18 훼손을 묵인하는 꼼수를 부린 꼴이 됐다”며 “자유한국당이 스스로 문제를 수습하지 못하는 상황이라면, 우리 당은 야 3당과 협력해 이들을 국회에서 제명하는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바른미래당 김수민 원내대변인은 논평을 내고 “자유한국당 윤리위의 결정은 그 자격도 없는 사람들을 추대한 행위에 불과하다”고 지적했다.

민주평화당 5·18 역사왜곡대책특별위원회 장정숙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자유한국당은 세 의원 제명에 동참해 참을 수 없는 모욕감을 느끼고 있는 광주시민, 나아가 국민들께 사과의 진정성을 보이기 바란다”고 촉구했다.

정의당 최석 대변인도 브리핑을 통해 “자유한국당이 진정으로 이번 사태를 두고 5·18 민주화운동의 영령과 유족들에게 사죄할 의지가 있다면 여야 4당이 추진 중인 5·18 모독 3인방 국회 퇴출에 함께 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후 국회를 찾은 5.18 관련 단체 대표자들에게 한국당 의원 5.18 망언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이 13일 오후 국회를 찾은 5.18 관련 단체 대표자들에게 한국당 의원 5.18 망언과 관련해 고개 숙여 사과하고 있다.ⓒ김슬찬 기자

‘망언 3인’ 국회의원직 박탈 전망은?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이 ‘망언 3인방’ 국회 퇴출에 공조하고 있는 만큼, 자유한국당으로서는 계속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일단 비례대표인 이종명 의원의 경우 자진 탈당이 아닌 제명 처리이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에서 당적은 박탈당하더라도 국회의원직은 별도의 조치가 없는 한 계속 유지된다. 자유한국당은 이 의원의 국회의원직 박탈은 국회 사무처 해석에 따른다는 입장이다.

현행 공직선거법 제192조(피선거권상실로 인한 당선무효 등) 4항은 비례대표 국회의원의 당선이 무효 되는 경우를 ‘소속 정당의 합당·해산 또는 제명 외의 사유로 당적을 이탈·변경하거나 둘 이상의 당적을 가지고 있는 때’로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제명 외의 사유’라는 문구 때문에 제명으로 인한 당적 이탈은 당선 무효 사유, 즉 의원직 박탈에서 예외가 될 가능성이 높다.

결국 무소속으로 남게 될 수 있는 이 의원의 국회의원직까지 박탈시키려면 국회 윤리위원회에서 의결된 제명안이 본회의에 올라와야 한다.

이와 관련해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원내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 직후 기자들과 만나 “자유한국당 윤리위에서 이 의원을 제명했기 때문에 국회 윤리위에서도 쉽게 (처리)될 수 있다는 점은 굉장히 의미 있다”고 평가했다.

그렇다 하더라도 김진태·김순례 의원의 자유한국당 징계 여부는 아직 불투명한 상황이다. 최고 수위로는 이 의원과 같은 이유로 제명을 당할 수 있다. 하지만 만약 제명을 당한다고 하더라도, 두 의원이 전대에서 당선돼 당권을 장악하게 된다면 결과는 달라질 수 있다. 징계 최종 의결 기구는 최고위원회의인데 윤리위의 징계 결정을 거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만약 전대 이후 자유한국당 윤리위가 김진태·김순례 의원 모두를 제명할 경우, 이 의원의 경우처럼 국회 차원에서의 국회의원 제명 논의는 탄력을 받게 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왼쪽부터),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정의당 김종철 대변인 등 여야 4당이 12일 오전 공동으로 5·18 망언 자유한국당 의원 3명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왼쪽부터), 민주평화당 김정현 대변인,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 정의당 김종철 대변인 등 여야 4당이 12일 오전 공동으로 5·18 망언 자유한국당 의원 3명에 대한 징계안을 국회 의안과에 제출하고 있다.ⓒ김슬찬 기자

반대로 자유한국당이 차후에도 징계 수위를 결정하지 못한다면, 여론의 반발에 힘입은 여야 4당이 이들의 국회의원 제명을 밀어붙일 수도 있다. 현재 진보진영뿐만 아니라 보수진영에서도 ‘5·18 망언’에 비판을 쏟아내고 있을 만큼 여론은 악화된 상황이다. 현재 자유한국당을 뺀 여야 4당은 공동으로 세 의원에 대한 제명안을 국회 윤리위에 제출한 상태다.

여야 4당이 합동 제명안을 추진하고는 있지만, 만약 자유한국당 의원들이 전원 반대하면 세 의원의 의원직 제명은 어려운 상황이다.

의원직 제명은 재적의원(298명) 중 3분의 2인 199명 이상이 찬성해야 하는데, 현재 20대 국회는 더불어민주당 128명, 자유한국당 113명, 바른미래당 29명, 민주평화당 14명, 정의당 5명으로 구성돼 있다. 자유한국당을 뺀 나머지 의석수를 다 합쳐도 185석이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의 동조 없이는 제명안 통과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지난 12일 MBC 라디오에 출연해 “자유한국당 의원 20여 명의 협력이 있으면 국회가 청산되고 청소될 것”이라고 말한 이유다.

민주당 권미혁 원내대변인도 “자유한국당이 제명을 절대 못 한다든지, 국회 의사 일정에 합의를 안 해주면 제명이 어려워질 수 있기 때문에 자유한국당이 이 세 의원을 어떻게 하느냐는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한꺼번에 자당 의원 3명을 잃는 것이 자유한국당으로서는 상당한 부담일 수는 있지만, 국회 안팎으로 세 의원에 대한 ‘국회 퇴출’ 여론은 식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가 지난 12일 오마이뉴스의 의뢰로 전국 성인남녀 501명을 대상으로 ‘5·18 망언’ 국회의원 제명 찬반 의견을 조사(95% 신뢰수준에 표본오차 ±4.4% 포인트)한 결과 찬성이 64.3%, 반대는 28.1%였다. 국민 10명 중 6명은 김진태·이종명·김순례 의원의 제명에 찬성하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진실규명과 역사왜곡대책위원회를 비롯한 5.18 관련 단체 회원들이 13일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한 자유한국당 의원 제명과 사죄를 촉구하고 있다.
5.18 민주화운동 진실규명과 역사왜곡대책위원회를 비롯한 5.18 관련 단체 회원들이 13일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집회를 열고 5.18 민주화운동을 왜곡한 자유한국당 의원 제명과 사죄를 촉구하고 있다.ⓒ김슬찬 기자

김도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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