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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③] 종교계·시민사회 “3·1절 특사서 양심수와 국가폭력 피해자 사면해야”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 상임의장 조순덕)이 주최하는 1204회차 목요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석자들이 보라색꽃으로 '삼일절에 사면하라' 글씨를 만드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2019.01.10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 상임의장 조순덕)이 주최하는 1204회차 목요집회가 열렸다. 집회 참석자들이 보라색꽃으로 '삼일절에 사면하라' 글씨를 만드는 상징의식을 진행했다. 2019.01.10ⓒ사진 =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편집자주ㅣ 한반도 정세 대전환 속에 맞이하는 3.1운동 100주년. 시민단체와 국제사회에서는 해묵은 과제인 양심수 석방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인권존중과 나라다운 나라 건설을 표방한 ‘촛불정부’의 색채가 묻어나는 3.1절 특사가 이뤄질지 짚어보는 기획을 마련했다.

지난 12일 청와대가 3.1절(삼일절) 특별 사면(특사)에 대해 “법무부 검토 중”이며, “구체적 사면 대상은 확정되지 않았다”는 원론적인 입장을 다시금 내놨다.

청와대 관계자는 “문재인 대통령은 뇌물·알선수재·알선수뢰·배임·횡령 등 5대 중대 부패범죄자에 대한 사면권을 제한한다고 공약했고, 이는 여전히 유효하다”고 가이드라인을 밝혔다.

또 법무부가 검찰에게 검토를 지시한 ▷한일 ‘위안부’ 합의 반대 집회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반대 집회 ▷경남 밀양 송전탑 반대 집회 ▷세월호 관련 집회 ▷제주해군기지 건설 반대 집회 ▷광우병 촛불집회 등 6개 사건 관련자들이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해당 관계자는 “25일 국무회의에 올라오기 전에는 청와대에 오니 그 시점에는 밝힐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특사는 법무부 사면심사위원회 심사로 명단이 정해지고, 이 명단을 법무부 장관이 대통령에게 상신한다. 이후 국무회의 심의, 의결을 거쳐 대통령이 확정 공포 하게 되어 있다.

이번 삼일절 특사가 어떤 원칙에 입각해 어떠한 규모로 이루어질 것인가에 대해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특히 현재 가석방 상태인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과 7년째 복역 중인 이석기 통합진보당 전 의원이 포함될 지 여부가 논쟁이 되고 있다. 현재 종교계와 시민사회가 삼일절 특사에 대해 어떤 입장을 가지고 있는지 이야기를 들어봤다.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 전 위원장인 도법 스님
대한불교조계종 화쟁위원회 전 위원장인 도법 스님ⓒ김철수 기자

도법 스님 “남북관계 풀 듯 대통합의 마음으로 임해야”
김성복 목사 “정치공학적 손익계산 없어야..과감한 결단 있었으면”
김인국 신부 “색깔론 들이대는 사람들 눈치보지 않는 게 중요해”

종교계는 어려움은 있겠지만 대통령이 리더십을 발휘해 통 큰 결단을 하고, 삼일절 특사를 해주기를 기대했다.

전 조계종 화쟁위원장이자 실상사 회주인 도법 스님은 문 대통령이 남북 관계를 풀어가듯 포용과 화합의 자세로 삼일절 특사에 임하면 된다고 제언했다.

도법 스님은 “올해가 3.1운동 100주년이다. 당시 상황을 돌아보면 ‘독립’이란 대의를 위해 이념, 계층, 남녀노소 상관없이 모두 울타리를 허물고 나와 한마음 한 뜻으로 독립을 외쳤다. 온 민족의 마음을 하나로 모아내 함께 했다는 데 3.1운동의 의미가 크다. 이번 특사도 그런 마음을 다시 우리 안에서 어떻게 이뤄낼 것인가에 초점을 두고 하면 된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이어 “한반도가 전쟁위기 폭풍 전야였는데 불과 1년만에 평화의 봄바람이 불고 있다. 크게 반전됐다. 이렇게 된 건 남북정상회담 때문이다. 정상회담 하면서 두 정상이 분단 이후 70여년 간 남북 사회에 쌓인 적폐문제는 한 마디도 안했다. 그런 걸 다뤘으면 한 걸음도 못 나갔을 것이다. 그런 부분을 건드리지 않고 지금 남북 모두, 한반도에 사는 모두에게 꼭 필요하고 중요하고 시급한 ‘평화’에 대해 이야기해 기적 같은 새 길을 열었다. 이 부분에 특사 문제를 어떻게 다룰 것인가에 대한 태도와 지혜가 담겼다”고 설명했다.

또 “양심수란 이름으로 묶여있는 사람들을 풀어줘서 새로운 백년을 맞이하는 동반자이자 주체로 역할하게 하는 게 맞다”며, “우리 사회가 극단적으로 분열되어 있는 것을 풀려면 과거의 문제가 정리되어야 한다. 그래야 새로운 백년을 선조들의 바람에 부응하게 시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또 문 대통령에게 “정상회담에 임했던 안목과 문제의식, 의지를 우리 안으로 가져오면 된다”며 “대통령께서 협치와 통합을 이야기 하신다. 북과 이야기할 때만큼 지극하고 겸손스럽게 풀어가 달라. 삼일절 특사와 관련해 모두가 주체가 될 수 있도록 풀어가자. 보수 진영이 비상식적인 부분도 있지만, 겸손하고 정직하게 함께 풀어가자고 해야 한다. 진정성 있게 접근하면 상대도 반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법적폐청산’ 5차 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
17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사법적폐청산’ 5차 국민대회에서 참석자들이 사법적폐 청산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촉구하고 있다.ⓒ정의철 기자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인권센터 김성복 이사장(목사)은 3.1절 특사가 “어떠한 정치공학적 손익계산을 따지지 말고 민족 대단결을 위해 이뤄져야 한다”는 입장을 보였다.

김 이사장은 “올해가 3.1 운동 100주년이다. 전민족적으로 함께 나섰던 항일운동의 정신을 회복해야 할 때다. 전민족적 대단결을 위해 과감한 특사가 진행됐으면 한다”고 밝혔다.

그는 지난 정권 동안 사법부의 실상을 봤을 때, 양심수들에 대한 석방이 꼭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 이사장은 “우리가 그동안 사법부의 실상을 볼 수 있었다. 양승태 전 대법원장이 한 행위를 보면 정말 사법적폐다. 사법적폐 청산이 필요하다. 그런 차원에서 이 전 의원의 구속문제가 타당했는가에도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한상균 전 민주노총 위원장의 사면 복권과 함께 이석기 전 의원의 석방도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배제 없는 3.1절 사면이 이루어져야 한다고 언급했다.

김 이사장은 “파시즘 군부독재를 옹호하는 극우세력들이 자유민주주의 탈을 쓴 채 대한민국에 있다. 그런 것 때문에 대통령께서 특사를 하나 하는데도 상당히 여론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는 점이 인정된다. 그러나 이제 더 이상 늦추면 안된다는 요구도 있다”며 “어려우시겠지만 대통령의 과감한 결단이 내려졌으면 한다”고 말했다.

시국 미사 집전하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모습
시국 미사 집전하는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의 모습ⓒ양지웅 기자

전 천주교 정의구현사제단 대표인 김인국 신부는 “삼일절 백주년을 맞아 하는 특사이기 때문에 독립운동의 정신, 민주주의의 정신에 입각한 대특사이기를 바란다. 대통령께서 말씀하신대로 부패 비리 사범은 안되고 민주주의를 위해 헌신한 사람들에 대한 포괄적인 사면이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천주교회는 염수경 추기경 님을 비롯하여 오랫동안 이석기 전 의원의 조기 석방을 강조해 왔다. 그러므로 이번 특사에서 이 전 의원이 빠지면 안 된다. 이미 늦은 감이 있다”고 지적했다.

김 신부는 “이 전 의원의 경우 대통령으로서는 부담스러울 것 같다. 다른 사람들은 몰라도 색깔론을 들이대는 사람들이 주로 싫어할 거다. 그렇지만 그런 독립운동 정신, 민주주의 정신에 맞지 않는 사람들의 눈치를 보지 않는 게 중요하다”고 짚었다.

이어 “대통령이라는 자리가 여론을 살피지 않을 수 없는 자리일 것이다. 좋은 마음으로 균형 유지하려 하셔도 관성적으로 이 사회 주류였던 사람들의 눈치를 보게 된다. 지금은 사력을 다해 오랜 세월 대한민국을 지배해 온 과거 기득권 세력의 자장으로부터 탈출해야 하는 때”라며 “이 때에 맞는 상징적이고 역사적인 사건이 될 만한 것이 국민들로부터 많은 오해를 받고 있는 이 전 의원의 특별 사면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 상임의장 조순덕)이 주최하는 1204회차 목요집회가 열렸다. 이정이 씨가 삼일절 특사에 양심수를 포함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1.10
1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청와대 앞 분수대에서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이하 민가협, 상임의장 조순덕)이 주최하는 1204회차 목요집회가 열렸다. 이정이 씨가 삼일절 특사에 양심수를 포함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하고 있다. 2019.01.10ⓒ사진 =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사건’ 피해자 한국구명위원회

‘부산 민주화운동 대모’ 이정이 대표 “대통령, 많이 생각하고 계실 것..좋은 결과 기대”

문재인 대통령이 부산지역에서 인권변호사로 활약하던 시절부터 알아온 이정이 6·15남측위원회 부산본부 상임대표는 부산지역 민주화 운동의 대모답게 대통령의 마음을 읽었다. 그는 “(대통령께서) 생각으로는 양심수를 구하고 싶으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표는 “누구보다도 대통령께선 민변에 계실 때 그런 일 많이 해주신 분”이라며 “양심수가 민주화 운동할 때보다는 많이 없어졌지만 풀어줘야 한다”고 말했다.

또 “우리 후세들은 통일 되어야 잘 살아갈 수 있다. 배운 사람들이 통일 위해서 애쓰고 있으면 같이 잘한다고 격려해야 한다”라며, “이석기가 뭘 했나. 한민족이니까 통일하자고 한 거다. 그런 이야기 한 건데 당연히 풀어줘야 한다”고 밝혔다.

또 3.1절 사면을 두고 보수세력이 공세를 하는 것에 대해서는 “5.18에 대해서 말하는 것 봐라. 대통령도 종북이라고 하는 어이가 없는 인간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문 대통령이 “직위를 떠나서라도 우리보다 몇 배로 더 생각을 많이 하고 계실 거다. 좋은 결과가 나올 거라고 생각하다”고 밝혔다.

한상균 민주노총 전 위원장
한상균 민주노총 전 위원장ⓒ김철수 기자

민주노총 대변인 “노조활동하다 처벌받은 이들과 양심수 사면해야”
참여연대 사무처장 “국가폭력 피해자 사면해야..사면 자체는 최소화하는게 긍정적”
민변 사무총장 “적폐 청산 측면에서, 피해자 구제 측면에서 할 것 있다면 해야”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이하, 민주노총) 김형석 대변인은 3.1절 특사에서 양심수들과 노동조합 활동을 하다 처벌을 받게 된 이들이 모두 사면 복권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민주노총은 한상균 전 위원장은 물론이고, 신승철, 김영훈 전 위원장도 사면 복권 못 받은 상태다. 그래서 상집회의를 통해 이야기 된 것은, 전직 위원장들과 각 지역본부에서 지난 시기 투쟁하다 처벌을 받아 사면 복권이 필요한 동지들의 명단을 수합해 사면 복권 대상에 포함해 달라고 요구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정부가 기업인들을 사면복권 해주는 게 아니라, 지난 정권 과정에서 억울하게 옥살이 했거나 복권 받지 못한 노동자들을 사면 복권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또 “양심수들에 대한 석방도 되어야 한다. 이석기 전 의원 등은 말도 안 되는 사법농단의 피해자다. 그에 대한 사면 복권도 이뤄져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용산참사 유가족과 강정마을 주민 쌍용차 노동자 등 여러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18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적인 국가폭력 진상조사 기구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
용산참사 유가족과 강정마을 주민 쌍용차 노동자 등 여러 국가폭력 피해자들이 18일 오전 청와대 분수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독립적인 국가폭력 진상조사 기구 구성을 촉구하고 있다.ⓒ김철수 기자

박정은 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지난 정권 국가폭력의 피해자들에 한해서는 사면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박 사무처장은 “지금 많은 분들이 벌금도 받고 실형 산 분도 계신다. 국가폭력에 한해서, 양심수들이 갇히거나 이런 부분에 대해서는 사면이 필요한 것 같다. 우리나라는 재심 절차나 검찰이 수사권을 가지고 있다는 측면에서 재수사하기 어렵다”라고 말했다.

다만 “대통령 특별 사면이 정당한 권한 행사인가 하는 고민도 있다. 저희가 개헌 논의할 때 대통령 사면권에 대해서는 대폭 줄이거나 제약해야 한다는 논의도 했다. 특별 사면 자체는 최소화하는 게 좋다”라고 밝혔다.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이하, 민변) 송상교 사무총장은 “민변은 법률가 단체이기 때문에 기본적으로 대통령 특사제도가 더 엄격해져야 할 필요가 있다는 시각이 있다. 이는 그간 관행적으로 기업인, 정치인들에게 자의적으로 특사가 이뤄져 온 관행 때문이다. 양심수나 억울한 서민들도 있는데, 형평성 문제가 있어서 이런 분들을 어떻게 선별할 건지 쉽지가 같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적폐 청산 관점에서 해야 할 일이 있다고 하면 그런 것들은 고민해 볼만하다”라며, “적폐 청산이라는 것이 적폐를 일으킨 가해자들에게 엄중한 책임을 묻는 것과 제도를 개선하는 측면이 있고, 원상회복, 구제, 보상 등 피해자들을 위한 조치가 있을 것이다. 그러한 맥락에서 사면이 필요할 부분이 있다면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이 종교계와 시민사회는 문 대통령이 사회적 약자와 적폐청산에 초점을 맞춘 사면을 해줄 것을 기대했다. 재벌 총수가 아닌 노동자를, 이명박 박근혜 정권 9년동안 고통당한 국가폭력의 피해자들을, 양승태 대법원장을 비롯한 사법 적폐 세력에게 피해 입은 이석기 전 의원을 비롯한 양심수를 사면 복권해 달라는 목소리를 냈다. 또 보수세력의 공세가 적지 않지만 3.1운동 백주년을 맞는 시기이니만큼 대통합의 정신을 살려 결단을 해달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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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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