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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미야의 사람과 현장] 국민은 안 챙기고 아들만 챙긴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
박순자 의원이 2018년 1월 지역구에 내건 최저임금 인상 비판 현수막. 322조 아래 작은 글씨로 ‘2050년까지’라고 적었다. 근거도 알 수 없다.
박순자 의원이 2018년 1월 지역구에 내건 최저임금 인상 비판 현수막. 322조 아래 작은 글씨로 ‘2050년까지’라고 적었다. 근거도 알 수 없다.ⓒ필자 제공

처음 내 의심은 사립유치원 원장 출신이라는 점에서 시작됐다. 안산시 단원구에서 3선을 한 국회의원, 박순자. 세월호 참사가 일어나고, 박근혜가 탄핵된 이후에도 자유한국당 출신으로 살아남은 그녀다. 사립유치원 집단이 어마어마하다더니, 정말 그런가보구나. 지역구에서 선거 때 말고는 얼굴 한 번 본 적이 없고, 국회에서 별다른 활동을 한다는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는 사람이었다. 그 오랜 기간 동안.

그러던 그녀도 가끔 언론에 오르내릴 때가 있었는데, 그때마다 적극적으로 반론을 펴기보다는 조용히 여론이 지나가기를 기다리는 모양새를 취했다. ‘반기문-팽목항’ 사건, ‘최저임금 322조원 현수막’ 사건, 그리고 최근 ‘싸구려노동판’ 발언까지.

지난 17일 세월호 참사 현장인 전남 진도 팽목항을 방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새누리당 박순자 의원이 미수습자 가족의 손을 잡고 있다.
지난 17일 세월호 참사 현장인 전남 진도 팽목항을 방문한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과 새누리당 박순자 의원이 미수습자 가족의 손을 잡고 있다.ⓒ뉴시스

그렇게 별다른 색깔도, 정책도, 활동도 보이지 않는 그녀가 최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이 되었다. 그리고 그녀가 사는 아파트를 비롯한 안산지역 일대에는 ‘입주자대표자회의’ 이름으로 “박순자 의원님의 국토교통위원회 위원장 당선을 축하합니다”라는 현수막이 대대적으로 걸렸다.

내가 그녀와 같은 아파트에 16년을 살면서 특정 정치인을 축하하는 현수막을 내건 것을 본 건 이번이 처음이었다. 3선 국회의원씩이나 돼서 현수막을 걸라고 시키지는 않았을 테고, 아파트입주자대표자들이 모여 스스로 결정한 일일 텐데, ‘확실히 지역에서 권세를 떨치고 있는 여자구나’ 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명의로 내걸린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당선 축하 현수막
아파트 입주자대표회의 명의로 내걸린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 국회 국토교통위원장 당선 축하 현수막ⓒ필자 제공

사실, 유치원 원장출신인 그녀가 국토교통위 위원장이 되었다는 사실에 처음 든 생각은, “무슨 위원장을 제비뽑기로 뽑나? 전문성도 없이”라는 것과, “국토교통위면 여러 위원회 중에 수많은 로비와 이권이 오고 갈 텐데, 저 막강한 위원회를 맡았다니, 조용히 아무 일도 안하는 것 같으면서도 뭔가가 있는 여자구나”라는 막연한 ‘공포’였다. 국토교통 분야의 비전문가가 부동산과 온갖 건설 관련된 일의 입법을 책임진다고 생각하니, ‘혹시 부동산 정책의 재앙이 되는 것은 아닐까’ 하는 공포 말이다.

아니나 다를까. 나의 우려가 기우였더라면 좋았으련만. 그녀의 아들이 2017년 ‘한샘’(안산시 단원구 성곡동 위치)에 입사하고, 그녀가 2018년에 국토교통위 위원장에 임명되고, 그리고 그녀의 아들이 의원실의 보직과 사무실을 제공받고, 국회를 프리패스로 드나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다소 쌩뚱 맞았던 그녀의 행적은 퍼즐 맞추듯이 꿰맞춰졌다.

많은 사람들이 아시다시피 한샘은 가구를 만드는 기업이고, 건설경기와 직결되는 사업체이다. 그곳에서 그녀의 아들은 국회대관, 즉 국회출입을 전담하는 업무를 했다고 한다. 그가 입사한 2017년이면 이미 박순자 의원이 3선의원일 시절이다. 한샘은 박순자의 아들, ‘000’를 뽑았던 것일까, 아니면 ‘국회의원 아들’을 뽑았던 것일까.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과 한샘 간의 유착관계를 조사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
자유한국당 박순자 의원과 한샘 간의 유착관계를 조사해달라는 청와대 국민청원ⓒ청와대 국민청원 홈페이지

국토교통위원장이 되고 나서 “엄마의 마음으로 국민을 챙기겠다”고 했다는데, ‘국민을 챙긴’ 것이 아니라 ‘제 아들’만 챙긴 우스운 꼴이 되었다. 사익을 취하려고 대통령이 된 이명박 전 대통령이 떠오른다. 이쯤하면 ‘여자 이명박’쯤 되시겠다.

지난 13일 청와대 국민청원에서 “박순자와 한샘의 유착을 밝혀 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아들 국회 프리패스 사건이 터진 다음날 정의당은 “박순자 의원 아들이 국회 집무실을 제공받은 것은 명백한 ‘배임’이다”라는 성명을 내었다. 다른 당들도 잇따라 규탄 성명을 발표했다. ‘배임’이면 범죄이다. 범죄면 법의 처벌을 받고, 경우에 따라 국회의원직을 내려놓아야 한다. 그동안 조용히 사리사욕을 취한 박순자 의원. 이제 그만 법의 심판을 받고 자리에서 떠나야 할 때가 된 듯하다.

엄미야 금속노조 조합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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