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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 북미정상회담 앞두고 미국 일각, ‘북핵 동결·북미관계 개선론’ 확산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위해 만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자료 사진)
역사적 첫 북미정상회담이 열린 12일 오전 회담장인 카펠라 호텔에 북한 김정은 위원장과 미국 트럼프 대통령이 회담을 위해 만나고 악수를 나누고 있다.(자료 사진)ⓒ뉴시스

오는 27∼28일 베트남 하노이에서 개최될 2차 북미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일각에서 북한 핵을 동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현실적으로 북미관계를 개선해야 한다는 주장이 확산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미국의 전문가들뿐만 아니라, 미 의회 일각에서도 이러한 주장이 최근 공개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다. 이는 그동안 사실상 금기시돼 왔던 현실적인 ‘북핵 인정론’을 바탕으로 한반도의 평화를 구축할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다.

미 폭스뉴스는 17일(현지 시간) 보수 성향의 전문가인 데니얼 디페트리스의 2차 북미정상회담을 전망하는 칼럼을 게재했다. 그는 워싱턴 외교정책의 기득권 세력들은 이번 정상회담의 성패를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목표로 하고 있지만, 이는 상당히 비현실적이라고 꼬집었다.

디페트리스는 2차 북미정상회담의 성공을 위해서는 과거와는 완전히 다른 차원으로 접근해야 한다면서, “워싱턴 정책결정권자들이나 전문가들이 고정해 놓은 ‘완전하고 검증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북한 비핵화(CVID)’의 환상을 넘어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따라서 “궁극적으로 미국의 중요한(paramount) 대북 정책의 목표는 비핵화가 아니라, 한반도의 평화와 안보, 그리고 예측 가능성(predictability)이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한은 엄청난 노력을 들어 장기간에 걸쳐 개발한 핵능력을 자신들 안보의 보루(blanket)로 여기기 때문에 단기간에 이를 폐기할 수도 없고, 현실적으로 북한 비핵화 완료도 상당한 시간이 걸리는 문제라며 자신의 주장 근거를 설명했다.

디페트리스는 또 미국의 많은 전문가들이 북한이 핵무기를 포기하지 않는 한 북미관계를 정상화하거나 개선하는 것을 미국이 북한에 양보하는 것이라고 비난하는 것은 한반도의 평화와 안정의 관점에서도 ‘낡아빠진(antiquated) 위험한 생각’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비핵화는 장기간의 과정을 필수적으로 수반하는 것으로 북·미 상호 간의 평화체제를 강화하는 것은 광범위한 전쟁을 유발할 군사적인 대치(brinksmanship)보다도 외교적으로 해결할 기회를 넓히는 것이고, 이는 동북아 모든 국가에도 이익이 된다고 강조했다.

디페트리스는 특히, 일부에서 김정은(위원장)이 핵무기를 사용할 비이성적인 인간이라고 비난하는 것도 그가 체제 종말과 자기 죽음을 초래할 그런 일을 할 사람은 아니며, 정권 안전과 장기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성에 입각한 논리가 아니라 과장된(hyperbole) 것이라고 꼬집었다.

그는 따라서 2차 북미정상회담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워싱턴 일각의 잔소리(noise)들을 무시하고 사실상 핵보유국인 북한과 장기간의 비핵화 관점에서 접근해야 한다면서, 미국이 오래된 적과의 관계를 정상화하고 대담하게 협상을 진행하는 것이 언젠가 미래에는 ‘비핵화된 북한’의 가능성을 조금씩 열 수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미 의회 일각, “북핵 동결 등 단계적 수순이 미국 더 안전”

미 의회 하원 외교위의 브래드 셔먼 민주당 의원도 지난 16일, 미국의소리(VOA)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이 모든 핵무기를 포기할 것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철저한 감시를 전제로 제한된 수의 핵무기 보유를 용인하는 대신 미사일 기술 관련 프로그램을 동결하도록 할 수 있다면, 미국은 더 안전해질 것”이라면서 현실적인 목표를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하원 군사위 소속인 로 칸나 민주당 의원도 같은 인터뷰에서 “북한의 비핵화는 단계적인 수순을 밟을 수밖에 없다”면서 “먼저 미국에 위협이 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관련 기술 폐기에 초점을 맞춘 뒤 비핵화 방안을 마련하는 수순이 현실적”이라고 강조했다.

조셉 나이 전 미 국무부 부차관도 이 매체와 인터뷰에서 “북한은 국가의 근원이자 정권 유지 수단인 핵을 완전히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북핵 활동을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간표 설정, 검증과 같은 북핵 활동을 제한하기 위한 합리적인 방법을 마련하는 데 목표를 둬야 한다”면서 “그러나 동시에 한국, 일본과의 동맹을 약화시키지 않도록 매우 조심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북·미가 2차 정상회담을 추진하면서 북한의 비핵화 완료가 핵심 이슈로 떠오르자, 미국 일각에서는 단기간에 비핵화를 달성할 수 있다는 비현실적인 발상을 버리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대응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과거 보수주의 성향이 짙었던 전문가(해리 카지아니스 등)들도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를 달성하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면서, 그 사이에 북·미는 관계를 개선하고 단계적인 비핵화를 목표로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으로 나아가야 한다는 주장을 펼치고 있다.

또 반(反)트럼프 진영의 민주당 인사들은 대체로 그동안 1차 북미정상회담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의 구체적인 비핵화 조치를 끌어내지 못했다고 비난하고 있지만, 일각에서는 점차적으로 현실적인 북한 비핵화 조치를 추구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내고 있는 것도 주목할 대목이다.

김원식 전문기자

국제전문 기자입니다. 외교, 안보, 통일 문제에 관심이 많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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