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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민의 청년전태일들]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노동조합 조직률 넣어야

대한민국이 30-50클럽에 들어갔다.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 이상, 인구 5000만 명이 되는 선진국이라는 것이다. 일본, 미국, 영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서 7번째 국가가 됐다. 그러나 높아진 국민소득에도 불구하고 청년노동자들이 느끼는 체감경기는 그다지 나아지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이는 한국사회의 소득격차 때문이다.

통계청 발표에 의하면 2018년 4분기 소득격차가 더욱 심해졌다. 상위 20%와 하위 20% 소득격차가 5.47배가 됐다고 한다. 한국사회 양극화가 더욱 심해졌다는 것을 보여준다. 세금으로 인한 재분배 시스템이 부족한 상황에서, 그나마 최저임금 인상으로 격차를 이정도로 막았다고 봐야 한다.

정부는 최저임금위원회를 통해 지난해 최저임금을 10.9% 인상한 8350원으로 결정했다. 이는 소득격차를 줄여주는 완충장치를 했지만, 산입개정으로 식비·정기상여금 등이 최저임금에 포함되면서 노동자가 실질적인 임금인상을 체감하기에는 부족했다. 한국은 총임금 중에서 사회임금(개인에게 제공되는 복지혜택을 모두 현금으로 환산해 더한 수치)이 적은 사회이다. 시장에서 나의 노동력을 대가로 벌어들이는 비용이 93%이고 사회임금이 7%이다. 한마디로 나의 노동력을 팔지 못하면 내일 당장 굶어야 하는 사회인 것이다. 이는 비슷한 처지인 일본의 사회임금이 30%대인 것과 비교해도 현저히 낮은 수치이다.

고용노동부가 2018년 12월 발표한 노조 조직률 및 조합원수 추이
고용노동부가 2018년 12월 발표한 노조 조직률 및 조합원수 추이ⓒ고용노동부

사회임금이 확충되지 않는 조건에서 노동자가 자신의 소득을 높일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노동조합을 통한 단체협약이다. 그러나 한국사회는 이제 노조 조직률이 10.7%이다. 대부분 기업별 단체교섭이기 때문에 조직되지 않은 노동자들은 그 수혜를 받기 어렵다. 30-50클럽의 대부분의 국가들의 노조 조직률은 한국보다 훨씬 높다. 이탈리아의 노조 조직률은 35%이고, 단체협약 적용률은 80%이다. 영국은 23%대, 독일17%이다. 프랑스는 노조 조직률이 7%에 불과하지만 단체협약 적용률은 90% 이상이다. 일본 또한 17.3%으로 우리나라보다 높다.

노조 조직률이 10.7% 안 되는 한국에서 소득격차를 줄이려면,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노조 조직률을 넣어야 한다. 노조 조직률이 낮을 때는 최저임금 인상폭을 높이고, 노조 조직률이 높아질수록 최저임금 인상폭을 낮추는 것이다. 정부가 항상 이야기하는 미조직된 노동자들을 보호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다. 이 방법으로 국민소득은 올라가지만 실질적인 삶은 나아지지 않는 현재 상황을 바꿀 수 있다.

노조로 조직되지 못한 노동자가 임금을 올리는 방법은 최저임금 인상이다. 최저임금 적용대상이 2000만 전체노동자 중 25%나 되는 500만 명이다. 최저임금 인상이 전국민의 단체협약이 됐다. 전체 노조 조직률이 10.7%이지만 대기업이 주된 300인 이상 사업장은 노조 조직률이 57.3%으로 단체협약 적용을 받고, 중소기업이 몰려있는 30인 미만 노조 조직률은 0.2%으로 단체협약을 맺을 수 없다. 한국사회에서 중소기업 노동자, 저소득층, 노동조합에 조직되지 못한 90%를 위한 실질적인 소득을 올리기 위해서는 최저임금을 올려야 한다는 결론에 이른다.

우리와 같은 30-50클럽에 들어간 독일은 2019년부터 최저임금이 우리 돈으로 약 1만1000원이다. 프랑스도 약 1만2000원이다. 노조 조직률이 낮은 미국조차 2019년 최저임금이 15달러, 약 1만6천원이 됐다. 이는 여러 국가가에 심화되는 소득불평등을 막기 위한 정책이다. 그래서 노조 조직률이 높아지고, 단체협약 적용률이 높아지면 자연스레 최저임금의 인상범위를 낮출 수 있다. 스웨덴처럼 노조 조직률이 70%가 되면 자연스레 최저임금도 없앨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좀 더 저소득 노동자들에게 실질적인 소득 증가, 그리고 산업적, 업종별 특색을 보장하기 위해 노조 조직률을 최저임금 결정기준에 넣는 것이 필요하다고 본다. 최저임금으로 전 산업에 일률적으로 임금을 올리는 것이 아니라 노조 조직률 확대, 단체협약 적용률 확대로 노사가 임금을 정하는 그날을 기다려본다.

김종민 전 청년전태일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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