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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일본 대지진’ 이후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다큐 ‘봄은 온다’
다큐 ‘봄은 온다’
다큐 ‘봄은 온다’ⓒ스틸컷

일본 역사상 최악의 지진으로 불리는 동일본 대지진이 2011년 3월 11일 발생했다. 진도 9.0에 달하는 파괴력을 가진 지진은 1만6천여명의 사망자와 2천600여명의 실종자를 발생시켰다. 또한 삶의 현장을 송두리째 앗아가 버렸다.

수년이 흐른 지금 피해 지역에서 살고 있던 사람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재일 동포 3세인 윤미아 감독은 첫 장편 데뷔작인 다큐 ‘봄은 온다’를 통해서 동일본 대지진 이후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담아냈다.

제작진은 동일본 대지진 이후 6년이 흐른 뒤 크게 피해를 본 미야기현 이시노마키시와 미나미산리쿠 마을, 이와테현 가마이시시, 후쿠시마현 가와우치 마을과 나미에 마을을 주 무대로 2016년 여름부터 2017년 봄까지 100여 명의 사람들을 만났다.

사랑하는 아이들을 잃거나 삶의 터전을 잃어버린 사람들의 모습엔 상실감이 가득하다. 집안 대대로 내려오던 가업을 잃은 사람들의 허탈함도 비친다. 하지만 다큐 ‘봄은 온다’는 그런 상실감만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그 이후의 삶을 위해서 다시 생을 가꾸는 사람들의 모습을 비춘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아이를 셋이나 잃어버린 부부는 사람들을 위해 지역 공동체를 운영하기도 하고, 지진 이후 신사를 잃어버린 사람들은 사라져 버린 축제를 일으켜 세우며 다시 자신들의 삶 속에 생의 열기를 불어 넣는다. 동일본 대지진 발생 5일전 결혼을 한 여성은 이 지진으로 남편을 잃었지만 남편이 남기고 간 아이와 함께 다시 삶을 꿈꾸며 생을 이어간다.

미용실, 음식점 등을 운영하던 사람들도 무너진 폐허로 돌아와 터전을 가꾸기 시작하고, 후쿠시마의 한 피난지역에선 소방대가 다시 부활하기도 한다. 이처럼 다큐는 재해 후 다시 삶을 꽃피우려는 사람들의 향기로 가득하다.

다큐 ‘봄은 온다’
다큐 ‘봄은 온다’ⓒ스틸컷

또한 작품은 상흔의 장소를 기억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이야기한다. 재해가 휩쓸고 간 장소를 남길 것인가, 아니면 남기지 않을 것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것이다.

이 질문에 대해 다큐는 일본의 한 호텔의 사례를 보여준다. 동일본 대지진 이후 ‘이야기 버스’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이 호텔은 버스에 사람들을 태우고 피해 지역을 돌며 동일본 대지진의 상흔을 보여주고 끊임없이 그날의 상처를 복기한다. 그날의 현장을 둘러보는 것은 보는 이에게 끊임없이 고통을 주지만 그 현장 속에서 살고자 했던 생의 뜨거움도 감각하도록 만든다. 이들은 동일본 대지진을 기억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없던 일로 만들지 않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한다.

피해자와 가해자를 운운하는 것을 떠나 동시에 힘을 합쳐 일어나려는 연대감도 감동을 준다. 한 호텔은 지진 이후 몇 개월간 사람들에게 장소를 제공하기도 했고, 전력회사 사람들과 피해주민들은 함께 복구 작업을 고민한다.

슬픔과 아픔에 그 뿌리를 두고 있지만, 오히려 생각을 감각하게 만든다. 그리고 재난 이후 상처와 현장을 기억하는 방식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만든다. 윤미아 감독. 오는 3월 14일 개봉된다.

김세운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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