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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황교안과 나경원의 자유한국당

자유한국당은 역시 구제불능인가. 냉전시대의 사고와 습성을 버리지 못한 공안검사 출신을 당 대표로 선출하더니, 원내대표라는 사람은 태극기 집회서나 나올 법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자유한국당은 자신들이 지금 어떤 길을 가고 있는지 알기나 하는가.  

12일 국회 본회의에서 한 나경원 원내대표의 교섭단체 대표연설은 극우로 가는 자유한국당의 실태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나 원내대표는 “반미, 종북에 심취했던 이들이 이끄는 ‘운동권 외교’가 이제 우리 외교를 반미, 반일로 끌고 가는 것은 아닌지 걱정”이라고 주장했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 대변인’이라는 낯 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 달라”고 말하는 등 문재인 정부를 노골적으로 비난했다. 평가할 가치조차 없는 전형적인 색깔론이다. 딱히 새로운 주장도 아니다. 문제는 이런 저열한 수준의 발언이 제1야당의 원내대표 입에서 버젓이 나왔다는 점이다. 

야당 원내대표가 국회에서 정부를 비판하는 연설을 하는 것이야 당연하다. 하지만 거기에도 상식과 금도는 있는 법이다. 그동안 자유한국당이 북미회담이나 남북정상회담 등 한반도 문제에 있어 제대로 된 해법을 제시하지 못했다는 점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그저 대결과 반목을 부추기는 발언을 되풀이하며 훼방만 놓을 뿐이었다. 이 때문에 그들이 한반도 문제 해결에 기여 하리란 기대를 하는 국민은 없다. 하지만 최소한의 내용은 있어야 한다. 극우 집회장에서 내뱉는 악담을 나 원내대표는 국회 연단에서 그대로 재연했다.  

사회경제정책 역시 마찬가지였다. ‘자유’란 단어만 되뇌일 뿐이었다. 보수주의 정당이 내걸만한 대안이나 해법은 찾아보기 어려웠다. 알맹이 없는 정치 구호만 난무했다. 정책 대안을 내놓고 겨뤄보겠다는 생각은 아예 없는 듯 했다. 지난 수십 년 동안 집권당이었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을 정도였다. 최근의 정치권이나 사회적 공론장에서는 쉽게 찾아보기 힘든 극단적인 시장주의 성향만 노골적으로 드러냈을 뿐이다.  

망언이란 표현이 어울릴 나 원내대표의 국회 연설은 따지고 보면 놀랄 일이 아니다. 자유한국당은 탄핵당한 대통령의 마지막 총리를 지낸 인물을 당 대표로 선출했다. 통합진보당 강제 해산을 자신의 업적으로 내세우고 '최순실 태블릿 피시'마저 부정하는 시대착오적이고 극단적 생각을 갖고 있는 황교안 대표 체제에서 나 원내대표의 발언쯤은 이상한 일이 아닐지도 모른다. 황교안 대표에 이어 나경원 원내대표까지, 이제 자유한국당은 보수주의 정당이 아님을 만천하에 선언한 셈이다. 존립 이유가 사라져 퇴출 대상이 된 극우 독재 정당의 길을 자유한국당은 부끄러운 줄도 모르고 가고 있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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