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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김구 지시로 윤봉길이 폭탄거사를 했다고? 우리가 몰랐던 윤봉길 의사
책 ‘윤봉길 평전’
책 ‘윤봉길 평전’ⓒ동녘

서울 양재동 ‘시민의 숲’엔 매헌윤봉길의사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기념관엔 윤 의사의 생애를 담은 각종 자료와 유품들이 전시돼 있다. 여러 해 전에 기념관을 방문한 뒤 윤 의사의 생애를 보고 놀란 일이 있다. 상하이에서 거사를 벌이고 일제에 의해 세상을 떠날 때 나이가 불과 25세였다는 사실에 놀랐고, 그에겐 한 살 많은 부인과 어린 아이들 둘이 있었다는 사실이다. 기념관을 둘러보며 윤 의사에 대해 잘 안다고 생각했지만, 별로 아는 것이 없다는 사실을 깨달을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출간된 책 ‘윤봉길 평전’ 우리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정작 잘알지 못하는 윤 의사의 생애와 사상을 정리한 책이다.

윤봉길은 잘 알려진 독립운동가이지만 사실 윤봉길에 대한 자료가 많이 남아 있지 않고, 또 연구조차 많이 되지 않았다. 이 책은 윤봉길 사전 사후의 기록과 자료 확보가 충분히 진행되지 못한 이유 가운데 하나를 김구 측근들의 1932년 4월29일 의거 행동대원 프레임 때문이라고 꼽는다. 윤봉길 의사가 구속되어 일제로부터 고문, 폭행 등의 가혹한 심문을 받는 과정에서 나온 이 ‘행동대원 프레임’의 근거가 되는 1932년 5월10일 김구 성명은, 윤봉길 의사의 상하이 거사는 김구의 지시에 따른 것이며 윤봉길은 이를 수행한 인물이라는 것이다. 이 프레임은 상하이 거사의 주모자는 김구이고, 윤봉길은 행동대원에 지나지 않는다는 메시지가 내포되어 있다. 저자는 이런 김구 측근으로부터 나온 ‘프레임’을 명확한 근거를 제시해 바로잡고 싶었기에 이 책을 집필했다고 밝히고 있다.

저자는 여러 사실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한 결과 김구의 ‘행동대원 윤봉길’ 프레임이 허구였다는 것을 밝혀낸다. 4·29 상하이 의거에 대한 『백범일지』의 기록은 백범의 측근 그룹이 김구의 주도적 역할을 강조하고, 안창호 등에 집중되는 중국 측의 후원을 자신들에게 돌리려는 책동책의 일부였다는 것을 실제로 밝혀낸 것이다. 저자는 윤봉길 의사의 4·29 상하이 폭탄 투척 의거는 윤봉길 의사의 주체적인 독립전쟁 선포였다고 확신한다. 윤봉길 의사의 살신성인의 투쟁 의지, 안창호 등 상하이 독립지사들의 노력, 김구 선생의 적극적인 안내가 어우러진 안중근 의거 이후 최대의 성과를 낸 의열투쟁이라고 말한다. 저자는 그렇다고 김구 선생의 불굴의 항일투쟁 정신이 훼손된다고 보지는 않으며 그런 면에서 균형 잡힌 역사 시각을 보여준다. 저자는 “안중근에 이은 최대의 의열투쟁을 한 윤봉길 의사를 계속 김구의 행동 대원 정도로 묶어두는 것은 윤 의사에 대한 예의도 아니고 또한 역사적 진실도 아니기 때문에 이 점을 분명히 밝히는 것”이라고 말한다.

윤봉길 의사
윤봉길 의사ⓒ뉴시스

저자는 또 여러 연구를 통해 잘못된 정보로 밝혀진 윤봉길 의사의 ‘도시락 폭탄’과 관련한 설도 바로 잡는다. 윤봉길이 던진 것이 진짜 ‘도시락 폭탄’이 아니었고, 사실은 물통 폭탄을 던졌다고 바로 잡는다. 물통 폭탄을 먼저 던졌고 후에 도시락에 숨긴 폭탄을 더 던지려 했지만 체포되고 말았다는 것이다.

또 이 책은 그동안 밝혀진 새로운 자료들을 토대로 상하이 임시정부와 각 분야의 독립운동과의 관계를 정리하는 작업도 함께했다. 윤 의사의 4·29 상하이 의거가 갖는 의미와 성과, 영향을 밝혔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은 책이다. 저자인 이태복 월진회 회장은 오래 전부터 백범 김구 선생 측의 자료로 윤봉길 의사의 4·29 상하이 의거를 해석해온 관행의 부당성을 주장해왔다. 오랫동안 윤 의사의 주체적 결정 과정에 관한 자료 수집을 해왔고, 이런 객관적 자료를 근거로 이번에 이 책을 출간했다. 저자는 평소에도 윤 의사의 상하이 생활에 관한 새로운 자료들을 참조해야 하고, 무엇보다 중국 측의 자료가 필요하다고 말해왔다. 그리고 윤 의사의 상하이 의거 시기에 대한 우리 독립운동의 객관적 정세 분석도 함께 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해왔다.

윤 의사는 열아홉에 농촌에서 야학 문을 열고 농민 계몽에 힘쓴 윤봉길, 농촌 공생 사업 추친하며 월진회를 조직했다. 어렸을 적부터 서숙에 다니면서 한문을 익혀 한시에 능했던 윤봉길 등 이 책에는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윤봉길의 모습이 오롯이 담겨 있다. 조선 인민들의 억압과 고통스런 현실을 ‘슬프다 고향아’와 같이 한시로 쓰기도 하고, 칭다오에서 어머니에게 보낸 편지나 네 살 아들 모순에게 보낸 편지에서는 젊은 시절 고향을 떠나 독립전사가 되기로 한 윤봉길의 인간적인 면모를 느낄 수 있다. 어머니에게 보낸 “사람은 왜 사느냐. 이상을 이루기 위해 산다. 이상이란 무엇이냐. 목적의 성공자이다. 보라! 풀은 꽃이 되고, 나무는 열매를 맺는다. 만물의 영장인 사람, 나도 이상의 꽃이 되고, 목적의 열매를 맺기를 다짐했다, 우리 청년시대에는 부모의 사랑보다 더 한층 강의한 사랑이 있는 것을 깨달았다. 나라와 겨레에 바치는 뜨거운 사랑이다. 나의 우로와 나의 강산과 나의 부모를 버리고라도 그 강의한 사랑을 따르기로 결심하여 이 길을 택했다”라고 쓰는 편지는 윤봉길의 나라 사랑이 얼마나 깊었는지를 잘 보여준다.

저자는 말한다. “잔학한 식민통치하에 있었던 조선 천지에서 그 이름을 거론하는 자는 불령선인으로 낙인 찍혔고, 급박한 세계정세 속에서 해외 독립운동 진영은 살아남기에 급급했다. 그래서 그나마 있던 자료들조차 유실됐고, 구술 채록 등도 부인 배용순 여사나 고향 후배의 서숙 시절 얘기만 남아 있을 뿐이다. 이렇게 잘 알려지지 않은 윤 의사의 진면목을 이 책에서 알리고 싶었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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