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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책]진보는 변화의 시대를 앞서나가야 한다 ‘전환기의 진보운동’
책 ‘전환기의 진보운동’
책 ‘전환기의 진보운동’ⓒ민중의소리

지난 몇 년 동안 한반도는 급격한 변화를 경험했다. 5년 전인 2014년 통합진보당 해산 등 종북몰이의 광풍이 휘몰아쳤고, 남북 관계는 얼어붙어 있었다. 우리 사회를 짓누르던 독재의 그늘은 지난 2016년까지 짙게 드리워 있었다. 짙게 드리운 그림자를 뚫기 위해 진보진영은 민중총궐기 등으로 맞섰고, 조금씩 뿌려진 씨앗은 2016년 겨울 거리의 촛불로 타올랐고, 새로운 세상을 열었다. 그렇게 열린 새로운 세상은 2018년 한반도에 새로운 평화의 봄을 열었다. 한반도가 말 그대로 새로운 전환기를 맞았다. 암흑 속에서도 새로운 세상을 열어야 한다고 목소리를 외쳐왔던 진보진영의 목소리는 정작 변화된 시대 속에선 묻히고 있다. 이런 전환기에 진보진영에게 주어진 과제는 무엇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 것일까? 이런 고민들을 담은 민중교육연구소 이의엽 소장의 책 ‘전환기의 진보운동’이 출간됐다.

민주노동당 정책위원회 의장, 새세상연구소 이사, 통합진보당 정책위원회 공동의장, 통합진보당제19대 총선 상임선대본부장 등을 역임하며 진보진영의 정책통으로 활동해온 이 소장은 이 책을 쓰게 된 계기를 이렇게 설명했다. “진보운동가들은 대개 ‘나는 진보적인데 왜 세상은 안 바뀌는가?’를 고민하는 편인데, 2018년에는 정반대 현상이 나타났던 것 같다. 객관 정세가 눈부시게 변하는데 오히려 주체의 의식이 그 변화를 따라가지 못하는 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시대의 전환에 따른 의식의 전환이 시급한 때다. 특히나 시대를 앞서나가야 할 진보운동에게는 전환시대를 선도하기 위한 의식의 전환이 절실히 요구된다.”

이 소장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주관적 환상과 즉자적 비난을 뛰어넘어 한국 민주주의의 구조에 대한 과학적 인식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민주화를 국내 문제로 국한해 사고하는 것은 한국의 정치·경제·군사 전반에 구조화돼 있는 근본적 모순을 간과한 피상적인 생각이라는 것. 그러면서 민주화에 대한 불철저한 인식과 사상적 한계, 분단체제와 한미동맹의 틀 안에 갇힌 반의반쪽의 시각에서 벗어나 한국 사회의 구조적 모순에 대한 근본적 성찰이 필요하다고 말한다.

이 소장은 한반도 정세에 대해 정전체제에서 평화체제로 이행하는 전환이 시작됐고, 2018년은 평화의 새로운 미래로 가는 시작의 첫걸음을 뗀 해라고 평한다. 아울러 이런 전환을 더욱 가속해야 평화가 민중의 삶의 변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소극적 평화에서 적극적 평화로 전환해야 비로소 민중의 삶이 개선될 수 있다. 항구적이며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고 단계적 군비 축소를 통하여 적극적 평화를 실현해야 비로소 ‘평화가 한 분 한 분의 삶에 도움’이 될 수 있다.“

하지만 객관 정세가 성숙되고 주관적 기대가 크다고 해서 그것이 저절로 현실로 되지 않는다. 기대를 현실로 바꾸는 힘은 주체의 활동력, 정전체제를 끝내고 항구적이고 공고한 평화체제를 구축하는 것은 그것을 염원하는 주체의 운동에 의해 비로소 현실이 될 수 있다. 이를 위해 진보진영이 사회적 의식, 특히 북한과 관련한 인식 변화의 주체가 되어야 한다고 이 소장은 강조한다. “문제는 우리 사회의 의식이다. 한반도 평화 실현의 최대 걸림돌은 ‘비핵화’에 대한 편견과 왜곡이 지배적인 국내 여론이다. 결코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의식이 변해야 비로소 새로운 변화의 길이 열린다. 북핵에 대한 일방적인 비난 여론을 반전시키는 것, 객관 정세의 변화조차 따라가지 못하는 의식을 바꿔내는 것, 이것이 평화를 염원하는 진보운동의 최우선 과제다.”

이 소장은 전환기에 있어 전보정당의 과제도 제시했다. 현재 진보정당 운동은 박근혜 정권의 탄압으로 통합진보당이 해산된 이후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런 현실 속에서 이 소장은 우선 조급증을 경계하고 미래를 준비하자고 제안했고, 단기적인 성과주의와 관성과 경험주의, 내용은 없이 형식만 갖추려는 의식을 버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모방 수입 번역의 단계를 넘어 자기 식의 자주적이고 창조적인 진보정당 운동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또한 정치전에 앞서 사상전이 필요하다며 선거 중심이 아니라 새로운 시대를 맞이할 준비가 필요하며, 기동전에서 진지전으로 전환해야 한다며 진보정당의 독자 진지 구축 위한 투자를 강조했다. 아울러 탄탄한 자기 기반이 없으면 언제든지 탄압에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다며 정치탄압에 대한 대비도 당부했고, 진보정당 간부 양성과 미래에 대한 낙관의 필요성도 역설했다.

우리에겐 평화와 민주주의라는 두 과제가 주어져 있다. 이 소장은 이것을 이룰 주체는 민중임을 이 책에서 여러 번 강조하고 있다. “평화와 민주주의는 민중이 스스로 쟁취해야 할 과제이다. 평화와 민주주의가 위정자의 시혜나 온정의 산물로 주어질 리 만무하다. 민중이 자주적인 주체로 나서지 않으면 단지 요원한 희망사항에 그칠 뿐이다. 위정자의 시혜나 온정에 기대를 걸었다가 실망하고 비난할 일이 아니다. 죽 쒀서 개 준 꼴이라고 자조할 것도 없다. 우리 스스로 자주적인 주체로 나서야 할 때다.”

권종술 기자

문화와 종교 분야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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