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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미군주둔비용에 50% 할증까지 붙이겠다는 미국

미국이 해외 주둔 미군의 비용 전부를 주둔국에 넘기고 여기에 50% 수준의 프리미엄을 요구하겠다는 보도가 나왔다. 캐슬린 휠바거 미 국방부 국제안보담당 차관보 대행은 13일 미 하원 군사위원회 청문회에서 이 같은 요지의 증언을 했다고 한다. 휠바거 차관보 대행은 이런 요구가 태평양 지역의 동맹국과는 이미 의견교환이 이뤄졌다고도 했다.

트럼프 대통령 취임 이후 해외 주둔 미군의 비용을 주둔국에 떠넘기겠다는 발상은 이미 현실로 다가왔다. 우리 역시 주한미군 주둔비의 절반이 훨씬 넘는 1조389억원을 제공하는 방위비분담금 특별협정에 서명했다. 지난해보다 8.2%가 늘어난 핵수다. 이 협정은 유효기간이 단 1년으로 이미 한미 양국은 다음 협상을 준비하고 있는 상태다. 휠바거 차관보 대행의 설명이 맞다면 이제 미국은 아예 2조원이 훌쩍 넘는 금액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다.

미국이 해외에 미군을 주둔하는 이유는 미국의 국익 때문이다. 그동안 어떤 명분을 내세워왔건 이는 엄연한 사실이다. 그런데도 미국은 마치 자신들이 우방국을 위해 희생하고 있는 양 주둔비용을 ‘분담’할 것을 요구해왔고, 우리를 포함해 일본, 독일 등 대규모 미군이 주둔하는 나라들은 이에 응해왔다.

트럼프 정부의 주둔비 증액 요구는 잘못된 관행을 바로잡는 대신 상황을 더 악화시킬 뿐이다. 당장 미국 내에서부터 비판이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설을 통해 ‘동맹국에 돈을 더 내도록 하는 잘못된 방안’이라며 ‘미군이 용병 부대인가’라고 비판했다. 애덤 스미스 미 하원 군사위원장도 “그것은 기념비적으로 어리석은 접근 방식”이라고 비판했다고 한다. 여당인 공화당의 군사위원회 간사도 “미국이 그런 식으로 멋대로 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미국이 이렇게 우방에 대해 ‘갑질’은 한다면 그 대응은 다른 것이 될 수 없다. 주한미군의 철수 혹은 감축을 공론화하는 것이 그것이다. 이 땅에 외국군이 주둔하고, 또 전시작전권까지 이양한 것은 결코 정상적이라고 말할 수 없다. 언제건 주한미군은 나가야 하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주한미군을 한미동맹의 핵심으로 간주하면서 이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는 걸 금기시한다. 하지만 이런 자세로는 미국의 지나친 요구에 대응할 수 없다. 정부는 또 다시 미국에 끌려다닐 것이 아니라 주권국가의 당당한 자세로 다음 협상을 준비해야 한다.

민중의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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